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비거주 조합원 대출 불가"…잠실주공5단지 이주 변수로
  • 황준익 기자
  • 입력: 2026.09.17 10:34 / 수정: 2026.09.17 10:34
실거주 조합원만 기본·추가이주비 받아
비거주 조합원 보증금 반환 대출만
조합, 내년 3분기 내 이주 목표…이주비 조달 관건
잠실주공5단지 재건축 조합은 다음달부터 분양신청을 받고 내년 1월 관리처분계획 총회, 내년 2~3분기 관리처분계획인가 및 이주를 목표로 잡았다. 조합은 지난 7월 사업시행계획인가를 받았다. 사진은 잠실 일대 아파트 전경. /김성렬 기자
잠실주공5단지 재건축 조합은 다음달부터 분양신청을 받고 내년 1월 관리처분계획 총회, 내년 2~3분기 관리처분계획인가 및 이주를 목표로 잡았다. 조합은 지난 7월 사업시행계획인가를 받았다. 사진은 잠실 일대 아파트 전경. /김성렬 기자

[더팩트|황준익 기자] 서울 강남권 재건축 최대어로 꼽히는 잠실주공5단지가 이주를 앞두고 잡음이 나오고 있다. 조합이 이주비 대출을 안내하면서 비거주 조합원에게는 기본이주비는 물론 추가이주비까지 제한하면서다. 기존 주택담보대출을 상환하고 세입자 보증금까지 반환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주비 대출이 막힐 경우 이주 일정에도 차질이 우려된다.

1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잠실주공5단지 재건축 조합은 지난 5일 조합원 설명회를 열었다. 조합은 설명회에서 분양신청, 관리처분계획 일정, 이주비 등을 소개했다.

조합은 다음달부터 분양신청을 받고 내년 1월 관리처분계획 총회, 내년 2~3분기 관리처분계획인가 및 이주를 목표로 잡았다. 조합은 지난 7월 사업시행계획인가를 받았다.

1978년 준공된 잠실주공5단지는 3930가구의 대단지다. 재건축을 통해 총 6387가구 규모 공동주택 33개동과 판매·업무·문화시설을 복합화한 랜드마크 2개 동을 지하 4층~지상 65층 규모로 건립한다. 시공사는 조합 설립 전인 2000년 삼성물산, GS건설, IPARK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으로 선정된 바 있다.

변수는 이주비 대출이다. 재건축에서는 통상 6개월 정도 걸리는 이주가 순조롭게 이뤄져야 철거, 착공 등이 빠르게 이뤄진다. 특히 대출 규제가 강화하면서 이주비 조달 문제로 사업 지연을 겪는 사업지 생겨나고 있다.

이주비는 기본이주비와 추가이주비로 구분된다. 기본이주비는 조합원이 주택을 담보로 금융권에서 LTV 50~70% 기준으로 대출을 받는다. 기본이주비로 이주가 어려우면 통상 시공사는 조합원에게 추가이주비를 제공한다. 건설사가 조합에 자금을 빌려주면 조합이 조합원에게 대출해 주는 방식이다.

현재 기본이주비는 지난해 6·27 대책으로 무주택 조합원의 대출 한도가 6억원으로 제한됐고 10·15 대책 이후 서울 전역이 투기과열지구로 묶이며 담보인정비율(LTV) 40%로 축소됐다. 2주택자(1+1조합원 포함)는 기본이주비 대출도 불가능하다.

잠실주공5단지 조합은 기본이주비를 받으려면 △1세대 1주택 △실거주 △1순위 근저당권 설정 가능 등을 충족해야 한다고 안내했다. 또 기존 대출이 6억원을 넘어도 기본이주비가 나오지 않는다. 비거주 조합원은 임차보증금 반환 대출만 가능하다.

만약 거주 조합원이 6억원 이하로 주택담보대출이 있다면 기본이주비 6억원으로 대출을 상환하고 추가이주비를 통해 다른 주택으로 이주할 수 있다. 조합은 이주할 집 전세보증금이 16억원이면 기본이주비 6억원에 추가이주비 10억원까지 가능하다고 밝혔다.

반면 비거주 조합원은 기존 주담대를 상환하고 세입자 보증금을 반환해 집을 비워야 하는데 이주비 대출이 막히면 자금 조달이 어렵게 된다. 정비업계에선 거주 여부에 따라 이주비를 제한하는 건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어떻게든 빨리 멸실을 시키는 게 조합의 목표인데 비거주 조합원 이주비 대출을 제한하면 이주에 차질 빚게 되고 결국 사업 속도가 늦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거주 조합원이어도 기존 주담대가 6억원을 넘으면 기본이주비 대출을 받지 못한다. 기본이주비는 1순위 근저당권 설정이 조건이기 때문이다. 추가이주비 대출은 가능하지만 이를 기존 주담대 상환 목적으로 쓸 수 없다. 기존 대출은 자체적으로 조달해야 한다. 추가이주비도 이주할 주택의 전세보증금까지만 나온다.

잠실주공5단지 비거주 조합원은 "직접 거주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기본이주비뿐만 아니라 추가이주비까지 제외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비거주 조합원도 기존 대출정리, 임차보증금 반환, 세입자 퇴거가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이어 "여의도 대교아파트 등 다른 아파트의 경우 비거주 조합원도 기본은 물론 추가이주비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조합원은 "근저당 6억원 이하 실거주자 빼고는 상당수 조합원이 이주가 어려울 것"이라며 "모든 세대의 신속한 이주를 위해 이주비 정책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잠실주공5단지 총 3930가구 중 절반가량이 세입자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주비와 관련해 잠실주공5단지 조합은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

잠실주공5단지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는 "조합의 설명회 직후 이주비 관련 문의가 많았는데 결국 기본이주비 6억원이 넘으면 추가이주비 금리가 높고 이주 기간이 길어지면 부담도 커진다"며 "인근 아파트 전세 가격이 16억원 이상인 만큼 이주비 조달 여부에 따라 이주 속도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plusi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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