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트랜시스 노사, 임단협 이견 여전
트랜시스 공장 블록화에 노조 반발↑

[더팩트 | 박성호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의 추석 전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 마무리 가능성이 사실상 좌초됐다. 현대트랜시스 노조가 공장 블록화 소식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현대위아 노사의 1차 잠정합의안도 조합원들의 반대에 부딪혀 부결됐다. 이에 따라 현대차·기아는 추석 이후에도 계열사 파업 리스크를 안고 가게 됐다.
22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위아 노사가 도출한 2026년 임단협 1차 잠정합의안이 과반의 반대로 부결됐다.
현대위아 노조는 이번 찬반 투표에서 임금과 단협 모두 과반의 반대로 부결됐다. 앞서 현대위아 노조는 △기본급 8만7000원 인상 △성과금 400+1000만원+상품권 20만원 등을 골자로 한 잠정합의안을 도출, 지난 21일부터 이날 오전까지 투표를 진행했다.
1차 잠정합의안이 부결됨에 따라 현대위아 노사는 추석 이후 협상을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추석 이전 타결을 기대했던 현대위아로서는 추석 이후 파업 리스크를 계속 안고 가게 됐다.
앞서 현대위아의 100% 자회사인 모비언트와 테크젠은 부분 파업을 예고하며 회사를 압박해왔다. 추석 이후 협상에서도 노조가 부분 파업 카드를 활용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는 이유다.
30년 넘게 무분규 선례를 이어가고 있는 현대위아 노조도 올해는 심상찮은 분위기다. 올해 방산사업부 매각 이슈로 사 측과 각을 세우고 있는 데다가, 1차 잠정합의안도 조합원들의 반대로 부결됐기 때문이다. 업계는 현대위아 노조가 조합원들의 반대 여론을 확인한 만큼, 추석 이후엔 파업 카드를 활용할 수도 있다고 전망한다.
현대차그룹의 하이브리드 시스템 생산을 담당하는 현대트랜시스도 노사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전날 열린 본교섭에서 사 측은 △기본급 8만7000원 인상 △성과금 400+1050만원+상품권 30만원 등을 담은 4차 제시안을 내놨지만, 노조가 수용불가를 선언했다.
노조는 회사가 올해 연결 기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며 이에 걸맞은 성과를 보상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트랜시스의 2025년 연결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6.4%, 327.2% 뛴 14조8390억원, 3360억원이다. 회사는 국내사업장 경영 성과를 뜻하는 개별회계 기준 매출은 9조원, 영업이익은 81억원이었다며 난색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이날 노조는 사 측에 일방적인 경영 결정을 반대하는 항의 공문을 발송했다. 현대트랜시스의 자회사인 트라닉스 노사가 4, 5공장 블록화를 전제로 올해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도출하자, 이를 반대하는 서한을 보낸 것이다.
현재 현대트랜시스 지곡 1~5 공장은 현대트랜시스와 트라닉스가 함께 운영하는 구조다. 이에 트라닉스는 지곡 4~5공장을 독자운영해 미래 생산기술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을 밝히고, 잠정합의안에 이같은 내용을 넣은 상태다.
그러나 현대트랜시스 노조는 회사가 어떠한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공장 블록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번 블록화 결정은 현대트랜시스 임직원들의 고용과도 연계된 사안인데도 회사가 아무런 설명 없이 일방적으로 결정했다는 비판이다.
이에 현대트랜시스 노조는 공장 블록화 계획이 중단되지 않으면 법적 대응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에 따라 현대트랜시스 노조의 파업 가능성도 점쳐지는 상황이다.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의 임단협 리스크가 추석 이후에도 이어짐에 따라 현대차·기아의 생산 차질 우려도 지속될 전망이다.
현대차·기아는 자동차 품질 및 효율성 향상을 위해 '적시 생산 체제'로 운영한다. 재고를 극히 적게 운영하기 때문에 일부 계열사 파업이 곧바로 완성차 생산 차질로 이어지는 구조다.
실제로 현대위아 자회사들의 부분 파업으로 기아 광주 공장 등 4WD 구동 부품이 투입되는 일부 라인에서는 1시간가량 생산 차질이 발생했다.
추석 이후엔 하이브리드 부품을 생산하는 현대트랜시스 등도 파업에 참여할 가능성이 언급된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의 주력 제품 생산이 또다시 타격받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예전엔 완성차 노조가 협상을 마무리하면 계열사도 큰 잡음 없이 임단협을 끝맺는 구조였다"며 "현대차그룹 해외생산과 계열사 구조 개편 등 문제가 겹치며 임단협 예측이 불가능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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