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독점은 지속 감시"…국방위는 김동관·김종출 국감 증인 신청

[더팩트ㅣ송다영 기자] 한화그룹의 한국항공우주산업(KAI) 경영권 확대를 둘러싼 업계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한화가 KAI 지분을 15.89%까지 늘리고 지분 보유 목적을 '경영 참여'로 변경한 가운데 KAI와 LIG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LIG D&A) 노동조합은 강한 우려를 표하며 공동 전선을 꾸렸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두사의 상황을 지켜보는 가운데, 오는 10월에 있을 국정감사에서도 KAI 지배구조를 둘러싼 논의가 확산하는 모습이다.
한화시스템은 최근 한 달간 KAI 지분 3.45%를 장내 매입했다. 이에 따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9.90%, 한화시스템 4.98%, 한화에어로스페이스USA 1.01% 등 한화그룹의 KAI 지분율은 총 15.89%로 확대됐다. KAI 최대주주는 26.41%를 보유한 한국수출입은행이며 한화는 2대주주다.
한화는 KAI 지분 보유 목적을 '경영 참여'로 명시했다. 한화는 2대주주로서 KAI와의 사업 협력을 통한 시너지 확대와 글로벌 수출 지원 등에 관한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향후 정부 주도의 KAI 민영화가 공론화할 경우 한화가 인수나 통합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특히 당초 예고했던 연말보다 지분 보유 시기를 앞당기며 한화의 항공·우주·방산 사업을 함께 운영하겠다는 이른바 'K-스페이스X' 구상에는 속도가 붙은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이런 가운데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22일 장남인 김동관 한화그룹 수석부회장과 함께 경북 구미 한화시스템 사업장을 방문했다. 김 회장이 올해 현장경영 장소로 한화시스템을 택한 것은 지난 1월 제주우주센터에 이어 두 번째다. 김 회장은 천궁-II 다기능 레이더와 AI 기반 통합 방공체계 등을 점검하며 안전경영을 강조했다. 이러한 김 회장의 행보를 두고 업계에서는 한화의 KAI 지분 확대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그룹 차원의 방산·우주 사업 강화 행보의 일환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번 논란의 직접적인 당사자인 KAI와 향후 두 기업의 통합 가능성에 강한 우려를 나타내온 LIG D&A 노조가 한화의 KAI 경영권 확대에 공식 반발하며 공동전선을 구축했다.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LIG D&A지회와 한국노총 금속노련 KAI 노동조합은 지난 14일 한화의 KAI 경영권 확보와 방산 수직계열화에 반대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서로 다른 상급단체에 소속된 두 방산 노조가 한화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기 위해 공동 대응에 나선 것이다.
두 노조는 한화의 영향력이 KAI까지 확대되면 항공 플랫폼부터 엔진·항공전자·무장·우주에 이르는 방산 핵심 분야에서 특정 기업집단의 영향력이 과도하게 집중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화 계열사 제품이 우선 채택되거나 경쟁업체의 사업 참여 기회가 제한될 가능성도 제기하며 정부와 수출입은행, 방위사업청에 KAI의 경영 독립성과 공급망 독립성을 보장할 것을 요구했다.
공정위도 한화의 KAI 지분 확대와 방산시장 내 영향력 확대 가능성을 지켜보고 있다. 공정위는 한화의 현재 KAI 지분 취득만으로는 경영 전반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배관계가 형성되지 않았다고 판단해 지난달 31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외 2개사의 KAI 주식 취득을 일반심사 없이 승인했다. KAI 최대주주인 수출입은행 지분이 26.41%이고 정부 측 지분율도 35%를 넘는다는 점 등을 고려한 판단이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21일 기자회견에서 한화-KAI 사례를 두고 공공부문이 대주주라는 점을 언급하면서도 국내 방산업체의 '독점적 지위 남용'은 지속적으로 감시하겠다고 했다.
향후 한화의 추가 지분 취득 여부도 변수다. 공정위는 추후 한화가 KAI 지분을 추가로 취득해 최다 출자자가 되거나 임원 겸임 등을 통해 지배력을 확보하는 경우 새로운 기업결합 신고 및 심사가 필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는 10월 있을 국정감사에서도 한화의 KAI 지분 확대를 둘러싼 논의가 이어질 전망이다. 국회 국방위원회 일반증인 신청 명단에는 김동관 한화그룹 수석부회장과 김종출 KAI 사장 등 양사 수장이 포함됐다. 다만 여야 협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증인으로 최종 채택되지 않을 수 있으며, 채택되더라도 일정 등의 사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고 출석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이와 별개로 한화의 KAI 지분 확대와 경영 참여 문제는 국방위 국정감사의 주요 논의 주제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KAI와 LIG D&A 노조의 공동 대응과 방산시장 경쟁 확대를 추진하는 공정위의 정책 방향, 국정감사 논의까지 맞물리면서 KAI 지배구조를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KAI 최대주주인 한국수출입은행을 비롯해 정부는 아직 한화의 KAI 경영 참여 확대 가능성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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