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성장판 찾는 삼성·한화·교보생명…해외·종합금융·지주 전환 '삼색전략'
  • 김태환 기자
  • 입력: 2026.09.02 15:00 / 수정: 2026.09.02 15:00
생보 수입보험료 성장률 올해 1% 전망…국내 성장 한계
삼성은 해외 보험·한화는 글로벌 종합금융·교보는 금융지주 전환
국내 생명보험시장의 성장이 정체되는 가운데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빅3 생명보험사들이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더팩트 DB
국내 생명보험시장의 성장이 정체되는 가운데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빅3 생명보험사들이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 | 김태환 기자] 국내 생명보험시장이 성숙·포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대형 생명보험사들이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저출생·고령화에 따른 인구구조 변화에 보험 수요의 성장세까지 둔화하면서 국내 생명보험 영업만으로 중장기 성장을 이어가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삼성생명은 해외 보험사업 확대, 한화생명은 해외 은행·증권을 아우르는 종합금융사업, 교보생명은 국내 금융 포트폴리오 확충을 통한 금융지주 전환에 각각 무게를 두며 서로 다른 해법을 찾는 모습이다.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연구원은 올해 국내 생명보험 수입보험료가 125조3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0%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2023년 수입보험료가 15.3% 감소한 이후 2024년 증가율도 0.9%에 머물렀다. 지난해에는 보장성보험과 퇴직연금 등을 중심으로 9.3%의 반등이 예상됐지만 올해 다시 성장률이 1%대로 낮아지는 셈이다. 보험연구원 역시 인구구조 변화와 보험시장의 성숙·포화로 보험업의 영업 수익성이 낮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상품별 성장성도 엇갈린다. 올해 보장성보험 수입보험료는 질병보험 등 제3보험 판매 확대에 힘입어 7.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저축성보험은 4.8%, 변액보험은 2.4% 감소할 전망이다. 생보사들이 건강보험 시장으로 몰리고 있지만 한정된 시장을 두고 보험사 간 경쟁이 심화하면서 장기적으로 지속적인 수요를 만들어내는 데도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생보업계 1위 삼성생명은 국내 시장을 넘어 해외 보험사업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키우고 있다. 올해 상반기 외부 컨설팅을 통해 글로벌 사업전략을 재정비하고 기존 중국·태국 보험사업을 확대하는 동시에 아시아 신흥국과 미국 등에서 M&A 기회를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최근에는 KDB생명 인수도 검토했지만 최종적으로 본입찰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국내 생보사를 추가로 인수해 외형을 확대하기보다는 사업 시너지를 따져 성장성이 높은 해외시장에 자본을 배치하는 쪽으로 무게를 옮긴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생명은 보험업 자체에서 벗어나기보다는 국내 보험시장 의존도를 낮추고 보험사업의 무대를 해외로 확장하는 전략인 셈이다.

한화생명은 해외 진출과 동시에 금융업의 경계까지 넓히고 있다. 베트남·인도네시아의 생명보험사업을 넘어 인도네시아 노부은행에 투자해 국내 보험사 최초로 해외 은행 경영에 참여했으며 미국 증권사 벨로시티클리어링 지분 75% 인수도 완료했다. 보험사를 해외에 하나씩 늘리는 방식에서 벗어나 은행·증권까지 갖춘 글로벌 종합금융회사로 사업구조를 확장하는 전략이다.

이 같은 전략은 이미 실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화생명의 올해 상반기 해외 종속법인 합산 순이익은 1030억원으로 전년 동기 353억원보다 191.8% 증가했으며 전체 연결 순이익의 11.3%를 차지했다. 특히 해외에서 발생한 이익 가운데 은행·증권 등 비보험 금융사업의 비중이 커지면서 해외사업이 새로운 수익축으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다만 공격적인 확장에 따른 자본관리 부담은 과제다. 한화생명의 6월 말 K-ICS 비율은 약 167%로 삼성생명보다 자본여력이 상대적으로 낮다. 해외 금융사 인수와 사업 확대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사업 다각화를 추가적인 이익으로 연결하는 동시에 자본건전성을 안정적으로 유지해야 한다.

교보생명은 해외보다는 국내에서 금융 포트폴리오를 채우는 전략을 택했다. 금융지주 전환을 염두에 두고 생명보험 중심이었던 사업구조를 증권·자산운용·저축은행 등으로 빠르게 다각화하고 있다.

교보생명은 지난 4월 약 9000억원을 투입해 SBI저축은행 지분 50%+1주를 인수하며 저축은행업에 진출했다. 이어 교보악사자산운용의 잔여 지분 50%를 1075억원에 취득해 완전자회사로 편입했다. 현재 AXA손해보험 인수도 검토하고 있어 거래가 성사될 경우 생명보험·손해보험·증권·자산운용·저축은행을 갖춘 금융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게 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성숙·포화된 국내 생보시장만으로는 기존 성장률을 유지하기 어려워졌다"면서 "생보 빅3가 각기 다른 영역에서 찾은 새로운 성장판을 실제 이익과 기업가치 확대로 연결할 수 있을지가 향후 경쟁구도를 좌우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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