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자재 국내서 조달…커스터마이징 식문화 구축

[더팩트 | 손원태 기자] "단순히 시장에 새로운 메뉴를 제공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고객이 자신의 취향대로 건강한 한 끼 식사를 완성하고 치폴레를 즐기는 것 자체가 평범한 일상이 되도록 만들겠습니다."
허희수 상미당홀딩스 CVO(최고비전책임자) 사장이 국내 치폴레 사업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며 밝힌 포부다. 상미당홀딩스(구 파리크라상)의 외식 계열사 빅바이트컴퍼니는 프리미엄 버거 '쉐이크쉑'의 국내 안착 이후 10년 만에 멕시칸 패스트 캐주얼 브랜드 '치폴레'를 전격 도입했다.
빅바이트컴퍼니는 1일 오전 서울 강남역 인근에서 치폴레 1호점 론칭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번 매장은 치폴레의 한국 운영사인 '에스앤씨레스토랑홀딩스(S&C Restaurants Holdings Pte. Ltd., 이하 S&C)'가 아시아 전역을 통틀어 처음으로 선보이는 곳이다.
S&C는 빅바이트컴퍼니와 미국 치폴레 본사가 손잡고 설립한 합작법인(JV)이다. 치폴레가 JV 형태로 해외에 진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과 싱가포르 사업권을 확보한 S&C는 연내 국내 2·3호점을 열고 내년 상반기 싱가포르로 진출할 계획이다.
치폴레는 1993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에서 첫 매장을 내며 패스트 캐주얼 브랜드로 출발했다. '진정성 있는 음식(Food with Integrity)'을 가치로 내걸고 매일 신선한 식자재를 매장에서 직접 손질해 제공한다. 고객이 원하는 재료를 직접 고르는 '커스터마이징' 방식이 특징이다. 현재 전 세계 10개국에서 4200여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총 96석 규모의 강남점은 오픈 키친을 도입해 고객이 식자재 손질과 조리 과정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도록 투명하게 설계했다. 매장 인테리어는 우드와 메탈 소재를 활용해 치폴레 특유의 모던하고 미니멀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스콧 보트라이트 치폴레 최고경영자(CEO)는 "한국은 소비자가 어떤 음식을 섭취하는지, 식재료가 어떻게 공급되고 조리되는지 깊은 관심을 두는 대단히 정교한 시장"이라며 "이러한 특징은 치폴레가 추구하는 경영 철학과 일맥상통한다"고 밝혔다.
이어 "치폴레는 전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재료만 엄선해 사용해 왔으며, 한국 매장 역시 대부분의 식자재를 국내 현지에서 조달한다"며 "10달러 내 합리적인 가격 책정으로 누구나 부담 없이 건강한 멕시칸 푸드를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치폴레 강남점은 미국 현지 매장의 메뉴 구성과 조리, 주문 방식 등을 동일하게 적용한다. 미국 현지의 맛과 운영 시스템을 그대로 구현하는 한편, 모든 음식에는 합성향료나 색소, 보존료가 일절 들어가지 않는다. 식자재 손질부터 메뉴 준비까지 모든 과정은 매일 아침 매장에서 직접 이뤄진다.
주문은 카운터를 따라 이동하며 진행된다. 고객은 △부리또 △부리또 볼 △타코 △샐러드 △퀘사디아 중 기본 베이스 메뉴를 고른다. 이어 원하는 재료를 얹어 자신만의 멕시칸 푸드를 완성하는 식이다. 주재료인 프로틴(단백질) 메뉴는 치킨과 스테이크를 비롯해 향신료를 부드럽게 익힌 소고기 '바바코아', 돼지고기 '카르니타스', 두부로 만든 '소프리타스', 과카몰레가 제공되는 '베지' 등 총 6종이다.
끝으로 화이트·브라운 라이스와 블랙·핀토빈을 더하고, 살사와 치즈, 사워크림, 과카몰레 등 토핑을 조합할 수 있다. 치폴레는 미국의 커스터마이징 문화를 그대로 들여오되, 이러한 식문화 경험이 한국 소비자 일상에 스며들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허희수 상미당홀딩스 CVO(최고비전책임자) 사장은 "한국 소비자에게 익숙한 방식으로 치폴레를 현지화하면서도 브랜드 본연의 정체성을 최대한 유지하는 것이 핵심 전략이다"며 "이번 사업을 준비하면서 매장 설계나 인테리어 요소보다는 고품질 식재료 수급과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하는 데 더욱 힘을 썼다"고 설명했다.

◆ 쉐이크쉑 그후 10년, 치폴레로 외식 확장 나선 허희수
앞서 상미당홀딩스는 2016년 7월, 서울 강남역 인근에 미국 프리미엄 버거 '쉐이크쉑'을 국내 처음 론칭했다. 쉐이크쉑 역시 허 사장이 지난 2011년 미국 뉴욕에서 접한 뒤 국내 도입을 추진한 브랜드로, 그는 뉴욕과 서울을 수없이 오가며 사업에 공을 들였다. 쉐이크쉑은 개장 직후 매장 앞에 긴 대기 행렬이 이어지는 진풍경을 연출했고, 국내 외식업계에 '프리미엄 버거 시장'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만들었다.
상미당홀딩스는 쉐이크쉑을 한국인 입맛에 맞는 '고추장 치킨쉑'이나 '막걸리 쉐이크' 같은 로컬 메뉴로 잇달아 선보이며, 차별화된 현지화 전략을 펼쳤다. 이는 미국 본사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끌어냈고,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시장의 사업권까지 확보하는 성과로 이어졌다.
현재 상미당홀딩스는 국내 37개점을 비롯해 싱가포르 11개점, 말레이시아 4개점 등 국내외 52개의 쉐이크쉑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후 쉐이크쉑 사업부를 물적분할해 지난 2023년 12월, 외식 전문 법인인 '빅바이트컴퍼니'를 새롭게 출범시켰다.
빅바이트컴퍼니는 쉐이크쉑 외에도 미국 프리미엄 스무디·주스 브랜드 '잠바주스'를 함께 전개하고 있다. 허희수 사장은 허영인 상미당홀딩스 회장의 차남이자 오너 3세로, 그룹의 외식 및 신사업 부문을 지휘하고 있다. 그는 빅바이트컴퍼니뿐만 아니라 던킨과 배스킨라빈스를 핵심 사업부로 둔 비알코리아의 대표로도 올라있다.
특히 이번 치폴레의 국내 도입은 10년 전 쉐이크쉑과 같이 허 사장이 직접 이끌었다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디저트가 중심인 비알코리아와 달리, 빅바이트컴퍼니가 미국의 프리미엄 외식 브랜드 위주로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빅바이트컴퍼니는 지난해 연 매출이 전년 대비 17.5% 증가한 1251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수익성에서는 44억원의 영업손실과 35억원의 순손실을 내 외형 성장과 내실 경영을 동시에 달성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이에 따라 치폴레가 실적 반등을 위한 결정적인 승부수가 될 전망이다.
허 사장은 "치폴레는 정답을 정해두지 않는 브랜드로, 식재료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선택은 온전히 고객에게 맡기겠다"며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춘 건강하고 만족스러운 최상의 외식 경험을 제공하는 데 목표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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