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사 전환 후 신사업 투자 확대…성과 배분 놓고 입장차

[더팩트ㅣ송다영 기자] 포스코 노조가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의 임금협상 조정 결렬 이후 부분파업을 위한 절차에 들어가면서 노사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노조는 철강업황 부진을 이유로 임금 인상에는 난색을 보이는 포스코가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를 통해 리튬 등 미래사업에는 수조원을 투입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포스코와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의 투자는 별개이며 철강산업의 경쟁력 악화 속에서도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를 늦출 수 없다는 입장이다.
1조4000억원 규모의 임금인상 요구를 둘러싼 갈등이 포스코그룹의 자원 배분과 투자 우선순위를 둘러싼 노사 간 시각차로 번지는 모습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의 임금협상 조정이 결렬됨에 따라 9월 부분파업을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포스코 노조가 임금협상 조정 결렬로 쟁의권을 확보한 것은 올해로 세 번째다. 하지만 올해는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90%를 넘는 높은 찬성률을 기록하면서 창사 이래 58년간 이어온 '무분규' 전통이 깨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노조와 사측의 가장 큰 쟁점은 임금 인상 규모다. 포스코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기본급 7.1% 인상을 비롯해 격려금 600%, 우리사주 50주, 5년 치 자연승급분, 명절상여금 200%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중국산 저가 철강재 유입과 글로벌 공급과잉 등으로 철강업황이 어려운 상황에서 노조 요구안을 모두 수용할 경우 약 1조4000억원의 재원이 필요하다며 난색을 보이고 있다.
노조는 이 같은 사측의 태도가 포스코홀딩스의 투자 행보와 배치된다고 주장한다. 철강 본업의 불황을 이유로 인건비 부담에는 보수적인 태도를 보이면서도 포스코홀딩스는 해외 및 신사업에 지속적으로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룹 차원의 미래 투자를 위한 재원은 확보하면서 철강 현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에 대한 성과 배분에는 인색하다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실제 포스코그룹은 철강업황 부진 속에서도 미래사업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최근 포스코인터내셔널과 포스코DX 지분 일부를 매각해 2조5002억원 규모의 투자 재원을 확보하기로 했다. 포스코홀딩스는 해당 자금을 리튬, 액화천연가스(LNG), 희토류 등 전략자원 및 에너지 사업에 투자해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리튬은 포스코홀딩스가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온 대표적인 미래사업이다. 포스코홀딩스는 아르헨티나 염호 등을 중심으로 리튬 사업을 확대해왔으며, 지금까지 리튬 사업에 투입한 누적 투자액은 약 5조5000억원으로 추산된다. 노조가 "철강업황이 어렵다면서도 리튬 등 신사업에는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고 지적하는 배경이다.

이번 임금협상은 지주사 체제 전환 이후 포스코그룹의 자원 배분을 둘러싼 노사 간 시각차까지 드러내고 있다. 포스코홀딩스와 포스코는 2022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별도 법인으로 분리돼 각각 미래사업 투자와 철강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지주사의 신사업 투자와 포스코의 임금협상을 동일선상에서 보기는 어렵다는 게 회사 측 입장이지만, 그룹이 확보한 자원을 미래 성장사업과 철강 현장에 어떻게 배분할 것인지는 노사 갈등의 새로운 쟁점으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포스코 측은 중노위 조정 결렬 이후에도 노조와의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노조 요구안이 현실적으로 수용하기 어려운 만큼 향후 합리적인 수준에서 합의점을 찾겠다는 구상이다.
포스코 노조의 부분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이번 갈등은 임금 수준을 넘어 지주사 체제 전환 이후 포스코그룹의 투자 우선순위와 성과 배분을 둘러싼 논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58년간 이어진 포스코의 무분규 기록이 깨질 경우 철강업계를 넘어 산업계 전반에도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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