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이어 'AI 3강' 노리는 정부…프론티어 모델 개발에 4.7조원 투입
  • 우지수 기자
  • 입력: 2026.10.06 11:16 / 수정: 2026.10.06 11:16
베라루빈 GPU 1만장·학습 데이터 8000억원
출자 방식으로 수행 기관 선정, 독파모 내년 결정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지난해 12월 3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1차 발표회에 참석해 축사하고 있다. /뉴시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지난해 12월 3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1차 발표회'에 참석해 축사하고 있다. /뉴시스

[더팩트|우지수 기자] 정부가 내년 세계 최고 수준의 프론티어 인공지능(AI) 모델 개발에 4조7000억원을 투입한다. 미국·중국에 이어 'AI 3강'으로 올라서려면 최상위 성능 모델을 직접 확보해야 한다는 판단으로 읽힌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국산 AI 정책 목표를 글로벌 최상위 모델 수준으로 높여 잡으면서 업계 관심이 연말 국회 예산 심의와 내년 초 사업 공모 일정에 쏠리고 있다. 독파모 3차 평가와 프론티어 AI 사업자 선정 시기가 겹치면서 내년 1분기가 국산 AI 정책의 분기점이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달 1일 공개한 내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4조7000억원 가운데 3조9000억원이 엔비디아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 '베라루빈' 1만장 구매에 배정됐다. 학습용 데이터 구매에 8000억원, 해외 우수 연구자 20명 유치에 250억원이 각각 예산이 잡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달 1일 공개한 내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프론티어 AI 모델 개발 지원 예산 4조7000억원 가운데 3조9000억원이 엔비디아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 '베라루빈' 1만장 구매에 배정됐다. 전체의 83%를 연산 장비 확보에 쓰는 셈이다. GPU는 AI 모델을 학습시키고 구동하는 핵심 장비로 보유량에 따라 학습할 수 있는 모델 규모와 속도가 달라진다. 학습용 데이터 구매에 8000억원, 해외 우수 연구자 20명 유치에 250억원이 각각 편성됐다.

사업비는 출자 형태로 집행된다. 과기정통부는 공모와 심사를 거쳐 출자 대상을 고르되 참여 기업 형태는 미리 정하지 않았다. 자본력보다 성공 가능성을 먼저 보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스타트업·대학이 함께 참여하는 구조를 지향한다는 방침이다. 국회에서 예산이 확정되는 대로 공모에 들어가 이르면 내년 2~3월 수행 주체를 선정한다.

과기정통부는 내년 예산안지난 6월 코리아 AI 에코시스템 리셉션에 참석해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오른쪽)이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함께 술을 마시고 있다. /김성렬 기자
과기정통부는 내년 예산안지난 6월 '코리아 AI 에코시스템 리셉션'에 참석해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오른쪽)이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함께 술을 마시고 있다. /김성렬 기자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은 지난 5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국가안보와 핵심 인프라를 지키는 AI 역량을 전적으로 외부에 의존할 수는 없다"며 프론티어 AI 도전 배경을 밝혔다. 해외 AI 기술의 빠른 발전 속도도 영향을 줬다.

류제명 과기정통부 제2차관은 지난 2일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4월 미토스 출현 이후의 AI 경제는 차원이 달라졌다"며 기존과 다른 규모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미토스는 미국 앤트로픽의 AI 모델이다.

정부가 'AI 3강'을 내세우는 배경에는 독파모 성적이 있다. 과기정통부는 지난 8월 2차 단계평가 이후 정예팀 4곳의 모델이 모두 미국 비영리 연구기관 에포크 AI의 '주목할 만한 AI 모델' 목록에 올랐고 글로벌 최상위 모델과의 성능 격차도 1차 때보다 줄었다고 평가했다. 주요 성과로는 △SK텔레콤 'A.X K2'의 국제수학올림피아드 금메달 기준 점수 △업스테이지 '솔라 오픈2'의 GPU 2장 구동 설계 △LG AI연구원 'K-엑사원 2.0'의 환각(잘못된 정보 생성) 억제 지표 세계 9위 등이 꼽혔다.

독파모는 기존 일정대로 진행된다. 2차 종합 점수에서 SK텔레콤 70.6점, 업스테이지 69.9점, LG AI연구원 69.0점을 받은 3개 팀은 내년 1월 말까지 개발을 이어간 뒤 2월 중순 3차 평가를 받는다. 배점 등 세부 기준은 정예팀들과 협의해 확정한다. 최종 2개 팀에는 당초 계획한 4차 지원과 GPU 지원이 이어진다.

최종 선정 이후 독파모는 제조·금융·공공·보안 등 산업 현장 확산에 무게를 둔다. 배 부총리는 지난달 30일 페이스북에 "독파모의 다음 목표는 현장에서 선택받는 AI를 만드는 것"이라고 적었다. 정부는 GPU를 추가로 확보해 독파모 모델을 쓰려는 기업과 연구 현장을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최종 2개 팀이 프론티어 AI 공모에 나설 때 받을 인센티브 수준은 다른 참가자와의 형평을 고려해 업계와 논의해 정한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국회 예산 심의 이후 드러날 프론티어 AI 공모 기준과 독파모 최종 팀의 참여 방식에 관심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index@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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