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늪 빠진 이커머스…컬리 '홀로 흑자' 질주하는 이유는
  • 손원태 기자
  • 입력: 2026.08.31 14:46 / 수정: 2026.08.31 14:46
쿠팡·G마켓·11번가·SSG닷컴·롯데온 등 적자
컬리만 영업익 흑자…앱 이용자도 28.7% 급증
네이버 동맹·배송망 확장 등 주효
쿠팡, G마켓, 11번가, SSG닷컴, 롯데온 등 이커머스 업계가 일제히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컬리는 흑자를 이어가고 있다. 자체 배송망 확장과 네이버와 협업을 통해 판매망을 넓힌 점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컬리
쿠팡, G마켓, 11번가, SSG닷컴, 롯데온 등 이커머스 업계가 일제히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컬리는 흑자를 이어가고 있다. 자체 배송망 확장과 네이버와 협업을 통해 판매망을 넓힌 점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컬리

[더팩트 | 손원태 기자] 대규모 과징금 여파로 1조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한 쿠팡을 비롯해 G마켓, 11번가, SSG닷컴, 롯데온 등 이커머스 업계가 일제히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반면 컬리는 상반기 역대 최대 실적을 쓰며 유일하게 흑자 기조를 굳혔다. 수도권 외 지역으로 자체 배송망을 확장하는 한편, 네이버와 협업을 통해 판매망을 넓힌 점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컬리는 상반기 매출이 연결 기준 전년 대비 27.7% 증가한 1조4805억원, 영업이익은 1581.5% 급증한 516억원을 기록했다. 반기순이익도 457억원을 내 흑자 전환했다.

반면 경쟁사들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쿠팡은 개인정보 유출 과징금 영향으로 영업손실 1조1895억원을 썼다. 11번가(182억원)와 SSG닷컴(514억원), 롯데온(132억원) 등 주요 이커머스 업체들도 상반기 실적 부진으로 적자를 면치 못했다. G마켓 역시 1분기 영업손실이 698억원에 달한 상황이다. 11번가와 롯데온 등은 연초부터 희망퇴직을 단행하며 고강도 체질 개선에 돌입한 상태다.

컬리는 지난해 창립 10년 만에 처음으로 연간 흑자를 달성한 데 이어, 올해 1·2분기 연속으로 수익성 개선을 이어가고 있다. 물류 인프라 안정화에 따른 매출원가율 개선과 판매자배송상품(3P) 수수료 확대가 주효했다.

컬리의 상반기 매출원가는 전년(7765억원) 대비 25.5% 오른 9746억원을 기록했으나, 매출총이익이 3830억원에서 5058억원으로 32.1% 급증하며 전체 수익을 끌어올렸다. 이에 컬리의 상반기 매출총이익률도 전년 대비 1.2%p 상승한 34.2%를 기록했다.

컬리는 상반기 수수료 매출도 40.0% 증가한 188억원을 냈다. 전체 매출에서 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지만, 수익성을 개선하는 데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이용자 지표도 호조세다. 컬리의 성장세는 이용자 유입 데이터에서도 뚜렷하게 확인된다. 업계 안팎에서는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불거진 플랫폼 간 이용자 이동 흐름 속에서 컬리가 네이버 제휴와 배송망 확장을 통해 반사이익을 거둔 것으로 보고 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컬리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2025년 10월 366만8030명에서 올해 7월 472만408명으로 28.7% 늘었다. 같은 기간 컬리와 손잡은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의 MAU도 525만5689명에서 887만8578명으로 68.9% 뛰었다.

컬리는 지난해 9월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내에 숍인숍 형태의 컬리N마트를 선보였다. 네이버 멤버십 회원을 컬리의 잠재 고객으로 흡수하면서 컬리N마트는 출범 1년 만에 월 거래액이 10배가량 성장했다. /컬리
컬리는 지난해 9월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내에 숍인숍 형태의 '컬리N마트'를 선보였다. 네이버 멤버십 회원을 컬리의 잠재 고객으로 흡수하면서 컬리N마트는 출범 1년 만에 월 거래액이 10배가량 성장했다. /컬리

컬리는 지난 2015년 '더파머스'로 출발했으며, 당시 국내 최초로 새벽배송(샛별배송) 기반의 온라인 장보기 서비스 '마켓컬리'를 선보였다. 컬리는 자체 물류망으로 샛별배송 시스템을 수도권에 선제적으로 도입하며, 시장을 빠르게 선점했다.

그러나 쿠팡이 대대적인 투자로 국내 100여개의 물류센터를 구축하고 새벽배송을 전국권으로 확대하자, 시장 선점 효과를 누리던 컬리의 입지는 점차 좁아졌다. 현재 컬리는 김포와 평택, 창원 물류센터를 가동하며 배송망 재정비에 들어갔다. 이를 기반으로 수도권 중심이던 샛별배송 권역을 충청권과 경상권, 호남권 등 전국권으로 다시금 확장했다.

컬리는 최근 기존의 새벽배송에 더해 당일 자정 전 상품을 받아볼 수 있는 '자정 샛별배송'을 론칭했다. 오후 3시 이전 주문 건은 당일 밤에, 이후 주문 건은 익일 새벽에 받는 '일 2회 배송 체계'를 구축하며, 쿠팡의 배송 서비스에 도전장을 내민 셈이다. 다만 이 시스템은 현재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서만 전개되고 있다.

플랫폼 연합 전선 구축도 외형 성장에 힘을 보탰다. 지난해 9월 네이버와 협력해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내에 숍인숍 형태의 '컬리N마트'를 선보였다. 컬리가 외부 플랫폼에 진출한 첫 사례다. 네이버 멤버십 회원을 컬리의 잠재 고객으로 흡수하면서 컬리N마트는 출범 1년 만에 월 거래액이 10배가량 성장했다.

컬리의 확장 시도는 상품군으로도 이어졌다. 지난 2022년 11월 화장품 전문 카테고리인 '뷰티컬리'를 론칭하며, 기존 식료품 중심이던 사업 구조를 생활밀착형 상품군으로 범위를 넓혔다. 컬리의 취급 상품수(SKU)는 3만6000여개로, 그중 절반을 비식품군으로 채웠다.

여기에 창업주 김슬아 대표가 참여해 70여개의 자체 기준을 통과한 제품만 엄선하는 큐레이션 시스템이 더해지며, 소비자 신뢰를 확보하고 있다.

컬리 측은 "주력 사업과 신사업의 고성장을 토대로 기업가치를 극대화해 성공적인 기업공개(IPO)를 위한 기반을 다지겠다"며 "컬리만의 큐레이션과 배송망에 네이버의 기술력을 결합해 더 많은 고객이 프리미엄 신선식품과 샛별배송을 경험할 수 있도록 경쟁력을 고도화하겠다"고 했다.

tellme@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