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그라든 유럽향 철강 수출...EU 신철강조치에 업계 '긴장'
  • 송다영 기자
  • 입력: 2026.08.24 10:20 / 수정: 2026.08.24 10:20
'신철강조치' 쿼터제로 인한 국내 철강 수출 위축 현실화
업계 "상황 지켜볼 것"…포트폴리오 다양화·정부 대책 등 수익성 방어
유럽연합(EU)이 새로운 철강 수입 규제를 시행한 첫 달, 대EU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사진은 현대제철 직원이 고로 앞에서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현대제철
유럽연합(EU)이 새로운 철강 수입 규제를 시행한 첫 달, 대EU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사진은 현대제철 직원이 고로 앞에서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현대제철

[더팩트ㅣ송다영 기자] 유럽연합(EU)이 새로운 철강 수입 규제를 시행한 첫 달 국내 철강업계의 대EU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수출액이 40% 넘게 줄면서 보호무역 장벽에 따른 타격이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신철강조치 시행 전부터 유럽향 수출이 감소세를 보였고, 통관 시차를 고려해 국내 철강사들이 사전에 물량을 조정했을 가능성도 있어 조치의 직접적인 영향을 판단하기는 이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24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 7월 한국의 대EU 철강제품(MTI 61 기준) 수출액은 1억8800만달러다. 이는 지난해 7월 3억2000만달러보다 41.2% 감소한 수치로, 2013년 7월 1억6600만달러 이후 같은 달 기준 가장 적은 수준이다.

수출 물량 역시 감소했다. 지난달 대EU 철강 수출량은 18만948t으로 전년 동월 대비 44.8% 줄었다. EU는 아세안(ASEAN)에 이어 한국의 2위 철강 수출 시장이다. 유럽향 수출 감소가 장기화할 경우 국내 철강사들의 판매 전략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이번 수출 감소는 EU의 신철강조치 시행과 맞물려 있다. EU는 지난 7월 1일부터 기존 철강 세이프가드를 대체하는 새로운 철강 수입 규제를 시행했다. 무관세로 수입할 수 있는 철강 물량인 관세율할당(TRQ)을 기존보다 46% 축소하고, 쿼터를 초과한 물량에 적용되는 관세율은 기존 25%에서 50%로 높이는 것이 골자다.

한국은 정부 협상을 통해 쿼터 감축폭을 당초 계획보다 약 20% 낮췄고 전용 쿼터는 기존 258만1000t에서 207만3000t으로 19.7% 줄었다. 여기에 국가별 전용 쿼터와 별도로 수출국들이 경쟁해 확보하는 공용 쿼터 173만5574t을 활용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쿼터 축소와 제도 시행에 따라 7월 수출 감소에 일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한국이 다른 국가와 비교해 쿼터 확보에서 선방했지만 쿼터가 일부 줄면서 전년 동기 대비 유럽향 판매 실적이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며 "신철강조치는 1월부터 적용을 예고했던 사안이고 실제 적용 시점이 7월이기 때문에 6월까지는 기존 쿼터를 활용해 물량을 늘릴 수 있었지만 7월부터는 축소된 관세율할당(TRQ)에 맞춰 수출 물량을 줄여야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내 철강업계는 신철강조치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유럽 판매 전략을 재편하는 한편 수출 시장 다변화에도 나설 계획이다. 사진은 포스코 포항제철소 내 제품 사진. / 포스코그룹
국내 철강업계는 신철강조치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유럽 판매 전략을 재편하는 한편 수출 시장 다변화에도 나설 계획이다. 사진은 포스코 포항제철소 내 제품 사진. / 포스코그룹

다만 대EU 철강 수출은 신철강조치 시행 이전부터 감소세를 이어와 EU의 신철강조치만으로 7월 수출 급감을 설명하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지난 3월 대EU 철강 수출 물량은 30만7668t으로 전년 동월 대비 15% 증가했지만 4월에는 24만9082t으로 17.5% 감소했다. 5월과 6월에도 각각 전년 동월 대비 15.1%, 15.2% 줄었다.

국내 철강업계는 신철강조치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유럽 판매 전략을 재편하는 한편 수출 시장 다변화에도 나설 계획이다. 범용 철강재보다 자동차강판과 전기강판 등 상대적으로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의 판매를 늘려 쿼터와 관세 부담을 줄인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으로서는 대EU 수출 감소가 예측 범위 안에 있었지만 향후 수익성 제고를 위해서는 글로벌 영업을 확대하는 등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며 대응에 나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도 EU의 조치가 국내 철강업계에 미치는 영향을 지속적으로 점검하면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특히 줄어든 쿼터 물량을 국내에서 소화할 수 있도록 51만t 이상의 신규 수요를 창출하고 수요기업과 철강 공급기업 간 연계를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할 방침이다. 산업통산부 측은 미국 관세 인상 당시에도 철강 수출이 줄었지만 현재는 늘어난 상황을 예시로 들며 추후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manyze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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