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여보다 성과급이 대부분…회사별 지급 시차도 제각각

[더팩트|윤정원 기자] 올해 상반기 증시 활황과 맞물려 증권사 영업직 보수도 크게 불어났다. 리테일·자산관리(WM) 현장에서는 수천만원대 급여에 수십억원의 성과급이 붙으면서 대표이사 보수를 뛰어넘거나 근접한 사례가 잇따랐다.
◆ '불장'에 뛴 영업맨 몸값…유안타 227억원 달해
21일 메리츠증권·미래에셋증권·삼성증권·신한투자증권·유안타증권·키움증권·하나증권·한국투자증권·KB증권·NH투자증권 등 10개사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각사 고액 보수자 명단에는 리테일·자산관리(WM) 영업 인력이 다수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곳은 유안타증권이었다.
이종석 유안타증권 리테일전담이사는 올해 상반기에만 227억2100만원을 받았다. 같은 기간 뤄즈펑 대표이사의 보수 9억2900만원보다 약 24.5배 많고, 이 이사의 지난해 연간 보수 74억3200만원과 비교해도 반년 만에 3배를 넘겼다.
유안타증권의 리테일 실적도 함께 뛰었다. 올해 상반기 위탁영업 수익은 3320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2281억원을 이미 넘어섰다. 2분기 월평균 위탁영업 수익은 650억원으로 1분기 456억원보다 42.5% 증가했고, 상반기 전체 영업관련 수익에서 위탁영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56%에 달했다. 회사 리테일 부문의 외형이 커진 시기에 개인 영업성과도 보수 상위권을 갈라놓은 모습이다.
이 이사의 227억원도 사실상 개인성과급이 만들었다. 급여는 1300만원에 그친 반면 상여는 227억300만원으로, 이 가운데 리테일 개인성과급만 227억100만원에 달했다. 유안타증권은 월별 개인 인정수익에 계약상 배분율을 적용한 뒤 손익분기점(BEP)을 차감해 성과급을 산정한다.
이 이사만의 사례도 아니다. 박환진 리테일전담이사가 59억5600만원, 박종민 리테일전담이사가 47억9700만원을 받았다. 정우석 이사와 윤은영 이사도 각각 37억3900만원, 28억1100만원을 수령하며 유안타증권 고액 보수자 상위권을 리테일 인력이 채웠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주식 거래가 크게 늘어나는 장에서는 위탁매매와 고객자산에서 직접 수익을 만드는 영업직원들의 실적도 빠르게 뛴다"며 "특히 전문계약직은 개인이 만든 수익과 성과급의 연동성이 높아 시장 상황에 따라 경영진보다 많은 보수를 받는 사례도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 삼성·하나·한투까지…급여 수천만원에 상여는 '수십억'
삼성증권에서도 영업지점장들이 대표이사 보수를 넘어섰다. 신윤철 영업지점장의 상반기 보수는 14억6900만원으로 박종문 대표이사의 6억400만원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남경욱·노혜란 영업지점장도 각각 11억4600만원, 10억6900만원을 받았다. 신 지점장의 경우 급여는 6000만원이지만 상여가 13억9800만원에 달했다. 삼성증권은 리테일 위탁매매와 금융상품 매매, 금융자문 수익에서 BEP를 제외한 뒤 구간별 지급률을 적용해 성과급을 산정한다.
하나증권에서는 김용기 부장이 24억5300만원을 받아 강성묵 대표이사 보수 5억3600만원을 크게 웃돌았다. 김 부장의 급여는 5400만원, 상여는 23억9300만원으로 이 가운데 개인성과보수가 21억8400만원이었다. 김태성 영업전무도 20억5400만원, 이윤규 부장도 19억4100만원을 받았다.
성과 확대는 WM 실적에도 그대로 나타났다. 하나증권의 부문별 재무정보상 상반기 WM 순영업이익은 4217억원으로 전년 동기 1673억원보다 2544억원 늘었다. 회사는 국내주식 거래량 증가에 따른 브로커리지 수익과 신용공여 잔고 확대에 따른 이자수익 증가를 배경으로 꼽았다.
한국투자증권에서는 이정란 부장이 43억700만원을 받아 김성환 대표이사의 45억8900만원에 근접했다. 메리츠증권에서는 윤창식 영업이사와 문필복 전무가 각각 29억9717만원, 27억1059만원을 받았다. 두 인물은 여의도리더스센터에서 지점형랩운용 업무를 맡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에서는 이정민 패밀리오피스 광화문센터장이 28억3600만원, 미래에셋증권에서는 이찬구 PB이사가 18억6500만원을 받았다. 이 PB이사는 The Sage 패밀리오피스2팀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급여 5600만원에 WM 성과보수 18억280만원을 수령했다.
◆ 같은 상반기 보수지만…'성과급 시계'는 제각각
다만 같은 상반기 보수라도 실제 성과가 발생한 시점은 회사마다 달랐다. 삼성증권 신윤철 지점장의 올해 1~6월 성과급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발생한 수익을 기준으로 했다. 미래에셋증권 이찬구 PB이사도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 성과가 이번 상반기 보수에 반영됐다.
유안타증권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5월까지 실적을 매월 반영했고, 하나증권의 영업점 전문계약직 역시 같은 기간 성과를 기준으로 올해 개인성과보수를 지급했다. 회사별 산정 방식과 지급 주기에 따라 올해 2분기 증시 활황의 효과가 하반기 보수에 추가로 잡힐 가능성도 있는 셈이다.
신한투자증권은 이연성과급의 영향도 컸다. 이정민 센터장의 상여 27억3100만원 가운데 16억8400만원은 지난해 연간 성과를 기준으로 올해 3월 지급된 성과급이고, 10억4700만원은 2022~2024년 발생한 이연성과급이다.
또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성과급은 실제 영업실적이 발생한 시점과 지급 시점 사이에 수개월의 차이가 나는 경우가 많다"며 "올해 2분기 거래대금 증가분이 반기 보수에 온전히 반영되지 않은 회사도 있는 만큼, 리테일 실적이 유지된다면 하반기에도 높은 성과급 지급이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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