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생안 고비 넘긴 홈플러스…신영·하나·현대차證 '선배상' 응할까
  • 윤정원 기자
  • 입력: 2026.09.03 11:04 / 수정: 2026.09.03 11:04
ABSTB 미상환 4019억…금감원 집계 개인 매수액 1777억
3사 "당국 기준 전달받은 바 없어"…현재 별도 선배상 검토 안 해
홈플러스가 회생계획안 인가를 받았지만 전단채 투자자들의 자금 회수와 증권사 선배상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남윤호 기자
홈플러스가 회생계획안 인가를 받았지만 전단채 투자자들의 자금 회수와 증권사 선배상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남윤호 기자

[더팩트|윤정원 기자] 홈플러스가 법원의 회생계획안 인가까지 받아내며 큰 고비를 넘겼다. 다만 전단채 투자자들의 돈이 곧바로 돌아오는 것은 아니다. 회수가 장기간에 걸쳐 이뤄지는 만큼 금융감독원이 검토 중인 증권사 '선배상 후정산' 방안이 다음 변수로 떠올랐다.

◆ 회생안 즉시 인가됐지만…전단채 투자자 회수는 장기전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 회생4부는 전날 홈플러스 회생계획안 결의를 위한 관계인집회를 열었다. 회생담보권자조와 주주조는 각각 100%, 회생채권자조는 75.90%가 찬성했다. 회생채권자조 가결 요건인 66.7%를 넘어서면서 법원은 회생계획안을 곧바로 인가했다.

홈플러스는 파산 위기의 큰 고비를 넘겼지만 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ABSTB) 투자자들의 자금 회수 문제는 남았다. 문제가 된 상품은 홈플러스가 카드사에 지급해야 할 구매전용카드 대금채권을 기초로 특수목적법인(SPC)이 발행한 ABSTB다.

2024년 12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발행돼 미상환된 물량은 총 4019억2000만원이다. 금감원의 2025년 집계 기준 이 가운데 개인투자자 매수액은 1777억원이다. 다만 시장에서 거론되는 리테일 판매 규모는 개인·법인 포함 여부와 집계 시점에 따라 차이가 있다. 이 때문에 관련 보도에서도 2000억~3000억원대 등 서로 다른 수치가 등장해왔다.

ABSTB 투자자들은 홈플러스의 직접적인 회생채권자가 아니다. 회생계획상 변제 대상은 ABSTB의 기초가 된 카드대금채권 등이다. 이 때문에 전단채 투자자들은 전날 관계인집회에서도 직접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했다.

자금 회수까지도 시간이 필요하다. 인가된 회생계획에 따르면 카드채권 등을 포함한 일반 회생채권은 2032년부터 2037년까지 6년에 걸쳐 분할 변제된다. 전체 변제액의 38.9%는 마지막 해인 2037년에 몰려 있다. 회생절차 개시 후 발생한 이자는 면제된다.

전단채 투자자들은 회생계획안 인가 전부터 조기변제를 요구해왔다. 홈플러스 전단채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는 관계인집회 당일에도 법원 앞에서 피해자 전용 보호계정 설치와 회생 1차년도 30% 이상 변제 등을 요구했다. 카드채권이 명목상 전액 변제되더라도 실제 회수까지 수년이 걸리는 구조로는 피해 회복 효과가 떨어진다는 주장이다.

◆ 금감원 선배상 검토…증권사 3곳 "아직 기준 없어"

회생계획에 따른 장기변제와 별개로 투자자가 돈을 먼저 돌려받을 가능성도 열려 있다. 금감원은 ABSTB 판매 과정에서 불완전판매가 확인된 투자자에 대해 증권사가 먼저 배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후 최종 손해액이 확정되면 차액을 정산하는 방식이다.

금감원은 국회 정무위원회에 제출한 자료에서 회생절차 종료 전이라도 검사·제재 결과 불완전판매가 확인된 건에 대해 '선배상 후정산'하는 방식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홈플러스 회생절차가 장기간 이어지는 동안 투자자 구제가 사실상 멈춰서는 상황을 줄이기 위해서다.

금감원은 지난해 3월 홈플러스 ABSTB 발행·주관 및 판매 과정에 대한 검사에도 착수했다. 신영증권은 발행·주관과 판매 과정, 하나증권과 현대차증권 등은 개인투자자 판매 과정이 검사 대상에 포함됐다. 적합성·적정성 원칙과 설명의무 등이 제대로 지켜졌는지가 주요 쟁점이다. 현재 검사의견서 교부 이후 제재심의위원회 상정을 위한 후속 절차가 진행 중이다.

다만 실제 선배상까지는 넘어야 할 단계가 남아 있다. 신영증권·하나증권·현대차증권은 현재까지 금감원으로부터 선배상과 관련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나 기준을 전달받지 못했다. 세 회사 모두 당국의 기준이 확정되면 이에 맞춰 대응 방안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별도의 선배상 절차를 진행하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한 관련 증권사 관계자는 "금감원이 선배상과 관련해 공식적으로 기준을 전달한 것은 없다"며 "배상을 논의하려면 불완전판매에 따른 손해가 확정돼야 하는데, 현재는 검사 결과를 두고 의견을 나누는 단계"라고 말했다.

선배상이 현실화되더라도 모든 투자자가 일괄적으로 배상받는 것은 아니다. 금감원이 검토하는 방안은 검사·제재 과정에서 불완전판매가 확인된 건을 대상으로 한다. 구체적인 대상 범위와 선배상 기준이 정해져야 판매사들도 수용 여부와 규모를 판단할 수 있다.

판매사들이 먼저 자율배상에 나설지도 변수다. 금감원은 판매사의 자율적인 피해구제 노력과 향후 분쟁조정위원회 개최 실익 등을 함께 살펴 분조위 회부 여부를 정할 계획이다. 당국이 기준을 제시하더라도 개별 판매사의 수용 여부와 실제 배상까지는 추가 절차가 필요한 셈이다.

금감원은 관련 증권사 제재안을 신속하게 제재심에 부의한다는 방침이다. 홈플러스 회생계획이 인가된 만큼 이제 증권업계에서는 금감원이 불완전판매 범위와 선배상 기준을 어떤 수준으로 제시할지가 다음 쟁점이 됐다.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