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집 키우는 증권사, 신종자본증권 발행 속도…자기자본 경쟁 '후끈'
  • 장혜승 기자
  • 입력: 2026.10.04 00:00 / 수정: 2026.10.04 00:00
체급 키워 발행어음·IMA 사업영역 확대 정조준
회계상 자본 인정…회사채보다 높은 금리에 수익 확보는 과제
증권사들이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통해 사업영역 확대에 필요한 자본 확대에 나서고 있다. /더팩트 DB
증권사들이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통해 사업영역 확대에 필요한 자본 확대에 나서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장혜승 기자] 증권사들이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속도를 내면서 자기자본 확대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자본 확충을 통해 리테일과 기업금융(IB) 사업을 강화하고 종합투자계좌(IMA), 발행어음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려는 의도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메리츠·NH·하나·키움·신한·iM·DB·대신·하나·한화투자증권 10개 증권사의 전체 신종자본증권 발행·추진 규모는 3조5000억원대에 달한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전체 신종자본증권 순발행액은 지난해 1조5000억원에서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1조6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자본확충은 손실흡수력을 높이는 동시에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의 사업 확대 여력도 키운다.

가장 최근 발행 계획을 밝힌 곳은 한화투자증권이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달 30일 이사회를 열고 500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와 최대 4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결의했다. 이번 자본 확충을 통해 재무건전성을 높이고 종투사 진입을 위한 자본 기반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확보한 자본을 바탕으로 핵심 사업의 자산 운용과 투자 여력을 확대해 수익성을 높이고 본업 경쟁력도 강화할 방침이다.

최초로 달러화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증권사도 있다. 하나증권은 지난달 30일 원화 발행과 별도로 3억달러 규모의 미 달러화 표시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만기는 30년으로, 발행 후 5년이 지나면 발행사가 조기상환권인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30NC5' 구조다. 이번 발행은 기존 달러채 중심의 외화 조달을 넘어 자본으로 인정되는 재원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하나증권은 자본적정성을 강화하고, 확보한 여력을 글로벌 투자은행(IB) 사업과 기업금융, 모험자본 공급 등 성장사업과 생산적 금융에 활용할 계획이다.

키움증권은 창사 이래 최초로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지난달 18일 4000억원 규모의 사모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는데 만기 구조는 30년으로 5년 뒤 조기상환할 수 있는 권리인 콜옵션이 붙었다. 5년간 지급해야 할 표면금리는 5.65%로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을 경우 스텝업 조항에 따라 매년 2%를 가산해서 이자를 지급해야 한다.

중소형 증권사도 행렬에 합류했다. iM증권은 지난 7월 15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데 이어 지난 8월 5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추가 발행했다. 이를 통해 자기자본 규모는 1조3000억원대로 증가하는 등 중형 증권사로서의 시장 지위를 회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순자본비율(NCR)은 531%로 전년 말 대비 126%p 증가하는 등 자본 적정성 지표도 크게 개선될 것이란 평가다.

증권사들이 잇따라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나서는 데에는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특성이 자리한다. 만기가 길고 발행사가 만기를 연장하거나 이자 지급을 미룰 수 있는 구조로, 신주 발행에 따른 기존 주주의 지분 희석 없이 자본을 확충할 수 있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메리츠·NH·하나·키움·신한·iM·DB·대신·하나·한화투자증권 10개 증권사의 전체 신종자본증권 발행·추진 규모는 3조5000억원대에 달한다. /김성렬 기자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메리츠·NH·하나·키움·신한·iM·DB·대신·하나·한화투자증권 10개 증권사의 전체 신종자본증권 발행·추진 규모는 3조5000억원대에 달한다. /김성렬 기자

자본이 커질수록 단계적으로 사업 영역이 넓어지는 이점도 있다. 자기자본 3조원 이상 종투사는 기업신용공여 업무를 확대할 수 있고, 4조원 이상이면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아 발행어음 사업을 할 수 있다. 8조원을 넘으면 IMA 업무까지 영위할 수 있다.

다만 험해지는 금융환경에 일반 회사채보다 높은 조달금리는 위험 요소로 거론된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장중 한때 5.304%까지 상승했다. 2007년 기록한 장중 고점 5.303%를 넘어선 것으로, 2002년 5월 이후 약 2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신종자본증권은 높은 금리를 부담하는 만큼 늘어난 자본을 수익으로 연결해야 하는 부담도 크다.

증권가에서는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통해 중장기 성장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신규투자와 위험인수 확대로 이어져 업권 전반의 위험선호를 높일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본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증권업 변화에 발맞춰 신종자본증권 발행과 같은 자본확충 움직임은 지난해 대비 올해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며 "자기자본 규모가 영업 범위와 직결되는 증권업 특성상 자본력 차이는 중장기 성장 속도를 가르는 핵심 요소인 만큼 확대된 자본을 바탕으로 리테일과 IB 사업을 강화하고 신규 라이선스를 확보하는 선순환이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신승환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자본확충은 손실흡수력 제고 측면에서 긍정적이나 신규투자와 위험인수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향후 자본 활용처와 위험자산 익스포저 확대 여부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zz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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