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SK하이닉스 빼면 이익률 6.2%로 뚝…대·중소기업 간 양극화는 과제

[더팩트ㅣ조성은 기자]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에 따른 반도체 초호황에 힘입어 올해 2분기 국내 기업들의 성장성과 수익성이 역대 최고치를 일제히 경신했다. 반도체발(發) 실적 온기가 건설과 유통 등 다른 업종으로 퍼지며 외형 확장을 이끌었다. 다만 전체 영업이익 개선분의 상당수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쏠려 있어 기업 간 온도 차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6년 2분기 기업경영분석 결과'에 따르면 외부감사 대상 법인기업의 성장성 지표인 매출액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26.7%를 기록했다. 이는 전분기(13.5%) 대비 두 배 가까이 뛴 수치이자, 기존 역대 최고치였던 2021년 4분기(24.9%)를 넘어 2015년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수익성 지표 역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2분기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16.9%로, 직전 최고치였던 전분기(13.2%) 기록을 한 분기 만에 갈아치웠다. 기업이 1000원어치를 팔아 169원의 영업이익을 남긴 셈이다. 세전 순이익률(23.1%)과 영업이익으로 이자 비용을 감당하는 능력을 나타내는 이자보상비율(1513.4%) 또한 통계 편제 이래 최고치를 나타냈다.
이번 '역대급' 실적의 일등 공신은 반도체였다. 제조업 매출액 증가율은 전분기 21.1%에서 2분기 39.6%로 급증했다. 특히 반도체가 포함된 전자·영상·통신장비 업종의 매출 증가율은 119.7%에 달해 1년 전보다 매출이 2배 이상 폭증했다. 고정비 비중이 큰 반도체 산업 특성상 매출 증가에 따라 영업이익이 가파르게 불어나는 '영업 레버리지 효과'가 본격화되면서 제조업 영업이익률은 24.0%로 5배 가까이 솟구쳤다.
반도체 호조는 다른 산업으로도 이틀 연속 파급됐다. 반도체 공장 신축 공사 물량이 확대되면서 건설업 매출액 증가율이 전분기 -4.0%에서 0.3%로 올라 8분기 만에 플러스(+)로 돌아섰다. 도소매업 매출 증가율도 반도체 유통사와 백화점 등의 호조로 7.1%에서 13.7%로 확대됐으며, 운수업(8.1%→13.6%) 역시 중동 정세에 따른 해운 운임 상승과 항공 화물 수요 증가 영향으로 성장세를 더했다.
이번 실적 호조가 반도체 착시 현상에 그친 것은 아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한 전체 기업의 2분기 매출액 증가율은 12.0%로, 1분기(4.6%) 대비 대폭 상승하며 완만한 회복 흐름을 증명했다.
다만 수익성 측면에서는 반도체 쏠림이 뚜렷했다. 양대 반도체 기업을 제외할 경우 전체 영업이익률은 16.9%에서 6.2%로 크게 낮아진다. 제조업 영업이익률 역시 24.0%에서 7.2%로 대폭 축소돼, 수익성 추가 개선의 대부분이 양대 반도체 기업에서 나왔음을 보여줬다.
기업 규모별 격차도 벌어졌다. 대기업의 영업이익률이 19.1%로 대폭 개선된 반면, 중소기업은 5.3%에 그쳤다. 재무 안정성 지표에서도 전체 부채비율(87.0%→84.5%)과 차입금 의존도(23.9%→22.8%)는 개선됐으나, 중소기업의 부채비율은 103.0%에서 112.1%로 오히려 상승했다.
이미주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해도 기업들의 성장성(매출액)과 수익성(영업이익률)은 개선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견조한 AI 투자 수요로 반도체 업황 호조가 이어지고 있다"면서도 "중동 전쟁 전개와 미국 관세 정책 등 대외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아 국내 기업의 경영 여건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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