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원들 다시 광화문으로…금융노조 오늘 총파업, 이번엔 '지방이전' 전면에
  • 이선영 기자
  • 입력: 2026.09.04 10:13 / 수정: 2026.09.04 10:13
오전 11시 30분 광화문서 1차 총파업…2만명 이상 참여 예상
주 4.5일제·임금 6% 인상 요구…산은·기은·수은 참여 규모 관건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노조는 이날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3시까지 서울 광화문 세종대로 동화면세점 앞에서 1차 총파업 집회를 열 예정이다. /광화문=이선영 기자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노조는 이날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3시까지 서울 광화문 세종대로 동화면세점 앞에서 1차 총파업 집회를 열 예정이다. /광화문=이선영 기자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이 4일 서울 광화문에서 1차 총파업에 돌입한다. 주 4.5일제 도입과 임금 인상 등 기존 노동조건 개선 요구에 정부의 금융기관 지방 이전 방침까지 맞물리면서다. 특히 정부가 총파업 하루 전 수도권 공공기관의 '잔류 최소화' 원칙을 공식화한 만큼 산업은행·IBK기업은행·한국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 노조의 참여 규모와 반발 수위에 관심이 쏠린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노조는 이날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3시까지 서울 광화문 세종대로 동화면세점 앞에서 1차 총파업 집회를 연다. 금융노조는 사전 집계 결과 2만명 이상의 조합원이 이번 집회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융노조에는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국책은행을 비롯해 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한국자산관리공사·한국주택금융공사·금융결제원·코스콤 등 43개 지부가 소속돼 있다.

금융노조는 주 35시간 근무를 골자로 한 주 4.5일제 도입과 임금 6% 인상, 청년 채용 확대, 정년 연장 및 임금피크제 개선 등을 요구하고 있다. 본사 이전 시 노조와 사전에 합의하도록 하는 방안도 요구안에 포함됐다. 노조는 당초 올해 임금 인상률로 8%를 제시했다가 6%로 낮췄지만 사측이 2.5% 인상안을 유지하면서 접점을 찾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12일 진행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는 투표 참여 조합원의 96.05%가 쟁의행위에 찬성했다.

올해 총파업에서는 금융기관 지방 이전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부상했다. 정부는 전날 수도권 소재 공공기관 350여곳을 대상으로 '수도권 잔류 최소화' 원칙을 적용하고 올해 4분기 중 구체적인 이전 계획을 발표한 뒤 2027년부터 이전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반드시 수도권에 남아 있어야 할 기관이 아니라면 원칙적으로 이전 대상에 포함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개별 금융기관의 이전 여부와 대상 지역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윤석구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위원장(가운데)이 3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 로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9월 4일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김태환 기자
윤석구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위원장(가운데)이 3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 로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9월 4일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김태환 기자

금융노조는 충분한 검증과 당사자 간 협의 없는 금융기관 지방 이전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윤석구 금융노조 위원장은 전날 총파업 돌입 기자회견에서 금융은 기업과 금융회사, 정책금융기관, 감독기관, 전문인력이 한곳에 모여 정보를 공유하고 빠르게 판단하는 집적과 협업이 중요한 산업이라며 1차 공공기관 이전 효과부터 검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이날 파업의 최대 변수는 산은·기업은행·수은 등 3대 국책은행의 참여율이 될 전망이다. 산은 노조는 전체 조합원 약 2250명 가운데 필수 인력 등을 제외한 1900~2000명이 파업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수은 노조도 약 1100명의 조합원 가운데 80% 안팎이 파업에 참여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기업은행 역시 조합원 9000명 가운데 상당수가 집회에 참석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시중은행의 파업 참여율은 상대적으로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금융노조 총파업 당시에도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의 참여 인원은 은행별 50~100명 안팎에 그쳐 영업점 운영에 큰 차질이 발생하지 않았다. 기업은행의 경우 지난해 조합원 약 9000명 가운데 약 1400명, 15%가 파업에 참여했다. 올해는 지방 이전 문제가 전면에 떠오른 만큼 국책은행과 시중은행 간 참여율 격차가 더 뚜렷하게 나타날 것이란 관측도 있다.

은행들은 파업에 따른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응에 나서고 있다. NH농협은행은 이날 모든 영업점을 정상 운영하고 있으며 고객에게 파업 사실을 사전에 안내했다고 밝혔다. 파업 참여에 따른 인력 공백이 발생할 경우 비노조 인력을 영업점에 배치하는 등 고객 불편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기업은행도 모든 영업점을 정상 운영하면서 고객들에게 파업 사실을 사전 고지했다. 비노조 인력을 영업점 등에 배치해 업무 공백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시중은행들은 파업 참여 규모가 크지 않아 별도의 비상대응까지는 필요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이번 파업은 국책은행 지방 이전 문제가 주요 쟁점인 만큼 당행의 해당 사항은 거의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별도의 조치는 없다"고 말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도 "시중은행의 파업 참여 규모가 미미한 상황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영업점 운영에는 별다른 차질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seonye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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