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기업이익 연동, 쟁의 대상 아냐" 지침…조선업계 영향은
  • 송다영 기자
  • 입력: 2026.09.04 11:14 / 수정: 2026.09.04 11:14
노동부, '영업이익 N% 성과급 요구 쟁의행의 대상 X'…시행지침
'임단협 난항' 국내 조선사들은 신중모드
정부가 기업의 영업이익 등 경영성과와 연동한 성과급 요구는 노동쟁의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시행지침을 내놓은 뒤 조선업계에 미칠 영향을 두고 업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사진은 HD현대중공업 야드 전경. /HD현대중공업
정부가 기업의 영업이익 등 경영성과와 연동한 성과급 요구는 노동쟁의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시행지침을 내놓은 뒤 조선업계에 미칠 영향을 두고 업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사진은 HD현대중공업 야드 전경. /HD현대중공업

[더팩트ㅣ송다영 기자] 정부가 기업의 영업이익 등 경영성과와 연동한 성과급 요구는 노동쟁의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시행지침을 내놨다.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노동위원회가 노사 간 교섭 및 쟁의 대상 여부를 판단할 때 참고 기준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성과급을 둘러싸고 임금협상을 진행 중인 조선업계에도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인다.

4일 정부 등에 따르면 전날 고용노동부는 기업의 경영성과급이나 투자·신기술 도입 등 경영상 결정의 노동쟁의 대상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경영성과급 등 노동쟁의 대상 시행지침안'을 내놨다. 기업의 영업이익 등 경영성과에 따라 지급 여부나 규모가 결정되는 성과급은 사용자의 경영·인사에 관한 사항으로 원칙적으로 의무적 교섭이나 노동쟁의의 대상이 되기 어렵다는 취지다.

이번 지침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상 노동쟁의 대상인 '근로조건의 결정'과 사용자의 경영권에 속하는 사항을 구분하기 위한 기준을 제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다만 시행지침 자체에 법적 구속력은 없어 개별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교섭 및 쟁의의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

실제 조선업계에서는 성과급을 둘러싼 노사 간 입장차가 이어지고 있다. HD현대중공업 노사는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에서 첫 협상안을 주고받았지만 성과급을 비롯한 주요 쟁점에서 간극을 좁히지 못했다. 지난 3일에는 예정된 교섭을 중단했다. 지난 1일 열린 18차 교섭에서 HD현대중공업은 매월 기본급 10만5000원 인상과 격려금 1000만원 및 200% 지급, 성과금 지급 등을 담은 안을 제시했다. 반면 노조는 월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과 함께 영업이익의 최소 30%를 성과로 공유하는 방안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회사가 제시한 협상안을 거부하고 지난 2일부터 단계별 순환 파업에 들어갔다. 오는 15일에는 전체 조합원이 참여하는 4시간 부분 파업도 예정돼 있다.

이 외에 한화오션도 노조가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 정기상여금 900%으로 확대, 성과급 산정 기준 개선 등을 요구하고 있어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

사진은 한화오션 거제조선소. /한화오션
사진은 한화오션 거제조선소. /한화오션

정부 지침이 영업이익 등 경영성과에 연동한 성과급 요구를 노동쟁의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향으로 제시된 만큼, 이 같은 성과급 요구가 향후 쟁의행위와 어떻게 관계를 맺게 될지는 노사관계의 주요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지침의 실제 적용 여부를 두고 신중한 분위기다. 임단협이 장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데다 최근 사망사고(HD현대중공업)까지 연이어 발생한 만큼, 향후 교섭과 현장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교섭이 진행 중이고 임금의 경우 성과급 요구뿐 아니라 노동환경, 기본급 인상 등 전반적인 부분들이 협상의 대상이 되기 때문에 (노동부의 지침에 대해서도) 종합적인 고려가 필요한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재계는 정부가 기업 실적에 연동된 성과급이나 투자·신기술 도입 등이 의무적 교섭 대상이 아님을 명확히 한 점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상호 한국경제인협회 경제본부장은 지침 발표 이후 입장문을 내고 "정부가 지침을 통해 기업 실적에 연동된 성과급이나 투자·신기술 도입과 같은 경영상 결정이 노사 간 의무적 교섭 대상이 아님을 밝힌 점은 산업 현장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그는 "향후 지침 적용 과정에서 현장의 혼란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보완이 이루어지길 바라며, 시행령 등 보다 명시적이고 안정적인 법적 기준이 조속히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manyze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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