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기학 영원무역 회장, '계열사 누락' 1심 벌금형 선고유예
  • 유연석 기자
  • 입력: 2026.10.08 19:30 / 수정: 2026.10.08 20:24
공정위 "자산 3조 역대 최대 누락" 고발
법원 "자진신고·고의성 없어" 참작…벌금 5000만원 선고 미뤄
공정거래위원회에 계열사 신고를 누락해 대기업집단 지정을 회피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성기학 영원무역그룹 회장이 1심에서 벌금형 선고를 유예받았다. /더팩트 DB
공정거래위원회에 계열사 신고를 누락해 대기업집단 지정을 회피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성기학 영원무역그룹 회장이 1심에서 벌금형 선고를 유예받았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유연석 기자] 성기학 영원무역그룹 회장이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 지정자료에서 계열사 80여 곳을 누락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1심에서 벌금형 선고유예를 받았다.

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단독 이호선 판사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성 회장에게 벌금 5000만원의 선고를 유예했다. 선고유예는 가벼운 범죄에 대해 형의 선고를 미루고 2년 동안 별다른 사고가 없으면 면소된 것으로 간주하는 제도다.

앞서 성 회장은 지난 2021년부터 2023년까지 공시대상기업집단(대기업집단) 지정을 위한 자료를 공정위에 제출하면서 본인과 친족 등이 보유한 계열사 82곳을 빠뜨려 대기업집단 지정을 피한 혐의를 받았다.

공정위에 따르면 성 회장은 본인이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를 비롯해 두 딸과 남동생, 조카 등이 소유한 회사 등 총 82개사를 소속회사 현황에서 누락했다. 이들 회사의 자산 합계액은 약 3조2400억원으로, 공정위가 적발한 동일인 지정자료 허위 제출 사건 중 역대 최대 규모였다.

공정위는 영원그룹이 3년간 대기업집단 지정을 회피해 부당 내부거래 금지와 공시의무 등 규제를 피했다고 보고 지난 2월 성 회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지난 3월 성 회장을 약식기소했으나 정식 재판에 넘겨졌다.

하지만 재판부는 성 회장이 고의로 지정을 회피하려 한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성 회장이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으며, 2023년께 자료 제출 누락 사실을 인지한 이후 자진신고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누락된 회사 82곳 중 79곳은 성 회장 측과 독립적으로 경영되고 있다는 이유로 계열제외 판정이 이뤄졌다"며 "신고가 누락된 회사 대부분을 성 회장이 지배하고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나머지 회사들도 기업집단 지정 여부를 판단하는 데 아무런 영향이 없고 기업집단 지정 회피 의도가 있었다거나 확정적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성 회장이 한국 경제 발전에 상당한 이바지를 해온 점 등을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ccbb@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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