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 지주사 사조대림 부채비율 200% 넘겨
장남, '과징금 리스크' 두 회사 이사로 재직

[더팩트 | 손원태 기자] 사조그룹이 식품 소재로 사업을 확대해 대기업 집단에 올랐으나, 올해 공정거래위원회의 대대적인 담합 조사로 계열사들이 줄줄이 적발돼 수천억원대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이는 공격적인 인수합병(M&A)으로 그룹 체급을 키워온 '오너 3세' 주지홍 부회장이 걸어온 길과도 맞물린다. 주 부회장은 주진우 회장의 장남이다.
과징금이 부과된 사조동아원과 사조CPK 모두 주 부회장이 주도한 M&A로 편입된 계열사이기 때문이다. 이에 그룹 중간 지주사 격인 사조대림의 재무적 부담도 커지고 있다. 다만 사조대림은 각 계열사가 개별적으로 대응할 사안이라며 언급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사조그룹 지분 구조는 '주지홍→사조시스템즈(50.01%)→사조산업(30.13%)→사조씨푸드(63.64%)→사조대림(17.12%)→사조오양(71.33%)'으로 이어진다. 사조대림은 완전 자회사인 사조CPK 지분 100%와 관계사인 사조동아원 지분 26.03%를 보유하고 있다.
앞서 사조동아원은 지난 5월 밀가루 담합으로 1831억원의 과징금을, 두 달 뒤에는 사조CPK가 전분당 담합으로 2001억원의 과징금을 받았다. 두 회사가 공정위로부터 부과받은 과징금만 3832억원에 이른다.
사조동아원과 사조CPK는 지난해 말 선제적으로 각각 1673억원과 849억원의 충당부채를 재무제표에 반영했다. 그러나 공정위가 최종 부과한 금액이 이를 웃돌면서 추가 손실 반영이 불가피해졌다. 특히 사조CPK는 과징금이 충당부채의 2배를 넘어 재무적 타격이 크다.
이는 두 회사의 재무 건전성 악화로 나타나고 있다. 상장사인 사조동아원은 부채비율이 2024년 말 68.2%에서 2025년 말 265.2%로 급등한 데 이어, 2026년 상반기에는 320.5%로 치솟았다.
같은 기간 비상장사인 사조CPK 역시 부채비율이 2024년 말 78.3%에서 2025년 말 122.3%로 상승했다. 올해에는 최종 과징금이 선반영한 충당부채의 2배를 넘는 만큼 부채비율은 더욱 가파르게 뛸 전망이다.
사조동아원과 사조CPK의 과징금 리스크는 사조대림 실적에도 영향을 미쳤다. 사조대림은 지난해 매출(연결 기준)이 전년 대비 32.4% 급증한 3조4998억원을 거뒀으나, 736억원의 순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매출 1조7655억원으로 3.0% 늘었지만 순손실이 968억원에 달해, 반기 만에 지난해 연간 손실 규모를 넘어섰다.
사조대림의 부채비율도 2024년 말 153.2%에서 2025년 말 174.7%로, 2026년 상반기 216.9%로 상승하는 등 재무 건전성이 가파르게 나빠지고 있다.

◆ 식품 소재로 '7조 대기업' 반열 올랐지만, 과징금 리스크 현실화
사조그룹은 지난해 5월 자산총액 5조원을 넘기며, 공정위로부터 공시대상기업집단(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이는 주진우 회장의 장남인 주지홍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 나선 후 M&A를 적극 추진한 결과다. 공정위가 집계한 올해 6월 기준 사조그룹 자산총액은 6조9160억원 규모다.
1977년생인 주 부회장은 연세대 사회학과를 나온 뒤 미국 일리노이대 경제학 석사를 취득했다. 이어 글로벌 컨설팅 기업 베어링포인트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고, 미시간대 경영대학원(MBA)을 졸업했다.
사조그룹에는 2011년 사조해표(현 사조대림) 기획실장으로 입사해 경영 일선에 뛰어들었다. 이후 경영지원본부장과 식품총괄본부장을 거쳤고, 2016년 동아원·한국제분(현 사조동아원) 인수를 지휘하며 M&A로 모습을 드러냈다.
주 부회장은 지난 2022년 초 사조그룹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경영 전면에 섰고, 이후에도 적극적인 M&A를 추진하며 존재감을 키워갔다. 특히 2024년에는 인그리디언코리아(현 사조CPK)와 푸디스트(현 사조푸디스트)를 잇달아 인수하며, 그룹 모태인 원양어업에서 제분·대두·전분당까지 아우르는 '종합 식품 소재 기업'으로 탈바꿈시켰다.
하지만 그가 주도적으로 인수한 식품 소재 기업들이 잇달아 담합 사건에 휘말리면서 수천억원대 과징금 리스크에 직면하게 됐다. 현재 주 부회장은 사조대림과 사조동아원의 사내이사를, 사조CPK의 이사를 맡고 있다.
사조대림 측은 "각 법인의 재무 관련 사항은 해당 법인에서 개별적으로 관리한다"며 "사조동아원과 사조CPK의 공정위 처분에 대한 향후 대응도 각 법인이 제반 사항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tellm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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