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했던 거네"…삼성, '아이폰 듀오' 공개한 애플 '디스'
  • 우지수 기자
  • 입력: 2026.09.10 17:04 / 수정: 2026.09.10 17:04
미국 삼성 X 계정, 발표 내내 견제성 게시물
경쟁사 신제품 발표 시점 노린 '라이벌 마케팅'
삼성전자 모바일 미국 엑스(X) 계정이 9일(현지시간) 애플 신제품 발표회가 진행되는 동안 견제성 게시물을 잇달아 올렸다. /삼성 모바일 엑스 미국 계정 캡쳐
삼성전자 모바일 미국 엑스(X) 계정이 9일(현지시간) 애플 신제품 발표회가 진행되는 동안 견제성 게시물을 잇달아 올렸다. /삼성 모바일 엑스 미국 계정 캡쳐

[더팩트|우지수 기자] 애플이 첫 폴더블폰 '아이폰 듀오'를 공개하자 삼성전자가 미국 모바일 공식 엑스(X) 계정에 "우리가 남긴 음식 다 데우면 알려줘"라는 글을 올렸다. 삼성이 먼저 만들어온 폴더블폰을 애플이 뒤늦게 내놨다는 점을 들어 일명 '라이벌 마케팅'을 전개한 것으로 풀이된다.

9일(현지시간) 애플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본사 애플파크에서 신제품 발표회를 열었다. 애플의 폴더블폰 출시는 삼성이 2019년 첫 폴더블폰 '갤럭시 폴드'를 내놓은 지 7년 만이다. 그사이 모토로라와 구글 등도 폴더블폰을 내놨다.

삼성 모바일 계정의 '남긴 음식' 게시물은 아이폰 듀오가 무대에 오른 직후 윙크 이모티콘과 함께 올라왔다. 삼성은 이 게시물 앞뒤로도 발표 흐름에 맞춰 견제성 글을 이어갔다.

삼성 계정에는 아이폰 듀오가 등장하기 전부터 애플이 제품을 소개할 때마다 몇 분 안에 게시물이 올라왔다. 발표 초반에는 "지금까지는 늘 똑같네"라는 문구에 '이제 갈아탈 때'라는 뜻의 해시태그(#ItsTimeToSwitch)를 달았다. 아이폰18 프로의 카메라와 디자인 변화가 소개되자 "아주 익숙한 느낌"이라고 적었다.

폴더블폰 발표 순서가 뒤로 밀리자 "기다리게 한다고? 좋아. 우린 여기서 세 겹으로 접고 있을게"라는 글도 게시했다. 삼성이 이미 트라이폴드폰을 내놓은 점을 내세운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제품 이름 '듀오'도 소재가 됐다. 삼성은 언어 학습 앱 듀오링고 계정을 태그하고 "정말 유감이야. 쟤들이 우리 것도 베꼈어"라며 '연대'를 뜻하는 해시태그(#Solidarity)를 달았다. 듀오링고는 "못생긴 낯선 사람이 나를 쌍둥이라고 부를 때"라는 인터넷 유행 문구로 삼성에 응수했다. 듀오링고는 삼성보다 앞서 애플 제품명을 두고 농담 섞인 게시물을 올린 바 있다. 외신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가 과거 '서피스 듀오'라는 접이식 기기를 내놨다는 점도 함께 거론됐다.

애플이 아이폰 듀오를 세워 탁상시계처럼 쓰는 기능을 소개하는 대목에서는 "침대 옆 시계라니. 같은 하루가 되풀이되는 기분"이라는 글을 남겼다.

애플이 9일(현지시간) 연례 신제품 공개 행사에서 폴더블폰 아이폰 듀오를 공개했다. /애플
애플이 9일(현지시간) 연례 신제품 공개 행사에서 폴더블폰 '아이폰 듀오'를 공개했다. /애플

삼성은 일련의 게시물에서 애플이나 아이폰을 직접 거론하지 않았다. 다만 발표 시점에 맞춰 폴더블폰을 거듭 언급하면서 외신과 누리꾼 사이에서는 애플을 향한 견제라는 해석이 나왔다. 인도 ANI 통신은 일부 게시물의 노출 수가 100만회를 넘었다고 전했다.

삼성이 애플 신제품 발표에 맞춰 견제성 게시물을 올린 것은 처음이 아니다. 2014년에는 아이폰6 플러스가 휘어진다는 논란이 일자 "곡면일 뿐 휘지 않았다"는 문구와 함께 갤럭시 노트 엣지 사진을 올렸다. 2022년 아이폰14 공개 당시에도 폴더블폰을 2년 반 가까이 선보여왔다는 점을 앞세워 애플을 겨냥한 게시물을 올렸다.

이처럼 오랜 경쟁 관계에 있는 상대 브랜드를 공개적으로 언급해 소비자 관심을 끄는 방식은 '라이벌 마케팅'으로 불린다. 경쟁사 신제품 발표처럼 이목이 쏠리는 시점을 골라 상대를 짧게 비트는 글을 올리는 식이다. 펩시가 코카콜라를, 버거킹이 맥도날드를 겨냥한 광고를 내놓은 것도 같은 사례로 꼽힌다.

애플은 힌지와 디스플레이, 운영체제 최적화 등을 앞세워 자사만의 방식으로 폴더블폰을 만들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이 애플의 진입 시점에 맞춰 폴더블폰을 먼저 상용화한 점을 부각하려 한다는 시각이 나온다.

index@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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