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주택조합 투명성 높이고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권한도 확대

[더팩트|이중삼 기자] 국회가 노후 공공청사·미사용 학교용지·빈 건축물 등을 활용해 도심 주택 공급을 확대하는 법안을 잇달아 통과시켰다.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의 일몰기한을 3년 연장하는 한편 지역주택조합·토지거래허가구역 제도도 손질해 공급 속도를 높인다.
국토교통부는 '도심 내 주택공급을 위한 노후 공공청사 등 복합개발 특별법'·'학교용지 복합개발 지원을 위한 특별법'·'빈 건축물 정비·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정안 3건과 '공공주택 특별법'·'주택법'·'부동산 거래 신고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 3건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법률 제·개정은 국민주권정부 국정과제와 지난해 9월 7일 발표한 '주택공급 확대방안'의 후속 입법이다. 유휴부지 등을 활용해 주택 공급 물량을 늘리고 각종 인허가 절차를 줄여 사업 기간을 단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먼저 노후청사 복합개발법 제정안은 노후청사 등 공공재산을 활용한 복합개발을 통해 도심 내 공공주택과 생활편의시설을 확충해 국민의 주거 안정을 도모하고 공공서비스의 질을 제고하기 위해 마련됐다.
재정경제부·국토부는 매년 노후 공공청사 현황·복합개발 후보지·시행방식 등을 담은 추진계획을 수립한다. 관계 중앙부처와 지방정부가 참여하는 복합개발심의위원회도 설치해 사업계획을 심의하고 기관 간 이견을 조율한다.
인허가 절차도 간소화한다. 국토부 장관이 지정한 사업시행자는 추진계획 심의 후 2년 안에 사업계획을 마련해 승인을 신청해야 한다. 국토부는 도시계획·건축·환경·교통·재해 등을 통합심의할 수 있도록 했다. 건축허가와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 등 다른 법률에 따른 인허가 사항도 사업계획 승인 과정에서 의제할 수 있도록 했다.
◆ 복합개발사업 원활한 추진 위한 특례·지원

복합개발사업의 원활한 시행을 위해 건폐율과 용적률 등 건축규제를 완화할 수 있는 특례와 청사 신축·생활SOC 조성에 필요한 재정 지원 근거도 마련했다. 법은 공포 후 6개월이 지나면 시행된다. 국토부는 법 시행에 차질이 없도록 사전 준비 등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다.
미사용 학교용지를 활용하는 법안도 마련됐다. 학교용지 복합개발법 제정안은 학교용지로 계획됐지만 학교가 설립되지 않은 미사용 학교용지·폐교부지 등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만큼 이를 활용하기 위해 추진체계를 법제화했다.
국토부는 매년 개발사업 준공 후 3년 이상 지났거나 학교용지 결정 후 5년 이상 학교 설립 절차가 진행되지 않은 부지 등을 조사해 후보지를 발굴한다. 지방정부·교육청·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복합개발심의위원회가 후보지의 사업 타당성을 심의한다. 약 1만㎡ 규모의 비교적 작은 유휴 학교용지를 대상으로 하는 사업인 만큼 대규모 사업에 필요한 공공주택지구 지정 절차는 생략한다. 사업계획 승인 과정에서 다른 법률에 따른 인허가도 갈음할 수 있도록 했다.
빈 건축물 관리기반도 체계화했다. 1년 이상 사람이 거주하지 않는 주택뿐만 아니라 1년 이상 사용하지 않은 비주택과 공사 중단으로 방치된 건축물까지 빈 건축물로 묶어 관리한다. 지자체는 매년 빈 건축물 현황을 조사해 정보시스템에 등록하고 관련 정보를 국민에게 공개할 수 있다. 붕괴나 화재 등 안전 문제가 우려되는 빈 건축물은 지자체가 철거를 명령할 수 있고 소유자가 따르지 않거나 소재가 확인되지 않으면 직권 철거도 가능해진다.
빈 건축물을 정비해 기부채납하거나 빈 건축물이 밀집한 지역에서 재개발·재건축을 추진할 경우 용적률·건폐율 완화 등 사업 특례도 적용한다. 빈 건축물을 위탁받아 관리하는 '빈 건축물 관리업'과 빈 건축물을 취득해 정비하거나 민간에 매각하는 '빈 건축물 허브'도 도입한다.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의 일몰기한은 2026년 말에서 2029년 말까지 3년 연장된다. 쪽방 밀집지역 공공주택지구 조성사업의 일몰기한도 같은 기간 연장된다.
사업성을 높이기 위해 건축물 높이 제한 완화를 규제 특례에 추가하고 특별건축구역 지정도 사업계획 승인 의제 대상에 포함했다. 후보지 선정 이후 투기적 지분 쪼개기를 막기 위한 기준도 마련했다. 장기간 활용되지 않은 비주택 공공개발토지를 공공주택 용도로 전환하는 '재구조화' 절차도 도입한다. 국토부가 지자체 등 관계기관과 협의해 주거 입지 적정성이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용도 전환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공공택지 사업 속도를 높이기 위한 제도도 손질한다. 지구계획 수립 과정에서 관계기관 간 이견을 조정하는 협의회를 설치하고 보상과 이주 등에 협조한 주민에게 기존 보상금 외에 협조장려금을 지급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전략환경영향평가 과정에서는 후보지 발표 준비 단계부터 본안 작성 준비가 가능하도록 일부 절차를 생략할 수 있게 했다. 장기공공임대주택 재정비사업과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의 통합심의 대상에는 환경영향평가와 소방 성능위주설계평가도 추가했다.
◆ 공동주택 리모델링 개선·도시형생활주택 세대수 완화

주택법도 개정된다. 지역주택조합의 조합원 모집 신고 요건은 토지 사용권원 50%에서 토지매매계약서 80% 이상으로 강화하고 지구단위계획을 선행하도록 했다. 반면 사업계획승인 신청을 위한 토지 소유권 확보 기준은 95%에서 80% 이상으로 완화한다.
시공사가 공사비 증액을 요구할 경우 한국부동산원 등 전문기관의 검증을 받도록 하고 사업을 마친 조합이 일정 기간 안에 해산할 수 있는 절차도 마련했다.
도시형생활주택의 세대수 제한은 완화한다. 준주거·상업·공업지역에서는 현행 300세대 미만에서 500세대 미만으로 역세권은 지자체 조례에 따라 700세대 미만까지 허용한다. 다만 주차장과 소음 기준 등 건축규제가 상대적으로 완화된 점을 고려해 2030년까지 한시 적용한다.
공동주택 리모델링은 총회 전자의결을 허용하고 인허가 의제 대상을 25개에서 28개로 확대한다. 리모델링 조합도 재건축·재개발 조합처럼 주택건설사업자 등록 없이 사업을 시행할 수 있도록 했다. 인접 단지가 함께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하는 것도 허용한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권한도 확대된다. 국토부 장관이 투기 우려가 있는 경우 같은 시·도 안의 일부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지정 과정에서 해당 시·도지사와 사전 협의하도록 했다.
이번에 통과된 법안들은 각각 시행 시기가 다르다. 노후청사 복합개발법과 학교용지 복합개발법은 공포 후 6개월, 빈 건축물 정비법은 공포 후 1년이 지나면 시행된다. 공공주택 특별법은 일부 규정을 즉시 시행하고 나머지는 공포 후 6개월 뒤 시행한다. 주택법과 부동산거래신고법도 각각 하위법령 마련 등을 거쳐 시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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