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 지급률 150%→176%…주가 반영 세부 기준은 '비공개'

[더팩트|윤정원 기자] 정신아 카카오 대표의 올해 상반기 보수가 전년 동기 대비 30% 가까이 늘어났다. 반면 올해 상반기 총주주수익률(TSR)은 -30%에 육박하면서 카카오가 공언해온 주주가치와 경영진 보상 연계 체계에 대한 의구심이 일고 있다.
◆ 실적은 뒷걸음쳤지만 낮은 목표에 정신아는 웃었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게재된 반기보고서 등에 따르면 정신아 대표가 올해 상반기 받은 보수는 총 12억900만원이다. 급여 5억원과 상여 7억600만원, 기타 근로소득 300만원을 합친 금액이다.
지난해 상반기 정 대표가 받은 보수는 9억3300만원이었다. 1년 만에 2억7600만원, 29.6% 뛰었다. 급여는 4억2500만원에서 5억원으로 17.6% 늘었고, 상여는 5억400만원에서 7억600만원으로 40.1% 상승했다.
보수 증가와 함께 성과급 지급률도 높아졌다. 카카오는 2024년 경영성과를 평가해 정 대표의 단기성과급 지급률을 기준연봉의 150%로 정했지만, 지난해 성과에 대해서는 이를 176%로 올렸다. 지급 가능 범위는 기준연봉의 0~300%다.
다만 성과급 산정에 반영된 재무지표는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 카카오의 별도 매출은 2024년 2조5951억원에서 지난해 2조6808억원으로 3.3% 증가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4920억원에서 4402억원으로 10.5% 감소했다. 외형은 소폭 성장했지만 수익성은 뒷걸음질친 셈이다.
그러나 실적 목표와 비교하면 목표 달성률은 오히려 개선됐다. 2024년 영업이익 목표는 4623억원이었지만 지난해에는 4001억원으로 13.5% 낮아졌다. 이에 실제 영업이익은 줄었지만 목표 달성률은 106%에서 110%로 높아졌다.
매출 목표 달성률 역시 95%에서 98%로 개선됐다. 절대적인 실적 규모보다 당초 설정한 목표를 얼마나 넘어섰는지가 성과급 산정에서 중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는 재무 성과뿐 아니라 인공지능(AI) 신사업 추진, 카카오톡 서비스 경쟁력 강화, 계열사 거버넌스 정비, 지속가능경영(ESG)·리스크 관리 등 비계량적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정 대표의 단기성과급 지급률을 상향했다고 설명했다.
◆ '주가 연동' 내걸었지만…얼마 깎였는지는 '깜깜'
그러나 경영진 보수와 함께 주주가 받아든 성적표를 놓고 보면 온도 차가 크다. 카카오가 공시한 올해 상반기 총주주수익률(TSR)은 -29.5%다. TSR은 주가 변동과 배당수익을 함께 반영해 일정 기간 주주가 거둔 수익을 나타내는 지표다.
주가 하락폭은 더 컸다. 카카오 주가는 지난해 말 6만100원에서 올해 6월 말 3만4550원으로 42.5% 떨어졌다. 정 대표의 보수와 성과급 지급률이 크게 뛴 사이 주주가 받아든 성적표는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지난 2024년부터 카카오는 경영진 보상에 주가를 연동하는 체계를 구축했다고 공언해 왔다. 등기이사의 단기성과급은 주요 재무·사업지표 달성도와 기여도 등을 토대로 지급률을 결정한 뒤 주가를 반영해 지급한다.
중장기성과급 역시 3년간의 경영성과와 주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방식이다. 카카오는 기존 주요 경영진을 대상으로 하던 TSR 연계 보상체계를 전 임원으로 확대하면서 주주가치와 경영진 보상의 연계를 강화하겠다는 방침도 내건 바 있다.
정 대표의 단기성과급에도 주가 연동 장치가 적용된다. 2024년 경영성과에 따라 확정된 단기성과급 가운데 60%는 지난해 초 지급하고, 나머지 40%는 3년에 걸쳐 이연한 뒤 향후 주가 변동에 따라 최종 지급액을 정하는 방식이다.
올해 지급된 상여 7억600만원에는 지난해 경영성과에 따른 단기성과급뿐 아니라 주가 변동을 반영한 2024년 이연성과급도 포함됐다. 카카오가 내건 '주가 연동' 보상체계가 실제 지급액에 적용되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주가가 실제 보수를 얼마나 늘리거나 줄였는지는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상여 7억600만원 가운데 지난해 단기성과급과 2024년 이연성과급이 각각 얼마인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2024년 이연성과급이 주가를 반영하기 전 얼마였고 이후 얼마로 조정됐는지, 어떤 기준주가와 산식을 적용했는지도 드러나지 않는다.
카카오 측은 주가가 보상에 반영된다면서도 실제 적용 기준과 관련해서는 "임원이나 등기임원에 대한 내부 규정이 있기는 하지만 외부에 구체적으로 말하기 어렵다"고 답변했다. 주가 또는 TSR을 적용하는 구체적인 비중과 산식에 대해서도 별도 수치를 밝히지 않았다.
한편, 카카오지회(카카오노조)도 보상 체계에 대해 반발하고 나선 상태다. 카카오지회는 2026년 상반기 카카오와 주요 계열사의 임원 보수 공시 내용을 근거로 경영진과 일반 구성원 간 성과 보상 격차를 문제 삼으며 임원 보상 기준 공개와 공정한 성과 배분 원칙 마련을 촉구했다.
카카오 노조는 19일 성명에서 "구성원들이 정당한 보상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대표이사에게만 막대한 보상이 실현된 점은 회사의 성과 배분 기준에 의문을 품게 만든다"고 말했다.
서승욱 카카오 노조 지회장은 "경영진의 기여는 수십억원으로 보상하면서 노동자의 기여에는 '비용'을 말하고 실패의 대가는 직원과 주주가 감당하는 구조는 공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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