보안 투자·내부통제 부실 도마

[더팩트ㅣ국회=이선영 기자] 최근 금융권을 강타한 인공지능(AI) 해킹 사태로 5대 시중은행장이 4년 만에 국회 국정감사 증인석에 나란히 섰다. 신한·KB국민·하나은행에서 고객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우리·NH농협은행도 해킹 공격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은행권 보안체계 전반이 도마에 올랐다. 국회는 각 은행장을 상대로 사고 대응 과정과 보안 투자 실태, 내부통제 책임 등을 집중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환주 KB국민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호성 하나은행장, 정진완 우리은행장, 강태영 NH농협은행장은 이날 오후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 일반 증인으로 출석했다.
5대 은행장이 한꺼번에 국감 증인석에 앉은 것은 지난 2022년 10월 이후 4년 만이다. 당시 횡령 등 금융사고와 내부통제 문제가 주요 쟁점이었다면, 올해는 AI를 활용한 것으로 의심되는 해킹 공격과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핵심 현안으로 떠올랐다.
이번 국감의 최대 쟁점은 최근 발생한 금융권 연쇄 해킹 사고다.
앞서 신한은행에서는 약 2만5000명의 고객정보가 유출됐다. 외부 공격자가 대출 관련 서비스에 비정상적으로 접근해 고객정보를 빼낸 것으로 파악됐다. 정상혁 행장은 사고 이후 사과문을 통해 고객 피해가 발생할 경우 전액 보상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KB국민은행에서도 직원용 모바일 업무지원시스템에 대한 외부 침해로 고객 119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하나은행 역시 영업지원시스템에서 89명의 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도 해킹 시도를 받았지만 당시 자체 보안체계 등을 통해 공격을 차단해 고객정보 유출은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번 국감에서는 실제 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한 은행뿐 아니라 공격을 차단한 은행의 보안 대응체계까지 폭넓게 점검할 것으로 예상된다. 외부에 노출된 업무 시스템의 관리 실태와 침해 사실을 인지한 시점, 사고 이후 고객 보호 조치 등이 주요 쟁점이다.
은행권의 정보보호 투자와 취약점 개선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 20개 은행이 실시한 모의해킹에서 총 4770건의 보안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이 가운데 109건은 올해 8월까지 보완되지 않았다.
박 의원은 주요 은행의 지난해 정보보호 투자금액이 2022년보다 5.9% 줄었다고 지적하며, 은행권의 보안 투자 확대와 취약점 개선을 요구한 바 있다.
특히 은행들이 매년 대규모 이익을 거두는 상황에서 고객정보 보호를 위한 투자와 관리가 충분했는지를 두고 질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단순히 외부 공격을 받았다는 사실을 넘어 경영진의 보안 관리·감독 책임이 주요 쟁점으로 부상한 것이다.
금융당국도 금융권 보안체계 개선을 예고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오전 국감 업무보고에서 "국민들의 심려가 큰 만큼 철저한 원인 규명 등을 통해 보안상 허점을 신속하게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AI 기반 공격에 맞서 금융회사의 AI 기반 방어 역량을 강화하고, 보안 취약점 분석·평가 강화와 IT 자산 식별·관리 의무화, 모의해킹 훈련 확대 등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금융회사의 보안 예산과 전문인력 투자를 늘리기 위한 개선 방안도 금융위원회와 협의해 검토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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