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다음은 eSSD…AI 메모리 투자 전쟁 속 솔리다임 '성장 방정식' 주목
  • 이성락 기자
  • 입력: 2026.10.02 09:28 / 수정: 2026.10.02 09:28
생성형 AI 확산으로 메모리 반도체 지형 변화
솔리다임 투자 유치·미국 IPO 가능성 거론
2일 업계에 따르면 솔리다임의 투자 유치와 미국 IPO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솔리다임
2일 업계에 따르면 솔리다임의 투자 유치와 미국 IPO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솔리다임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인공지능(AI)이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지형을 바꾸고 있다. 생성형 AI 확산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가 폭발적으로 성장한 데 이어, AI 데이터센터가 처리하고 저장해야 할 데이터가 급증하면서 고용량 기업용 SSD(eSSD)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인텔로부터 인수한 NAND·SSD 사업을 기반으로 출범한 솔리다임이 재차 주목받는 배경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시장에서는 솔리다임의 투자 유치와 미국 기업공개(IPO)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이번 논의는 단순히 자회사 상장 여부를 넘어 AI 시대 반도체 기업의 자본 배분 전략이라는 측면에서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는 평가다.

과거 메모리 업체의 투자 전략이 DRAM과 NAND 생산 능력 확대에 상대적으로 집중됐다면, AI 시대에는 상황이 달라졌다. HBM과 서버용 DRAM, 고용량 eSSD 등 여러 시장이 동시에 성장하면서 각각의 사업에서 기술 개발과 생산 능력 확대를 위한 대규모 투자가 필요해지고 있다.

솔리다임 역시 AI 데이터센터용 고용량 eSSD 시장을 새로운 성장 축으로 키우려면 적기에 투자를 이어갈 필요가 있다. 메모리 산업은 투자 시기를 놓칠 경우 향후 시장 점유율과 원가 경쟁력에 영향받을 수 있는 대표적인 자본 집약 산업이다.

여기에서 중요한 문제는 '누구의 돈으로 성장시킬 것인가'다. SK하이닉스의 자체 자금을 투입하는 것이 가장 단순한 방법이다. 하지만 모든 성장 사업을 내부 자금으로만 지원할 경우 자본 배분의 선택지는 줄어든다. 솔리다임에 투입되는 자금이 커질수록 HBM이나 차세대 DRAM 등 다른 전략 사업에 사용할 수 있는 재원에는 제약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투자 유치나 IPO 등을 통한 외부 자본 확보는 단순한 자금 조달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솔리다임이 독자적인 성장 재원을 확보해 eSSD 투자를 확대하고, SK하이닉스는 자체 자본을 HBM·DRAM 등 경쟁 우위를 가진 사업에 보다 탄력적으로 배분하는 구조가 가능해진다. 솔리다임의 성장과 SK하이닉스 본사의 투자 여력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선택지인 셈이다.

물론 외부 자본 활용이 무조건 주주에게 유리한 것은 아니다. 솔리다임의 기업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상태에서 지분 가치가 희석된다면 기존 주주에게 오히려 부정적일 수 있다. 결국 실제 추진 여부를 판단할 기준은 명확하다. 솔리다임의 적정 기업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지, 외부 자금으로 창출하는 추가 사업 가치가 지분 희석을 넘어 기존 주주의 경제적 이익으로 연결될 수 있는지 여부다.

SK하이닉스가 솔리다임을 인수하는 목적도 결국 NAND·eSSD 경쟁력을 강화해 회사 전체의 기업 가치를 높이는 데 있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IPO냐, 아니냐'라는 형식보다 어떠한 자금 조달 방식이 솔리다임의 성장과 SK하이닉스의 AI 메모리 투자를 동시에 가능하게 하느냐다.

AI 메모리 경쟁은 이제 HBM 하나만 잘해서 끝나는 게임이 아니다. HBM과 서버용 DRAM, eSSD 등 각기 다른 성장 시장에 동시에 대응하면서도 한정된 자본을 가장 효율적으로 배분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솔리다임을 둘러싼 논의의 핵심도 '자회사를 상장하느냐'보다 '어떤 자본 구조가 SK하이닉스 전체의 기업 가치를 더 키울 수 있느냐'에 맞춰질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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