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다이 "경영권 추가 인수 염두 안 둬"…토리든 "확정된 바 없어"

[더팩트ㅣ이윤경 기자] 스킨케어 브랜드 토리든이 다시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LG생활건강의 인수 검토가 무산된 지 약 넉 달 만이다. 이번에는 '조선미녀' 운영사 구다이글로벌이 소수지분 투자에 나섰는데, 업계 일각에서는 향후 경영권 인수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토리든과 구다이글로벌은 지난 7월 말 글로벌 사업 확장과 시너지 창출을 위한 전략적 투자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구다이글로벌이 토리든 기존 주주의 구주 일부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경영권 이전이나 브랜드 통합 없이 토리든의 독립 경영 체계를 유지하는 구조다.
구다이글로벌 측은 "전략적 소수지분 투자로 보면 된다"며 "이외에 향후 계획은 아직 확정된 부분이 없다"고 밝혔다. 정확한 지분율과 거래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업계에서는 지분 20~30%, 거래 규모 1000억~3000억원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다. 토리든의 전체 기업가치는 최소 5000억원에서 최대 1조원 수준으로 거론된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이번 거래에 구다이글로벌 측의 콜옵션(매도청구권)이 포함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일정 시점이나 조건이 충족되면 토리든 주요 주주의 잔여지분을 미리 정한 방식으로 인수할 수 있는 권리다. 일각에서는 구다이글로벌의 기업공개(IPO) 이후 공모자금 등을 활용해 추가 지분 인수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구다이글로벌은 협약 발표 당시 토리든 경영권을 추가로 인수하는 방안은 염두에 두지 않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콜옵션 역시 지분을 추가로 인수할 수 있는 권리일 뿐 행사 의무는 없는 만큼, 실제 경영권 인수로 이어질지는 현재로선 단정하기 어렵다.
토리든이 M&A 시장에 이름을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LG생활건강은 지난 1월 토리든 인수 검토 보도와 관련해 '뷰티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분 인수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에 있으나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공시했다. 이후 지난 5월에는 '인수를 진행하지 않는 것으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사유에 대해서는 '양사 간 여러 제반 조건들이 상이해 성사되지 않았다'고만 전했다.
시장에서는 당시 인수 무산 배경 중 하나로 양측의 기업가치에 대한 눈높이 차이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토리든 측 기대와 시장 평가 사이에 간극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소수지분 투자에 옵션을 결합하는 구조는 기업가치에 대한 양측의 판단이 엇갈릴 때 시차를 두고 간극을 좁히는 방식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매도자는 지분 일부를 우선 현금화하면서 향후 기업가치 상승 여지를 남기고, 인수자는 사업 협력을 통해 시너지를 확인한 뒤 추가 인수 여부를 판단할 수 있어서다.

토리든은 저자극 스킨케어 제품을 중심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쌓아왔다. 지난해 매출은 2743억원으로 전년 1860억원보다 47.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04억원으로 520억원 대비 16.2% 늘었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1811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대표 제품인 '다이브인(DIVE-IN)' 라인의 '저분자 히알루론산 세럼'을 앞세워 국내 시장에서 입지를 넓힌 데 이어 해외 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2021년 아마존을 통해 미국 시장에 진출한 뒤 코스트코와 세포라 등으로 유통망을 넓혔고 올해 아마존 프라임데이에서는 다이브인 라인이 실적을 견인하며 전년 대비 141%의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현재 토리든은 전 세계 40여개국에 유통망을 구축한 상태다. 국내 올리브영에서도 성장세를 이어가며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연 매출 1000억원을 넘어섰고, 올해 상반기에는 단일 채널 기준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한 것으로 전해진다.
토리든은 구다이글로벌의 스킨케어 포트폴리오를 확장할 수 있는 브랜드로 평가된다. 저분자 히알루론산을 앞세운 보습 제품을 통해 기존 브랜드와 함께 다양한 스킨케어 카테고리를 구축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이번 투자는 구다이글로벌의 기존 M&A 행보와도 차이가 있다. 구다이글로벌은 조선미녀 운영사 인수 이후 하우스오브허, 티르티르, 서린컴퍼니, 스킨푸드 등 브랜드 경영권을 인수하며 몸집을 키워왔다. 반면 이번에는 토리든의 경영권이 아닌 소수지분을 확보하는 방식을 택했다. 구다이글로벌 측에 따르면 소수지분 투자는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에서는 연이은 M&A에 따른 자금 부담과 상장 준비 일정 등을 단계적인 접근의 배경으로 보고 있다.
다만 향후 추가 투자 여부에는 구다이글로벌의 IPO 성과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구다이글로벌은 이달 코스피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고 내년 초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기업가치가 10조원 안팎으로 거론된다. 공모 과정에서 회사로 유입되는 자금은 신주 발행분에 해당하는 만큼 공모가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거나 구주매출 비중이 커질 경우 실제 확보할 수 있는 자금 규모도 달라질 수 있다.
토리든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결정되거나 확정된 사항이 없어 자세한 답변이 어렵다"며 "향후 공식적으로 확정되는 사항이 있을 경우 적절한 시점에 안내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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