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현號 현대해상, 수익성 중심 '체질개선'…성과 가시화
  • 김태환 기자
  • 입력: 2026.09.01 11:03 / 수정: 2026.09.01 11:03
상반기 순익 6151억·36.4%↑…장기보험 손익 2배로 확대
신계약 CSM 감소에도 수익성 배수 상승…K-ICS 209%로 개선
이석현 현대해상 대표 취임 이후, 외형 확대보다 수익성과 자본효율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한 성과가 나오고 있다. /현대해상
이석현 현대해상 대표 취임 이후, 외형 확대보다 수익성과 자본효율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한 성과가 나오고 있다. /현대해상

[더팩트 | 김태환 기자] 현대해상이 이석현 대표 취임 이후 외형 확대보다 수익성과 자본관리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하면서 체질개선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고수익 상품과 우량계약을 중심으로 장기보험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면서 보험 본업의 이익 체력이 개선되는 모습이다. 여기에 자산·부채종합관리(ALM)를 강화하며 자본건전성도 끌어올리면서 수익성과 자본여력을 함께 높이는 전략이 실적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의 올해 상반기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은 615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4% 증가했다. 특히 장기보험 손익이 6139억원으로 105.7% 급증하며 실적 개선을 견인했고 일반보험 손익도 1022억원으로 38.9% 늘었다. 반면 자동차보험은 102억원 적자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고 투자손익도 1058억원으로 55.3% 감소했다. 자동차보험과 투자부문의 부진에도 순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한 만큼 장기보험을 중심으로 한 보험 본업의 수익성 개선이 실적 성장을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해상은 이석현 대표 취임 이후 단순한 매출 확대보다 자본력 개선과 보험 본업의 수익성을 높이는 데 경영의 초점을 맞추었다. 장기보험에서는 신계약 판매량 자체를 늘리는 대신 우량계약과 고수익 상품 비중을 높이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자동차보험에서는 손해율 관리가 가능한 우량 물건을 중심으로 선별 인수하고, 일반보험 역시 위험도가 높은 계약을 무리하게 확보하기보다 수익성을 따지는 방향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했다. 자산운용 부문에서는 장기채 투자를 확대하는 등 ALM 관리 강화에 무게를 두고 있다.

실제 장기보험에서는 계약의 질과 관련된 지표가 개선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보험금 예실차 적자는 781억원으로 전년 동기 1441억원보다 660억원 축소됐다. 보험금 예실차는 보험사가 예상했던 보험금과 실제 지급된 보험금의 차이로, 적자 폭이 줄었다는 것은 예상보다 보험금이 많이 지급되면서 발생하는 부담이 완화됐다는 의미다.

초기 계약의 손해율도 하락했다. 가입 1년차 계약 손해율은 상반기 20.3%로 전년 동기보다 5.6%포인트 낮아졌고, 2년차 계약 손해율 역시 72.0%로 4.4%포인트 개선됐다. 계약 유지율도 상승했다. 13회차 유지율은 87.5%, 25회차 유지율은 74.1%를 기록했다. 계약을 많이 확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장기간 유지되는 우량계약의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영업구조가 변화하고 있는 셈이다.

신계약 지표에서도 '외형보다 수익성'이라는 전략이 나타난다. 현대해상의 올해 상반기 신계약 보험계약마진(CSM)은 95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4% 감소했다. 인보험 신계약 월납환산액도 같은 기간 11.9% 줄었다. 신규 판매 규모 자체는 감소했지만 계약당 수익성을 보여주는 지표는 오히려 개선됐다.

인보험 신계약 CSM 배수는 올해 1분기 18.1배에서 2분기 18.5배로 상승했다. 신계약 CSM 배수는 보험료 대비 계약에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미래이익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판매 규모가 줄어든 가운데 CSM 배수가 높아졌다는 것은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상품과 계약의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전체 CSM도 증가세를 이어갔다. 현대해상의 6월 말 CSM은 9조8944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1.2% 증가했다. 신계약 판매 규모가 감소한 상황에서도 전체 CSM이 늘면서 미래이익 기반은 확대됐다. IFRS17 도입 이후 보험업계의 경쟁 기준이 단순한 보험료 매출 확대보다 CSM과 계약 수익성을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는 상황에서 현대해상의 포트폴리오 조정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다.

자본건전성도 개선세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해상의 지급여력(K-ICS) 비율은 2024년 말 157.0%에서 지난해 말 190.1%로 상승한 데 이어 올해 6월 말에는 209.0%까지 높아졌다. 장기채 매입 등을 통한 ALM 강화와 함께 금리 상승, 이익잉여금 증가 등이 자본비율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

특히 자산·부채 듀레이션 갭은 지난해 3분기 1.7년에서 올해 6월 말 0.7년으로 축소됐다. 자산과 부채의 금리 민감도 차이를 줄이면 시장금리 변동에 따른 자산·부채 가치의 불일치를 완화할 수 있어 K-ICS 비율의 변동성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현대해상이 보험 영업에서 수익성을 높이는 동시에 자산운용에서는 ALM을 강화해 자본 부담을 낮추는 방향으로 사업구조를 조정하고 있는 셈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현대해상의 최근 실적 개선은 신계약을 공격적으로 늘려 단기간 외형을 확대하기보다 장기보험의 손해율과 유지율을 개선하고 고수익 상품 비중을 높이는 한편 ALM을 강화해 자본 부담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춘 결과"라며 "향후에도 신계약 CSM의 절대 규모를 유지하면서 현재의 계약 수익성과 K-ICS 개선 흐름을 지속할 수 있을지가 이석현 체제의 체질개선 성과를 판단하는 핵심 지표가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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