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휴 상품 흥행 및 카드사별 협상력 변수

[더팩트ㅣ김정산 기자] 신한카드가 컬리·토스 등과 손잡고 상업자표시신용카드(PLCC) 제휴를 확대하고 있다. PLCC 시장의 강자로 꼽혀온 현대카드는 제휴처와 잇따라 협업을 종료하면서 경쟁구도에 새판이 짜여지는 모양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이달 '컬리 신한카드'를 출시했다. 올해 더한섬, 메르세데스-벤츠, 스타벅스, 카카오뱅크 등에 이어 컬리와도 제휴를 맺으며 협업 영역을 넓혔다. 토스와도 '토스원 신한카드'를 선보이는 등 유통·패션부터 핀테크 플랫폼까지 제휴처를 다변화하고 있다.
컬리는 성장세를 이어가며 제휴사로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2조3671억원, 거래액은 3조5340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7.8%, 13.5%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31억원으로, 창사 이후 처음 연간 흑자를 기록했다.
컬리 관련 PLCC는 2023년 4월 비씨카드를 통해 처음 출시됐다. 출시 발표 두 달 만에 발급 3만좌를 넘어섰고, 올해 6월에는 누적 발급 10만좌를 돌파했다. 기존 상품의 발급 성과가 확인된 브랜드와 협업을 이어간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신한카드는 핀테크 플랫폼과의 협업도 확대하고 있다. 토스는 2020년 하나카드와 첫 PLCC를 선보였으며, 올해 신한카드와도 '토스원 신한카드'를 출시했다. 앞서 카카오뱅크와도 제휴 상품을 선보인 신한카드는 플랫폼 기반 고객과의 접점을 넓히는 모습이다.
신한카드의 제휴 확대는 기존 PLCC 강자인 현대카드와의 경쟁 측면에서도 주목된다. 특히 배달의민족은 현대카드와의 제휴를 끝내고 신한카드와 손잡은 사례다. 현대카드는 2020년 11월 배민현대카드를 출시했다. 배달 앱 최초의 PLCC로, 출시 8개월 만에 누적 발급 10만장을 돌파했다. 이후 제휴 카드사가 바뀌면서 신한카드가 배달의민족 고객을 겨냥한 상품을 선보이게 됐다.
스타벅스의 경우 현대카드와 약 6년간 이어온 단독 제휴에 마침표를 찍고 삼성카드·우리카드·신한카드 등으로 제휴를 확대했다. 다른 카드사에도 스타벅스 고객을 겨냥한 상품을 선보일 기회가 열린 셈이다.
◆ 배민·스타벅스·무신사 이탈…현대카드, 파트너 수성 과제
현대카드는 여전히 네이버와 올리브영 등 주요 브랜드와의 제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8월에는 네이버와 세 번째 상품인 '네이버 현대카드 에디션3'를 출시했다.
다만 기존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새로운 제휴처를 확보하는 일은 현대카드가 풀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PLCC는 제휴사의 브랜드와 고객 기반을 활용해 카드 이용을 유도하는 상품인 만큼, 카드사는 제휴사의 고객 특성에 맞는 혜택과 마케팅 역량을 제시해야 한다. 제휴사 역시 자사 상품 판매와 서비스 이용 확대에 도움이 되는 카드사를 선택할 수 있어, 카드사로서는 상품 경쟁력과 실질적인 이용 성과를 함께 입증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한항공과의 재계약도 관심사다. 양사의 PLCC 계약은 오는 12월 만료될 예정이다. 지난 6월 삼성카드와 한진그룹이 전략적 파트너십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 카드업계의 관심도 커졌다. 업무협약만으로 대한항공과 현대카드의 PLCC 계약 향방을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삼성카드와 한진그룹간 협력 기반이 구축되면서 현대카드와 동행도 불투명하단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시장점유율 관리가 제휴 협상의 분수령이라고 설명한다. 특히 신용판매 실적은 카드사의 고객 기반과 결제 규모를 가늠하는 주요 지표인만큼 협력 관계를 유지하는 과정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8월말 기준 전업 카드사 8곳(신한·삼성·KB국민·현대·하나·우리·롯데·비씨카드) 중 개인 신용카드 국내 일시불 이용금액이 가장 큰 곳은 현대카드(75조1000억원)다. 이어 신한카드가 72조3000억원, 삼성카드가 67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국세와 지방세, 할부잔액 등을 포함하면 순위가 바뀐다. 신한카드가 100조8000억원으로 점유율 20.31%를 기록했고, 삼성카드 99조7000억원, 현대카드 92조5000억원 순을 기록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현대카드가 오랜 기간 'PLCC 명가'로 자리매김한 것은 제휴사의 양과 질을 모두 잡았기 때문"이라면서도 "상품성을 검증하고 제휴를 중단한 것은 긍정적으로만 보긴 어려운 대목으로 기존의 제휴사를 지키기 위한 자구책과 경쟁력이 더욱 요구될 수 있다"고 말했다.
kimsam11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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