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S 장애 42건 업계 공동 최다…담보비율 오안내로 반대매매

[더팩트ㅣ박지웅 기자] 카카오페이증권이 신혼부부를 겨냥해 야심차게 선보인 '주식 축의금' 캠페인이 잇따른 오류로 체면을 구겼다. 약 2주 만에 혼인 인증 참여자 3만명을 끌어모으며 흥행했지만 한 이벤트 참여자는 혼인 관련 서류를 세 차례 제출하고도 반려됐고, 어렵게 인증을 마친 뒤에는 당초 약속한 5만원 상당에 크게 못 미치는 주식이 지급됐다. 최근에는 고객센터가 반대매매를 피하기 위한 담보비율까지 잘못 안내한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 최다 수준의 전산장애 이력까지 맞물리면서 카카오페이증권의 전산 안정성과 고객보호 체계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증권은 최근 '2026년 대한민국은 결혼하면 주식을 받는 나라' 캠페인 참여 고객을 대상으로 주식 지급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했다는 내용의 안내문을 공지했다.
이번 캠페인은 올해 혼인신고를 하고 이를 인증한 부부에게 1인당 5만원, 가구당 최대 10만원 상당의 국내 주식을 지급하는 행사다. 결혼이라는 새로운 출발을 주식으로 축하하고 부부가 함께 자산을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취지로 지난달 22일 시작됐다.
초반 반응은 뜨거웠다. 혼인 인증 참여자는 시작 5일 만에 1만5000명을 넘어선 데 이어 열흘이 채 되기 전에 2만명에 도달했다. 이달 첫째 주에는 3만명을 돌파했다.
특히 참여자의 71.7%가 30대였고 20대도 23.9%를 차지해 2030세대 비중이 95%를 넘어섰다. 카카오페이증권 계좌를 보유하지 않았던 신청자도 전체의 37%에 달했다. 기존 고객을 대상으로 한 이벤트를 넘어 신규 고객을 끌어들이는 효과까지 거둔 셈이다.
카카오페이증권도 흥행 성과를 적극 알렸다. 신호철 카카오페이증권 대표는 지난 12일 3만번째 혼인 인증 고객인 경기 성남 거주 30대 부부를 직접 만나 축하 인사와 함께 골드바 1돈(3.75g)을 전달했다.

◆ 세 번 서류 냈는데 반려…5만원 주식은 7100원어치만
그러나 흥행 이면에서는 이벤트 참여 단계부터 잡음이 발생했다.
올해 결혼해 이벤트 대상에 해당하는 한 신혼부부 이용자는 혼인 사실을 인증하기 위한 관련 서류를 세 차례나 제출했지만 모두 반려됐다. 반복적인 반려에도 구체적인 사유가 제대로 안내되지 않아 같은 인증 절차를 되풀이해야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어렵게 혼인 인증을 마친 뒤에는 주식 지급 과정에서 또다시 문제가 발생했다. 해당 이용자에게 실제 지급된 주식은 에코프로 0.0881주로 당시 평가액은 약 7100원 수준이었다. 이벤트에서 내건 1인당 5만원 상당의 주식과 비교하면 7분의 1 수준이다.
결국 카카오페이증권은 주식 지급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했다며 이용자에게 별도의 안내문을 발송했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주식 지급 과정에서 발생한 오류와 앞서 발송된 안내 문구로 혼란을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일부 고객에 대한 처리 과정에서 실제 조치 내용이 충분히 설명되지 못해 '주식 대신 현금이 지급되는 것'으로 오해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다만 회사 측은 이벤트 혜택으로 제공되는 주식은 정상적으로 지급됐다는 입장이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이벤트 혜택으로 제공되는 주식은 정상적으로 지급(취득)됐으며 처리 과정에서 발생한 오류에 대해서는 고객에게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도록 필요한 조치를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동일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련 프로세스를 점검하고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안내문에는 오류가 발생한 구체적인 원인이나 대상 이용자 규모, 5만원 상당의 주식 대신 일부 이용자에게 이보다 적은 금액의 주식이 지급된 경위 등은 담기지 않았다.
◆ 전산장애 42건 업계 공동 1위…4년 연속 증가 '유일'
이번 지급 오류가 단순한 이벤트 운영상의 실수로만 받아들여지기 어려운 이유는 카카오페이증권의 반복된 전산장애 이력 때문이다.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500만 계좌 이상을 보유한 증권사 12곳에서 2022년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발생한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장애는 총 190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카카오페이증권과 토스증권이 각각 42건으로 공동 1위를 기록했다. 두 회사에서 발생한 장애만 총 84건으로 전체의 44.2%에 달했다.
특히 조사 대상 12곳 가운데 4년 연속 장애 건수가 증가한 증권사는 카카오페이증권이 유일했다. 이용자와 거래 규모가 확대되는 과정에서 전산 안정성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IT 투자 규모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카카오페이증권과 토스증권의 연평균 IT 투자액은 각각 395억원, 424억원이었다. 같은 기간 장애가 한 건도 발생하지 않은 미래에셋증권(1585억원)과 KB증권(1587억원)의 약 4분의 1 수준이다.

◆ "120% 맞추면 된다" 믿고 7600만원 넣었는데 반대매매
전산 안정성뿐 아니라 고객보호 체계를 둘러싼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카카오페이증권 고객센터가 반대매매를 피하기 위한 담보비율을 잘못 안내해 실제 반대매매가 발생하는 일도 있었다.
카카오페이증권 이용자 A씨는 지난달 28일 신용융자로 매수한 주식이 급락하면서 담보비율이 기준 아래로 내려가자 반대매매를 피하기 위해 고객센터에 필요한 담보비율을 문의했다.
당시 상담원은 A씨에게 담보비율을 120% 이상으로 맞추면 반대매매가 진행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안내했다. A씨는 상담 직후 카카오페이증권 계좌에 7600만원을 추가 입금해 안내받은 담보비율을 맞췄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다음 날 보유 주식이 반대매매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이후 고객센터를 통해 다시 확인한 결과 실제 반대매매를 피하기 위해 유지해야 하는 담보비율은 120%가 아닌 140%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SK하이닉스·네이버·금호건설·대우건설·주성엔지니어링 등 5개 종목에서 약 15억원 규모의 반대매매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결국 신규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마케팅이 성과를 내는 사이 이를 뒷받침해야 할 전산 안정성과 고객보호 측면에서는 잇따라 허점이 드러나는 모양새다. 혼인 인증 반복 반려와 주식 지급 오류부터 업계 최다 수준의 MTS 장애, 반대매매 담보비율 오안내까지 문제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업은 고객의 실제 금융자산과 주문을 다루는 만큼 안정적인 전산 시스템과 정확한 고객 안내는 신뢰를 좌우하는 기본 요소다. 카카오페이증권이 고객 기반 확대에 속도를 내는 만큼 반복되는 전산장애를 줄이고 고객보호 체계를 강화하기 위한 투자가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팩트>는 주식 축의금 지급 오류와 반대매매 담보비율 오안내 등과 관련해 카카오페이증권 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카카오페이증권 관계자에게 전화와 문자로 연락을 시도했다. 오류 발생 원인과 피해 고객 규모, 보상 및 재발방지 대책, 내부통제 점검 여부 등을 담은 질의서를 전달했지만 보도 시점까지 별도의 답변은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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