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GA 핵심 거점 한화 필리조선소…수익성 의문 제기돼

  • 송다영 기자
  • 입력: 2026.10.14 11:08 / 수정: 2026.10.14 11:08
6개 분기 연속 적자…흑자 전환 목표 2027년으로 연기
50억달러 투자·연 20척 확대 추진…외부 수주·숙련인력 확보 관건
한화그룹이 한미 조선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의 핵심 거점으로 육성 중인 미국 필라델피아 필리조선소가 수익성 개선에 고전을 겪고 있다. 사진은 미국 필리조선소 전경. /한화
한화그룹이 한미 조선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의 핵심 거점으로 육성 중인 미국 필라델피아 필리조선소가 수익성 개선에 고전을 겪고 있다. 사진은 미국 필리조선소 전경. /한화

[더팩트ㅣ송다영 기자] 한화그룹이 한미 조선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의 핵심 거점으로 육성 중인 미국 필라델피아 필리조선소가 수익성 입증이라는 과제에 직면했다.

대규모 투자와 생산능력 확대 계획에도 미국의 높은 인건비와 취약한 공급망, 부족한 생산시설, 외부 고객 확보 난항이 겹치면서 흑자 전환 시점도 내년으로 미뤄졌다.

14일 업계 등에 따르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현지시간) 필리조선소가 높은 건조비용과 숙련인력 확보의 어려움, 제한적인 생산시설 등으로 사업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조선업 부활의 상징으로 내세운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가 실제 생산능력 확대와 수익 창출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다.

한화그룹은 2024년 12월 필리조선소 지분을 인수하며 미국 내 조선 생산기반을 확보했다. 한화시스템이 지분 60%, 한화오션이 40%를 보유하는 구조다. 이후 한화는 약 50억달러를 투자해 조선소를 현대화하고, 현재 연간 1~2척 수준인 생산능력을 장기적으로 연간 최대 20척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미국의 상선·군함 시장에 진출할 현지 거점을 마련하고 한화의 조선 기술과 생산 시스템을 이전한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대규모 투자 계획과 달리 현재 생산능력과 수익성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필리조선소는 한화가 인수하기 전인 2018~2024년 7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고, 인수 이후에도 올해 2분기까지 6개 분기 연속 영업손실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올해 2분기 영업손실은 약 192억원으로 집계됐다. 당초 올해를 목표로 했던 흑자 전환 시점도 2027년으로 늦춰졌다.

미국의 높은 건조비용은 수익성 회복을 가로막는 주요 요인이다. 필리조선소는 미 연안 운항 선박을 건조하는데, 선박은 미 연방법 '존스법'에 따라 미국에서 건조되고 미국 선원이 승선하고 미국 국적 등록과 미국 내 보험 가입 요건이 충족돼야 한다. 필리조선소가 미국 해운사 매트슨으로부터 수주한 컨테이너선 3척의 계약 가격은 척당 3억3000만달러 수준인데, 이는 한국이나 중국에서 건조하는 유사 규모 선박보다 약 두 배 높다. 높은 인건비와 취약한 조선 기자재 공급망이 생산비용을 끌어올리는 가운데 기존 계약의 건조 일정까지 지연되면서 비용 부담이 누적되고 있다.

추가 투자와 생산시설 확충도 과제다. 필리조선소는 최근 2년간 인력을 약 2500명까지 늘렸지만, 보유한 드라이독 2개 가운데 신규 선박 건조에 사용하는 시설은 1개에 그친다. 현재 연간 건조능력은 약 1~1.5척 수준으로, 목표한 생산능력을 확보하려면 도크와 안벽을 추가하고 선박 블록 생산시설도 확충해야 한다. 숙련된 용접·배관·도장 인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도 생산성 개선을 위해 풀어야 할 과제다.

외부 고객을 통한 안정적인 수주 기반을 마련하는 일도 향후 핵심이다. 현재 그룹 계열사 발주 물량을 제외한 상선 수주잔량은 매트슨이 발주한 컨테이너선 3척에 그쳤다. 한화 계열 미국 해운사인 한화쉬핑이 발주한 석유·화학제품 운반선 10척과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2척 등 그룹 내부 물량이 생산 기반을 뒷받침하고 있다. 그럼에도 필리조선소가 장기적으로는 외부 선주로부터 신규 수주를 확보해 가동률을 높여야 수익성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화의 미국 조선업 투자는 국내 생산기반을 미국으로 확장하고 마스가를 뒷받침할 거점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전략적 의미가 크다. 다만 대규모 투자와 생산능력 확대 계획이 실제 수익으로 이어지려면 외부 수주 확대와 숙련인력 확보, 건조 일정 정상화가 뒷받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WJS는 필리조선소를 두고 선박 건조를 위해 공간을 추가로 확보해야 하며, 소유주 한화 외에 한국의 다른 조선업체 중 미국 조선업 투자에 관심을 보인 곳은 없다며 우려를 제기했다.

한편 정부는 미 현지에서 선박을 제작하는 방식의 마스가 관련 함정 건조 구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13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용철 방위사업청장은 '핀란드 모델'을 참고해 초도함인 1번함과 2번함은 국내에서 건조하고 3번함부터 미국 현지 건조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manyze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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