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박지웅 기자] 국내 증시가 미국발 기술주 급락 여파에 19일 장 초반 일제히 하락하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과 인공지능(AI) 산업의 수익성 우려가 맞물리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모습이다. 특히 미국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매도세가 확산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대형주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코스피는 개인 투자자들의 매도세에 밀려 5600선 아래로 내려앉았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4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67%(94.53포인트) 하락한 5573.52에 거래되고 있다. 투자자별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589억원, 1261억원을 순매수하고 있다. 반면 개인은 홀로 1853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 대부분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국내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1.62%)와 SK하이닉스(-2.52%)가 나란히 하락하는 가운데 삼성전자우(-1.08%), SK스퀘어(-3.19%), LG에너지솔루션(-1.36%), 삼성전기(-3.62%) 등도 내림세다.
이 밖에 현대차(-1.44%), KB금융(-0.75%), 삼성생명(-1.89%) 등 주요 대형주가 일제히 하락하고 있다. 반면 삼성바이오로직스(1.54%)는 시가총액 상위 종목 가운데 홀로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코스닥 시장 역시 장 초반 하락세가 뚜렷하다. 같은 시각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43%(11.35포인트) 내린 783.43을 기록하고 있다. 수급별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425억원, 106억원을 순매수하고 있지만 개인이 554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에 하방 압력을 가하고 있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종목도 일제히 파란불을 켰다. 알테오젠(-0.64%), 에코프로(-0.86%), 에코프로비엠(-1.50%), 주성엔지니어링(-2.38%), 레인보우로보틱스(-2.27%) 등이 하락하고 있다. HLB(-0.12%), 이오테크닉스(-3.01%), 원익IPS(-0.46%), 리노공업(-2.40%), 삼천당제약(-0.98%) 등도 약세를 보이며 코스닥 전반으로 매도세가 확산하는 모습이다.
국내 증시의 하락 배경에는 지난 주말 미국 뉴욕증시의 기술주 급락이 자리하고 있다. 지난 16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34% 하락한 5만2002.41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09% 내린 7659.44를,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2.15% 급락한 2만6140.03을 기록했다.
특히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3.83% 하락하면서 국내 반도체주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마이크론테크놀로지(-5.63%), AMD(-5.95%),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6.58%) 등 주요 반도체 관련주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중국 반도체 업체들과의 경쟁 심화 우려에 AI 산업의 투자수익률에 대한 의구심까지 더해지면서 관련 종목에 대한 매도세가 확대된 것으로 풀이된다.
국제유가 상승도 투자심리를 짓누르는 요인이다. 지난 16일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3.51% 오른 배럴당 101.41달러에 마감했다. 브렌트유 선물 역시 3.72% 상승한 배럴당 109.86달러를 기록했다. 고유가 장기화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과 기업 비용 부담 확대 가능성이 증시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증권가에서는 미국 AI·반도체 업종의 조정이 국내 증시의 단기 변동성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최근 국내 증시의 낙폭이 상대적으로 컸던 만큼 추가 하락 이후 기술적 반등 가능성도 열어둘 필요가 있다는 평가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한국 증시는 미국 반도체 업종의 연속적인 하락과 AI 데이터센터 기업들의 신용위험 재부각이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한다"며 "글로벌 헤지펀드의 AI 관련 주식 비중 축소는 국내 대형 반도체 기업에 대한 매도가 연속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높인다"고 분석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 국내 증시는 미국 AI주 급락 여파에 따른 AI 산업 불안 재확대로 변동성이 높은 한 주를 보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미국 빅테크와 국내 주요 기업들의 실적 발표를 거치면서 하방 지지력을 확보해 나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이미 주가 낙폭 관점에서는 여타 증시 대비 국내 증시가 과도하게 조정을 받았다는 점도 고려할 시점"이라며 "주중 약세 압력을 받더라도 현 지수대에서는 주가 되돌림이 나올 수 있다는 점을 대응 전략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이날 오전 9시 기준 1335.1원에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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