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전산장애 민원 19건 '최다'…유사 피해 전수조사

[더팩트|박지웅 기자] 토스증권 이용자 한 명의 거래내역에서 약 2년간 76건의 주문거부·주문실패 기록이 확인됐다. 특정 종목이나 거래일에 집중된 것이 아니라 여러 해외주식과 거래시간에 걸쳐 반복적으로 나타났다.
76건 가운데 18건은 토스증권의 전산장애가 회사 공지나 언론·국회 자료 등을 통해 알려진 날짜와 겹쳤다. 이 가운데 제보자 A씨가 실제 보상을 받은 것으로 확인한 사례는 2건이다. 모든 사례를 전산장애로 단정할 수는 없지만 한 이용자의 거래내역에서만 수십 건이 발견된 만큼 동일한 환경에서 거래한 다른 이용자들에게도 유사한 사례가 있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토스증권은 올해 1분기 전산장애 관련 민원이 국내 증권사 가운데 가장 많았다. 최근에는 투자정보 오표기 등 투자자 보호 논란까지 이어졌다. 금융감독원이 최근 토스증권 본사를 직접 찾아 경영진에 내부통제와 금융소비자 보호 체계 재점검을 요구한 가운데 공개된 장애 건수를 넘어 실제 주문거부·실패 규모를 들여다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유아이패스·브로드컴·테슬라·엔비디아…종목 가리지 않고 반복
27일 <더팩트>가 제보자 A씨로부터 받은 거래내역을 분석한 결과 2024년 5월부터 2026년 4월까지 주문거부 53건과 주문실패 23건 등 총 76건이 확인됐다. 주문거부가 전체의 69.7%, 주문실패가 30.3%다.
A씨의 거래내역을 보면 주문거부·실패는 특정 종목에 국한되지 않았다. 주문거부는 유아이패스와 그래닛셰어즈 2배 롱 엔비디아 데일리 ETF, 브로드컴, 어도비, 메타 플랫폼스, 노바백스 등에서 확인됐다. 셀렉쿼트와 빅베어AI홀딩스, 알로진 테라퓨틱스, 오클로, 리게티 컴퓨팅, AST 스페이스모바일, 워크데이 등에서도 주문거부 기록이 나타났다.
주문실패 역시 디렉시온 데일리 엔비디아 불 2X 셰어즈, 그래닛셰어즈 2배 롱 엔비디아 데일리 ETF, AMC 엔터테인먼트 홀딩스, 일라이릴리, 글로벌스타, 테슬라, 엔비디아, 샌디스크, 알파벳 클래스C 등 여러 종목에서 확인됐다.
매수와 매도를 가리지 않았고 본장과 프리마켓, 애프터마켓 등 여러 거래 세션에 걸쳐 나타났다.
다만 76건을 모두 토스증권의 전산장애로 볼 수는 없다. 일부 주문실패는 미국주식 거래시간 종료에 따라 시스템상 정상적으로 실패 처리됐을 가능성이 있다. 현지 브로커의 주문수탁 정책이나 거래소 규정, 개별 주문 조건 등에 따라 정상적으로 거부된 사례가 포함됐을 가능성도 있다.
A씨 측 역시 애프터마켓 종료 시점 등을 고려하면 일부 사례는 정상적인 주문실패로 볼 여지가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약 2년 동안 여러 종목과 거래시간에 걸쳐 76건이 반복된 만큼 각각의 주문이 어느 단계에서, 어떤 이유로 거부·실패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에 <더팩트>는 토스증권에 76건의 주문거부·실패가 발생한 구체적인 원인과 시스템상 문제 여부 등에 대해 질의했지만 회사 측은 개별 사안이라는 이유로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토스증권 관계자는 "제보자분에 관한 구체적인 사안은 확인해드리기 어려운 점 양해 부탁드린다"며 "제기된 사안과 관련해 절차에 따라 성실히 소명하고, 원만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A씨 측이 회사 공지와 언론·국회 자료 등을 거래내역과 대조한 결과 76건 가운데 18건(23.7%)은 토스증권의 전산장애가 외부에 알려진 날짜와 겹쳤다. 주문거부 53건 가운데 2건, 주문실패 23건 가운데 16건이다. 나머지 58건은 A씨 측이 확인한 공개 자료상 알려진 전산장애 발생일과 겹치지 않았다.
다만 같은 날짜에 발생했다는 사실만으로 18건 모두가 전산장애 때문에 발생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실제 주문 시각과 장애 발생 시간, 주문 조건, 주문이 어느 단계까지 처리됐는지 등을 개별적으로 대조해야 인과관계를 판단할 수 있다.
