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팜 '후속 신약' 확보 속도…제품 다변화 이끄는 최윤정
  • 조성은 기자
  • 입력: 2026.10.06 15:25 / 수정: 2026.10.06 15:25
오파칼림 이어 파킨슨병 후보 도입…두 달 새 최대 1.5조 계약
CNS 강화에 RPT·TPD 등 차세대 사업 병행
SK바이오팜이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미국 제품명 엑스코프리)의 현금창출력을 바탕으로 차세대 신약 후보물질 확보에 잇따라 투자하고 나섰다. /더팩트 DB, SK
SK바이오팜이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미국 제품명 엑스코프리)'의 현금창출력을 바탕으로 차세대 신약 후보물질 확보에 잇따라 투자하고 나섰다. /더팩트 DB, SK

[더팩트ㅣ조성은 기자] SK바이오팜이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미국 제품명 엑스코프리)'의 미국 판매로 확보한 현금창출력을 바탕으로 차세대 신약 후보물질 확보에 재원을 잇따라 투입하며 제품군 다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단일 제품 의존도를 낮추는 동시에 중추신경계(CNS) 후속 신약을 확보하고 방사성의약품(RPT) 등 차세대 사업으로 영역을 넓히는 모습이다. 이러한 전략 중심에는 그룹 오너 3세인 최윤정 전략본부장의 리더십이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팜은 최근 두 달 사이 미국 바이오헤이븐과 국내 퍼스트바이오테라퓨틱스로부터 신약 후보물질을 잇따라 도입했다.

SK바이오팜은 지난 8월 바이오헤이븐으로부터 뇌전증 치료제 후보물질 '오파칼림(BHV-7000)'의 글로벌 권리를 최대 7억9500만달러(약 1조1000억원)에 확보했다. 선급금은 4억달러로, 거래 종결 시 3억5000만달러를 지급하고 1년 뒤 5000만달러를 지급하는 조건이다.

다만 오파칼림은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부분 임상 보류라는 변수에 부딪혔다. 오파칼림은 2상과 3상의 목적을 결합한 2·3상 임상시험 RISE2와 RISE3를 FDA 허가를 위한 핵심 임상(pivotal study)으로 진행하고 있다. 동물 독성시험에서 확인된 소견에 대한 추가 자료 제출이 요구되면서 임상 2·3상(RISE2·RISE3) 가운데 RISE2의 신규 환자 등록이 일시 중단됐다. SK바이오팜은 바이오헤이븐이 추가 비임상 자료를 제출해 이르면 10~11월 보류 조치가 해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환자 모집을 완료한 RISE3는 영향을 받지 않아 하반기 톱라인 발표 일정이 유지된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RISE3 임상은 예정대로 연말에 톱라인 결과가 발표될 것"이라고 했다. 거래 역시 아직 종결 전으로 선급금은 지급되지 않은 상태다.

SK바이오팜은 지난달 퍼스트바이오로부터 파킨슨병 치료제 후보물질 '1ST-104'의 글로벌 독점 개발·상업화 권리도 최대 4308억원에 도입했다. 계약금 25억원과 개발·상업화 단계별 마일스톤, 순매출액에 따른 마일스톤으로 구성됐으며 별도로 30억원 규모의 지분 투자로 단행했다. 해당 물질은 c-Abl과 LRRK2를 동시에 저해하는 기전으로, 질병 진행 자체에 개입하는 질병조절치료제(DMT)로 개발될 예정이다. 아직 전임상 후보 물질 선정 단계며 ,최대 계약 규모의 대부분이 개발·상업화 및 매출 달성에 따라 지급되는 조건부 마일스톤이다. 초기 현금 부담을 제한하면서 장기적인 CNS 파이프라인을 확보한 셈이다.

이 같은 과감한 투자의 배경에는 세노바메이트의 실적 성장이 꼽힌다. 올해 상반기 SK바이오팜의 연결 기준 매출은 4753억원, 영업이익은 1868억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세노바메이트 관련 매출이 4680억원으로 전체의 98.5%를 차지했다. 미국 시장에서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상반기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961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239억원) 대비 약 4배로 증가했으며, 6월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도 지난해 말보다 700억원 이상 늘어난 약 3800억원 수준을 확보했다.

SK바이오팜은 연구개발(R&D) 효율을 높이기 위해 포트폴리오의 우선순위도 과감히 조정하고 있다. 전임상 단계였던 KRAS G12D 저해제의 후속 개발을 잠정 중단하고, 대신 RPT와 표적단백질분해(TPD) 분야에 역량을 집중하는 전략이다. 실제로 지난 2024년 풀라이프테크놀로지스로부터 도입한 RPT 치료제 후보물질 'SKL35501'과 진단제 'SKL35502'는 올해 초 미국 FDA 임상 1상 시험계획(IND) 승인을 받아 임상을 진행 중이다.

이 같은 포트폴리오 재편을 담당하는 전략조직의 중심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장녀인 최 본부장이 있다. 최 본부장은 기존 사업개발본부에 이어 올해부터 전략본부를 맡아 중장기 전략과 사업 포트폴리오 관리, 글로벌 성장전략, 신사업 검토 등을 총괄하고 있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최 본부장이 사업개발본부장 시절 신약 파이프라인 포트폴리오와 라이선스 인·아웃을 담당하며 RPT 도입을 주도했다"고 설명했다.

1989년생인 최 본부장은 시카고대 생물학 전공, 스탠퍼드대 생명정보학 석사를 거쳐 베인앤컴퍼니 및 SK바이오팜 전략투자팀장, 사업개발본부장 등을 거쳤다. 올해 신설된 전략본부 총괄과 지주사 (주)SK의 PM6 담당을 겸직하며 전사 중장기 전략과 신사업 투자를 이끌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새로 도입한 후보물질들의 개발 성과가 향후 전략의 성패를 가늠할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p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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