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 D&A·현대로템 vs 한화에어로…1.9조원 KF-21 미사일 사업 맞붙는다
  • 송다영 기자
  • 입력: 2026.09.02 10:50 / 수정: 2026.09.02 10:50
한화에어로·현대로템·LIG D&A 경쟁…덕티드 램제트 기술력 승부
항공무장 국산화 추진…향후 벌점 등 제재 변수
국산 초음속 전투기 KF-21 보라매에 탑재할 장거리 공대공 유도탄 개발 사업을 놓고 국내 방산 3사의 수주전이 본격화하고 있다. 사진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국산 초음속 전투기 KF-21 양산2호기와 다목적무인기 실증기가 공개된 모습. /사진공동취재단
국산 초음속 전투기 KF-21 보라매에 탑재할 장거리 공대공 유도탄 개발 사업을 놓고 국내 방산 3사의 수주전이 본격화하고 있다. 사진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국산 초음속 전투기 KF-21 양산2호기와 다목적무인기 실증기가 공개된 모습. /사진공동취재단

[더팩트ㅣ송다영 기자] 국산 초음속 전투기 KF-21 보라매에 탑재할 장거리 공대공 유도탄 개발 사업을 놓고 국내 방산 3사의 수주전이 본격화하고 있다.

2일 업계 등에 따르면 국방과학연구소(ADD)는 오는 7일까지 체계개발 사업 제안서를 접수한 뒤 10월 중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12월까지 최종 계약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은 KF-21에 실릴 국산 무장 가운데 마지막으로 남은 대형 과제로 지목된다. 개발비 7535억원에 후속 양산비 1조1471억원을 합친 전체 사업 규모는 약 1조9000억원에 달한다.

KF-21은 올 7월 개발을 마치고 하반기부터 실전 배치에 들어갈 예정이지만, 기체와 달리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은 아직 유럽산(미티어)을 사용하고 있다. 장거리 공대공유도탄은 KF-21이 가시거리 밖(BVR)에서 적 전투기를 공격하는 데 필요한 핵심 무장로, 현재는 유럽 방산업체 MBDA가 개발한 미티어가 맡았다. ADD는 이번 사업을 통해 해당 무장의 국내 기술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자주포·전차 등 지상무기에서 입증한 K-방산의 수출 경쟁력을 항공무장 분야로 확대하기 위해서는 기체뿐 아니라 미사일 등 핵심 항공무장의 국산화가 필수적이라고 보고 있다.

K9 자주포가 대표적인 사례다. K9은 초기 독일 MTU 엔진을 탑재하면서 수출 때마다 독일 정부의 별도 승인을 받아야 했다. 이후 STX엔진 제품으로 국산화하면서부터는 수출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줄였다.

현재 구도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 팀을 이룬 현대로템·LIG D&A가 맞붙는 형태다. 양측 모두 미사일 성능의 핵심인 고체 '덕티드 램제트' 엔진 기술력을 강조하고 있다. 덕티드 램제트 엔진은 비행 중 외부 공기를 끌어들여 연료를 연소하는 방식으로 장거리 비행에도 추진력을 유지하는 데 유리하다. 적기가 급기동하며 회피하더라도 미사일이 비행 후반까지 높은 에너지를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년간 축적한 추진기관 고체 덕티드 램제트 엔진 연구 기술과 KF-21 엔진 생산 이력을 바탕으로 경쟁에 참여하고 있다. 현대로템은 램제트 엔진 개발 역량을 앞세워 장기 개발 인프라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LIG D&A는 장거리 공대지 및 단거리 공대공 미사일 개발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우며, 항공유도무기 체계통합 능력을 어필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한화에어로는 그간의 실적과 지대지, 지대공, 공대지, 공대공 등 다양한 미사일 체계 통합 능력과 추진기관 개발 역량 등에 강점이 있으며 2021년 이후 정부가 발주한 덕티드 램제트 관련 6개 과제 중 5개를 수행하고 있다"며 "KF-21과 공대공 미사일 간 연동기술을 개발하는 한편 KAI와 공동 마케팅을 통해 전투기와 항공무장을 결합한 수출 경쟁력도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LIG D&A 관계자는 "LIG D&A는 한국형 GPS 유도폭탄인 KGGB와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 ‘천룡’, 단거리 공대공 유도탄 등 다양한 항공무장 개발을 통해 통합·시험·양산·전력화 전 과정의 경험을 축적해 왔다"며 "지난 6월 장공지 비행시험 성공으로 체계통합 및 검증 능력을 입증한 만큼, 가혹한 개발 일정에서도 사업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LIG D&A 모두 최근 사법·안전 리스크가 불거진 만큼 향후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벌점이나 감점 등 제재 가능성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6월 대전사업장 폭발 사고로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LIG D&A는 최근 임직원이 방위사업청 공무원에게 금품을 건넨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양사 모두 현재 입찰참가 제한 처분을 받은 상태는 아니지만, 관련 제재가 실제 적용될 경우 사업자 선정 평가와 사업 일정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ADD는 제안서 평가와 현장 확인을 거쳐 10월 중 우선협상대상자를 가릴 예정이다. 내년도 국방 예산은 사상 처음으로 70조원을 돌파하는 가운데, KF-21의 장거리 교전 능력을 국내 기술로 확보하게 된다면 KF-21과 국산 무장을 묶은 패키지 수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manyze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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