반대로 나머지 58건 역시 공개적으로 알려진 장애 발생일과 겹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시스템과 무관한 정상적인 주문거부·실패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결국 토스증권이 보유한 주문 로그 등을 통해 76건 각각의 주문이 어느 단계까지 전송됐고 어떤 이유로 거부 또는 실패했는지 확인해야 의문을 해소할 수 있는 셈이다.
◆ 올해 1분기 전산장애 민원 19건 '최다'
토스증권의 전산 안정성을 둘러싼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증권사 59곳에서 접수된 전산장애 민원은 총 10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5건보다 128.9% 증가했다. 이 가운데 토스증권이 19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실이 500만 계좌 이상을 보유한 증권사 12곳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2022년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발생한 MTS 전산장애 190건 가운데 토스증권과 카카오페이증권이 각각 42건으로 공동 최다를 기록했다.
올해 1월 2일에는 MTS에서 미국 주식 일부 주문이 정상적으로 접수되지 않는 사고가 발생했다. 같은 달 14일에는 MTS 홈 화면에서 종목과 잔고가 보이지 않는 오류가, 21일에는 일부 계좌가 사고 신고된 계좌로 분류돼 입출금이 중단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2월 26일에는 MTS와 웹트레이딩시스템(WTS)에서 원화 주문 가능 금액이 실제 잔고와 다르게 표시되는 장애가 나타났다.
최근에는 투자정보의 정확성을 둘러싼 문제도 불거졌다. 토스증권은 한국콜마의 올해 1분기 실적을 연결 기준이 아닌 별도 기준으로 표시하면서 실제 연결 기준 매출보다 50% 이상 낮은 수치를 장중 노출했다. 한국콜마는 토스증권에 항의하고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했다.
빠르게 이용자를 늘려온 토스증권이 규모에 걸맞은 전산 안정성과 투자자 보호 체계를 갖추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 한 이용자에게만 76건…다른 이용자는 괜찮았나
A씨는 이번 문제를 자신의 거래내역에 국한해 볼 사안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한 이용자에게서 여러 종목과 거래일에 걸쳐 수십 차례의 주문거부·실패가 발견됐다면 동일한 주문 시스템을 사용한 다른 이용자들에게 유사한 현상이 발생하지 않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주문거부나 실패가 발생했더라도 이용자가 이를 전산상 문제로 인지하지 못하고 자신의 주문 조건이나 시장 상황 때문이라고 판단했다면 민원을 제기하거나 보상을 요구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
단기매매 이용자에게는 주문거부가 투자 전략 자체를 바꿔놓을 수도 있다. 분할매수한 주식을 당일 매도하려던 상황에서 매도 주문이 정상적으로 처리되지 않으면 본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보유기간이 늘어나면서 가격 변동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매수 주문도 마찬가지다. 원하는 가격에 주문이 정상 처리되지 않은 뒤 주가가 상승하면 이용자는 이후 더 높은 가격에 매수해야 할 수 있다.
다만 매수 주문이 거부되지 않았다면 실제 체결됐을지, 체결 이후 어느 시점까지 보유했을지 등을 사후적으로 확정하기 어려운 만큼 매수 기회 상실을 곧바로 손해로 인정할 수 있는지는 별도의 법률적 검토가 필요하다.
그럼에도 전산상 귀책으로 주문이 정상 처리되지 않았을 경우 매수와 매도 각각의 피해를 어떤 기준으로 판단하고 보상하는지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 민원 넣어야 보상 검토?…피해 인지 못하면 그대로 끝
A씨는 토스증권의 전산장애 보상 구조에도 문제를 제기한다. A씨 주장에 따르면 이용자가 직접 주문거부나 전산장애에 이의를 제기하고 상담을 요청하면 회사가 내부 검토를 거쳐 보상 여부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실제로 A씨가 장애 발생일과 겹친 것으로 분류한 18건 가운데 보상을 받은 것으로 확인한 사례는 2건뿐이다.
물론 나머지 17건 모두가 전산장애에 따른 피해이거나 보상 대상이었다는 의미는 아니다. 개별 주문과 장애 사이의 인과관계를 따져야 한다.
문제는 이용자가 장애 발생 사실을 몰랐다면 애초 보상 여부를 검토받을 기회조차 없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전산장애 발생 시 토스증권이 전체 주문내역을 분석해 영향을 받은 이용자를 자체적으로 파악하는지, 별도 민원을 제기하지 않은 이용자의 손실 가능성까지 확인하는 절차가 존재하는지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christ@tf.co.kr
☞②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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