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물가·집값·가계빚 모두 금리인상 압력"…추가 인상 기조 이어지나
  • 김태환 기자
  • 입력: 2026.09.10 15:34 / 수정: 2026.09.10 15:34
2026년 9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 발표
성장률 3.3%·물가 2.7%…금리전망 21개 중 16개 '3.25~3.50%'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6년 9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금융통화위원들의 기준금리 전망이 추가 인상 쪽으로 크게 기울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선영 기자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6년 9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금융통화위원들의 기준금리 전망이 추가 인상 쪽으로 크게 기울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선영 기자

[더팩트 | 김태환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들의 기준금리 전망이 추가 인상 쪽으로 크게 기울었다. 현재 연 3.00%인 기준금리가 6개월 뒤 3.25~3.50%로 높아질 가능성에 무게를 둔 전망점이 전체의 4분의 3을 넘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성장세가 예상보다 강한 데다 물가가 상당기간 목표 수준인 2%를 웃돌고 수도권 집값과 가계대출 증가세도 이어지고 있어 성장·물가·금융안정 모두 추가 긴축 필요성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1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6년 9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8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통위원 7명이 제시한 6개월 후 조건부 기준금리 전망 21개 가운데 3.25%가 10개로 가장 많았다. 3.50%도 6개였으며 현재 수준인 3.00% 전망은 5개에 그쳤다. 전체 전망점의 76.2%인 16개가 현 기준금리보다 높은 수준을 가리킨 것이다.

한은은 지난 2월부터 경제전망을 발표하는 금통위 때마다 위원 7명이 각각 3개의 점으로 6개월 뒤 적정 기준금리 수준을 제시하는 조건부 금리전망을 공개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3.00% 전망이 10개, 2.75%가 7개였지만 8월에는 전망의 중심이 3.25%로 한 단계 높아졌다. 다만 한 위원이 복수의 금리 수준에 점을 나눠 제시할 수 있는 만큼, 전망점 16개를 '위원 16명이 추가 인상을 전망했다'는 의미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실제 한은도 추가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을 명확히 했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향후 통화정책에 대해 물가·경기 흐름과 금융안정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추가 인상의 시기와 속도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한은은 지난 7월 기준금리를 2.50%에서 2.75%로 올린 데 이어 8월에도 3.00%로 0.25%포인트 추가 인상했다. 두 달 연속 총 0.50%포인트를 올린 셈이다.

추가 긴축을 뒷받침하는 첫 번째 요인은 예상보다 강한 성장세다. 한은은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3.3%, 내년을 2.9%로 전망했다. 반도체 경기가 호조를 보이면서 수출과 투자가 높은 증가세를 지속하고 소비 회복세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기업 실적과 투자에서도 경기 확장세가 나타나고 있다. 올해 1분기 제조업 매출액 증가율과 영업이익률은 각각 21%, 18%로 지난해 연간 3%, 7%보다 크게 높아졌다. 설비투자 증가율도 6월과 7월 모두 전년 동기 대비 20%를 웃돌았다. 특히 IT 부문의 1분기 매출 증가율은 76%, 영업이익률은 42%에 달했다.

물가 역시 기준금리 인상의 근거로 작용하고 있다.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2.7%, 내년을 2.3%로 전망했다. 근원물가 상승률은 올해와 내년 모두 2.5%로 예상했다. 누적된 비용 충격이 가격에 전가되는 데다 경기 개선에 따른 수요압력도 확대되면서 소비자물가가 상당기간 한은의 물가안정목표인 2%를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안정 측면에서는 수도권 주택시장과 가계부채가 변수다. 한은은 최근 수도권 주택가격이 높은 상승세를 지속하고 가계대출도 견조하게 늘면서 금융불균형 위험이 누증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7월 이후 강남3구·용산의 주간 아파트값 상승률은 평균 0.07%로 둔화됐지만 중랑·성북 등 서울 외곽지역은 0.37%, 성남 중원·분당과 광명 등 경기 규제지역은 0.38%를 기록했다.

경기 호조에 따른 소득 증가가 다시 주택시장으로 유입될 가능성도 경계했다. 한은은 주요 반도체 기업의 대규모 특별성과급 지급 등이 경기 남부를 중심으로 주택 매입수요를 자극해 수도권 전반의 가격 상승세를 확대시킬 우려가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올해 상반기에는 일부 반도체 기업의 성과급과 사내대출 확대 기대가 맞물리며 화성 동탄 등 이른바 '반도체 벨트'를 중심으로 주택가격 상승세가 커졌다고 평가했다.

가계대출 증가세도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올해 들어 가계대출은 주택관련대출뿐 아니라 기타대출까지 빠르게 늘면서 당초 설정한 연간 총량관리 목표를 이미 넘어섰다. 정부는 지난달 금융 종합대책을 통해 올해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율 관리 목표를 1.5%에서 3.0%로 상향 조정했다.

한은은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세와 가계부채 증가세가 이어질 경우 금융불균형이 추가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이에 따라 정부의 부동산 대책과 세제개편안이 주택시장과 가계대출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하면서 주택가격 상승 기대와 가계대출 증가세를 자극하지 않는 방향으로 정책기조를 일관되게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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