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물 넘어 중장기 예금까지…실무책임자 조달 역량 시험대

[더팩트ㅣ김정산 기자] 저축은행이 자금 확보 속도를 늦추며 숨고르기에 들어섰지만, 상호금융권은 예금금리를 인상하면서 공격적인 행보다. 그러나 1년만기 예금에 고금리를 적용하던 시기와 반대로 중장기 예금에도 높은 수준의 금리를 적용하면서 자금줄 관리 전략을 다변화하고 있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기예금(1년 만기)에 가장 높은 금리를 책정한 곳은 공주신협이다. 유니온정기예탁금에 연 4.35% 금리를 지급한다. 이어 정읍새마을금고와 원광새마을금고가 각각 연 4.23%, 4.22%를 적용하면서 뒤를 이었다. 같은날 기준 농협과 저축은행권의 최고금리가 연 4.00%~4.01% 형성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높은 수준의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반면 저축은행권은 4분기를 앞두고 자금 확보 경쟁에서 한발 물러섰다. 지난 7~8월 1년여 만의 기준금리 인상 여파에 연 4.50%를 넘는 정기예금 상품까지 등장한 것과 대비되는 흐름이다. 업계에선 당시 추가 금리 인상을 예상해 선제적으로 자금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었다고 설명한다. 여기에 연말·연초에 몰린 예·적금 만기를 분산하려는 수요까지 더해지면서 선제적인 고금리 상품 출시가 이뤄졌다는 것이다.
상호금융권의 경우 1년 만기 예금은 물론 2~3년 중장기 예금에도 연 4% 넘는 금리가 붙었다. 전국에서 가장 높은 금리를 적용한 곳은 서울시 소재 중앙신협으로 3년 만기 정기예탁금과 유니온정기예탁금, 파워정기예탁금 등에 모두 연 4.20%를 적용했다. 이어 부산시 소재 장전동새마을금고와 서울시 중림·만리새마을금고는 각각 연 4.00% 금리를 적용했는데 1년만기 정기예금 대비 0.4%포인트 높게 책정했다.
연말까지 상호금융권은 금리를 높이고 저축은행은 속도를 조절하는 흐름이 이어질 전망이다. 상호금융권과 저축은행 모두 마땅한 먹거리가 없는 만큼 최소한의 유동성 확보에 나서겠다는 셈법이지만, 시장금리 인상에 따른 고금리 마케팅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상호금융권은 시기에 따라 저축은행보다 더 높은 금리를 책정해 자금을 조달하는 것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풍경이다.
그러나 상호금융권에서도 조달 전략을 다변화하고 있다. 여전히 1년물 정기예금에 높은 금리를 적용하는 조합과 금고가 지배적이지만, 2~3년만기 등 중장기 예금상품에 가장 높은 금리를 책정한 곳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시장에서는 높은 수준의 금리가 장기간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한다.
과거 레고랜드 사태 직후 채권시장이 얼어 붙은 시기에는 1년물 정기예금에 힘을 줬다. 당장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더라도 만기를 짧게 가져가 금리 부담을 최소화하겠다는 계산이었다. 반면 연 2%대 정기예금이 시장의 주목을 받던 시기에는 만기가 길수록 높은 금리를 책정하는 상품이 등장했다. 시장금리 흐름과 자금 수요에 따라 예금 만기를 달리하며 조달 비용을 관리해온 셈이다.
일선 금고와 조합 실무책임자들의 수신 전략도 시험대에 올랐다. 단위 조합의 수신금리는 자금 사정과 영업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하는 만큼 실무책임자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한다. 특히 이사장이 조합원 관리 등 외부 활동에 힘을 쏟는 조합일수록 실무책임자의 역할이 커지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과거 일부 조합에서는 공동대출을 비롯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도 실무책임자를 중심으로 이뤄진 사례가 적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실무책임자 출신 이사장이 조합을 이끌고 있더라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실무와 시장 상황에 능통하더라도 조합원과의 소통은 물론 지역 단위 협의회와 외부 영업 등 동시에 수행해야 할 업무가 산적했다. 최종 승인 과정에서 보다 체계적으로 살펴볼 수는 있지만, 세부적인 조달 전략은 결국 실무책임자를 중심으로 결정되는 셈이다.
아직까지 금융권에서는 시장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도 추가 상승 압력을 이어갈 전으로 전망한다. 한국은행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잔존하는 데다 미국 금리와 국제유가 등 대외 변수도 국내 시장금리에 영향을 주고 있다. 최근 국고채 3년물 금리도 4%를 웃도는 등 단기금리를 중심으로 상승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단 중장기 예금 상품에 높은 금리를 책정하는 것을 놓고는 업계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여전히 은행권에서는 1년 만기 상품에 힘을 싣고 있기 때문이다. 금리 인상 전망이 유력하더라도 실제 시장금리 흐름을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실제 최근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연 4%를 웃도는 등 상승 압력이 커졌지만, 단기물 금리는 같은 기간 횡보하는 등 만기별 움직임은 엇갈리고 있다.
한 상호금융권 관계자는 "최종 책임은 이사장이 지는 것이 맞지만, 금고와 조합 살림을 꾸려가는 것은 실무책임자"라며 "중앙회 차원에서 실무책임자 협의회를 별도로 운영하는 만큼 실무책임자들의 역량과 책임감은 막중하다"라고 말했다.
kimsam11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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