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유통망 넓히는 K-브랜드…관세 부담에도 중남미 공략 확대
  • 이윤경 기자
  • 입력: 2026.09.30 15:56 / 수정: 2026.09.30 15:56
농심·빙그레 소리아나 입점 추진…아모레·LG생건도 현지 공략
중남미 5대 소비재 수출 28.1%↑…멕시코 1463개 품목 관세 인상
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멕시코 멕시코시티 세계무역센터(WTC)에서 열린 K-엑스포 농심 전시장에서 조용철(오른쪽) 농심 대표이사의 설명을 듣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멕시코 멕시코시티 세계무역센터(WTC)에서 열린 K-엑스포 농심 전시장에서 조용철(오른쪽) 농심 대표이사의 설명을 듣고 있다. /뉴시스

[더팩트ㅣ이윤경 기자] K-푸드와 K-뷰티 브랜드들이 멕시코를 교두보 삼아 중남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지 대형 유통채널 입점을 대폭 늘리고 진출 제품군을 다변화하며 현지 소비자 접점을 빠르게 넓혀가는 모양새다.

30일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지난 24일부터 27일까지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2026 K-EXPO MEXICO'에는 농심, CJ제일제당, 빙그레 등 식품 기업과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뷰티 기업을 포함해 120개 기업이 참여했다. 행사 기간 총 4만8000명이 전시장을 찾았으며 이재명 대통령도 현장을 방문해 국내 기업 부스를 둘러봤다.

24~25일 진행된 수출상담회에는 국내 기업 120개사와 중남미 10개국의 핵심 구매기업 313개사가 참가했다. 이틀간 총 1561건의 상담이 진행됐으며 업무협약(MOU) 88건, 수출 상담액 1억2021만달러를 달성했다. 특히 화장품과 의료기기 기업들은 현지 바이어들과 700만달러 규모의 MOU를 맺는 성과를 거뒀다.

국내 기업들은 이 같은 현지 호응을 실질적인 유통망 확대로 연결하고 있다. 농심은 지난 6월 멕시코 음식·문화 체험과 예술 전시 복합 문화 행사 '캄포 마르테 26'에 참가한 데 이어 이번 K-EXPO에서도 현지 유통업체들과 릴레이 비즈니스 미팅을 가졌다.

농심은 멕시코 전역에 170여개 매장을 둔 샘스클럽에 신라면 큰사발과 신라면 툼바 큰사발의 연내 입점을 마치고 내년 초부터 본격 판매에 나선다. 현지 대형마트인 소리아나에서는 오는 11월 멕시코 최대 쇼핑 행사인 '부엔 핀(Buen Fin)' 기간 전용 매대를 설치해 판촉에 나서며 내년 초에는 신라면 로제도 새롭게 선보인다.

빙그레는 소리아나와 HEB 멕시코에 바나나맛우유를 입점시킨 데 이어 오는 11월 소리아나에 메로나를 추가로 공급한다. 붕어싸만코 등 주력 빙과류 라인업도 차례로 입점시키며 판매 품목을 확대할 방침이다. CJ제일제당 역시 만두, 가공밥, 김치, K-소스, 김 등 '비비고' 대표 제품군을 앞세워 멕시코 식탁 공략에 나섰다.

LG생활건강이 K-엑스포에서 팝업 트럭 콘셉트로 구현한 닥터그루트 부스를 통해 멕시코 현지 고객들과 만나고 있다. 이후 현지 인플루언서와 협업해 SNS 콘텐츠를 제작하고 제품 체험 및 샘플링을 진행하는 한편, 현지 유통업체와 협력해 오프라인 판매망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LG생활건강
LG생활건강이 K-엑스포에서 '팝업 트럭' 콘셉트로 구현한 닥터그루트 부스를 통해 멕시코 현지 고객들과 만나고 있다. 이후 현지 인플루언서와 협업해 SNS 콘텐츠를 제작하고 제품 체험 및 샘플링을 진행하는 한편, 현지 유통업체와 협력해 오프라인 판매망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LG생활건강

K-뷰티 기업들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LG생활건강은 북미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닥터그루트'와 '더페이스샵'을 앞세워 현지 진출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현지 인플루언서와 협업해 SNS 콘텐츠를 제작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한편 현지 유통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오프라인 판매망을 단계적으로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아모레퍼시픽은 라네즈와 이니스프리에 이어 지난 6월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에스트라를 멕시코 세포라 매장에 입점시켰다. 뷰티 유통 플랫폼 기업 실리콘투 역시 같은 달 멕시코 법인을 공식 가동하며 현지 영업을 본격화했다.

실제 중남미 시장에서 한국 소비재의 인기는 지표로도 확인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식품·화장품·의약품·생활용품·패션의류 등 5대 소비재의 중남미 수출액은 7억79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8.1% 늘었다. 농림축산식품부 집계에서도 중남미 농식품 수출이 19.5% 증가했고, 중소벤처기업부 집계 결과 중소기업 화장품의 중남미 수출은 무려 131.9% 급증했다.

다만 멕시코 정부의 관세 인상 조치는 여전히 부담 요인이다. 멕시코는 올해 1월부터 한국 등 자유무역협정(FTA) 미체결국을 대상으로 1463개 품목의 관세를 전격 인상했다. 이에 산업부는 최근 멕시코 당국에 한국 기업들의 관세 부담 완화를 요청했으며, 양국은 무역협정의 잠재적 이익을 분석하는 공동이익연구에 착수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1억3000만 인구의 거대 시장이자 K-컬처 열풍으로 한국 브랜드에 대한 호감도가 높은 멕시코를 중남미 시장 공략을 위한 핵심 거점으로 보는 분위기가 있다"며 "최근 현지에서 열린 'K-엑스포' 등 대형 행사에도 현지 바이어와 소비자가 몰리면서 시장 수요를 확인한 만큼 북미에서의 성공 경험을 중남미로 확장하려는 국내 기업들의 진출 움직임도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관세와 통관 절차 등이 대표적인 진입 장벽인 만큼 초기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온·오프라인 유통채널을 다각화하는 등 단계적으로 시장 입지를 넓혀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bsom1@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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