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NCR 제도 건전성 강화 측면에서 개선 논의 중"

[더팩트ㅣ장혜승 기자]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이 동시에 종합투자계좌(IMA) 신상품을 내놓으면서 증권업계의 IMA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도 이달 말 4호 상품 출시를 예고하면서 시장 규모가 빠르게 커지는 모습이다. 특히 IMA와 발행어음을 합산한 조달 한도가 자기자본의 최대 300%까지 허용되면서 대형 증권사의 기업금융·모험자본 공급 여력도 확대될 전망이다. 다만 조달 규모가 커질수록 증권사가 떠안는 자산·유동성 위험도 함께 커지는 만큼 건전성 관리가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은 지난 18일 각각 신규 IMA 상품을 출시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일곱 번째 IMA 상품인 '한국투자 IMA S6'를 출시하고 오는 25일까지 가입자를 모집한다. 전체 모집 규모는 2000억원이다. 기존 영업점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뿐 아니라 토스뱅크 앱에서도 가입할 수 있도록 판매 경로를 확대했다. 한국투자증권은 현재 약 2조9400억원 규모의 IMA 자금을 운용하며 업계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상품을 확대하고 있다.
NH투자증권도 IMA 3호 상품인 'N2 IMA1 3호'를 오는 24일까지 선착순 모집한다. 만기는 2년3개월이며 총 발행 규모는 1200억원이다. 이번 상품은 성과보수 기준수익률을 기존 연 4.0%에서 4.5%로 높인 것이 특징이다. 기준수익률을 웃도는 수익에 대해서는 40%의 성과보수가 적용된다.
미래에셋증권도 이달 말 IMA 4호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과 올해 3월 IMA 1·2호를 선보인 데 이어 지난 5월 3호 상품을 내놓은 데 이은 행보다. 앞서 IMA 1호는 모집액 950억원에 약 4750억원의 자금이 몰리며 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2호 역시 출시 2거래일 만에 모집액 950억원을 채우며 조기 마감됐다.
IMA 시장의 흥행세는 개인 투자자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NH투자증권의 IMA 상품에는 법인 자금도 빠르게 유입되고 있다. 앞서 출시된 상품에서 법인 투자자 비중이 개인을 웃도는 등 기업의 여유자금을 끌어들이는 새로운 자금 조달 수단으로도 IMA가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NH투자증권 IMA의 판매금액 가운데 법인 투자자 비중은 55%로, 이전 IMA 상품에서 개인 비중이 높았던 것과 비교해 법인 자금 유입이 두드러졌다.
증권사 입장에서도 IMA는 새로운 수익원으로 부상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2조170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9.1% 증가했다. 자산관리 부문에서는 발행어음과 IMA 판매 호조 등에 힘입어 수수료 수익이 106.8% 늘었다.

IMA는 증권사가 고객으로부터 예탁받은 자금을 통합해 기업금융 관련 자산 등에 운용하고 그 수익을 고객에게 지급하는 계좌다. 자기자본 8조원 이상의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에 허용된다. 원금 지급 의무가 있는 상품이지만 운용 실적에 따라 수익이 달라지며, 중도해지나 추가 가입 과정에서는 운용 실적에 따른 투자자 손실 가능성도 있다. 금융당국은 IMA를 기업금융과 모험자본 공급을 확대하는 수단으로 활용하기 위해 관련 규제를 정비했다.
문제는 조달 규모가 커질수록 증권사의 리스크도 함께 확대된다는 점이다.
금융당국은 IMA 조달금액을 발행어음과 합산해 자기자본의 300% 이내로 제한했다. 동시에 종투사 전체 운용자산에서 발행어음·IMA 조달액의 일정 비율에 상응하는 국내 모험자본을 공급하도록 의무화했다. 모험자본 공급 비율은 올해 10%에서 내년 20%, 2028년 25%로 단계적으로 확대된다.
이는 증권사의 기업금융 역량을 키우는 동시에 자산 운용의 위험도 높일 수 있는 구조다. 특히 중소·벤처기업 자금공급이나 주식투자, A등급 이하 채무증권, 벤처캐피털(VC)·신기술사업금융회사 관련 투자 등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높은 자산에 대한 공급이 늘어날 수 있어서다.
다만 모험자본 의무가 곧바로 IMA로 조달한 자금을 해당 자산에 직접 투자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금융위원회는 발행어음·IMA 조달액의 일정 비율을 기준으로 전체 운용자산에서 국내 모험자본을 공급하도록 하는 제도라고 설명하고 있다.
대형 증권사의 건전성 지표가 이미 악화되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해 말 보고서에서 국내 증권사의 자산과 레버리지가 빠르게 확대됐지만 현행 순자본비율(NCR)이 이러한 위험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KDI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의 평균 레버리지 비율은 2010년 6.3배에서 2025년 9.2배로 높아졌고, 대형 증권사는 같은 기간 5.6배에서 9.4배로 상승했다. 특히 현행 NCR은 레버리지가 높아질수록 건전성 지표가 악화되는 위험 신호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구조라는 게 KDI의 분석이다.
KDI 홍종수 연구위원은 '증권사 건전성 규제 개선 방향' 보고서에서 "현행 NCR은 레버리지 상승 시에도 위험이 지표에 반영되지 않아 규제의 경고 기능이 약화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형 증권사의 자산과 레버리지 확대에 따른 위험을 정확히 반영할 수 있도록 NCR 산식을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IMA 시장이 커질수록 이 같은 문제는 더욱 선명해질 전망이다. IMA와 발행어음을 통해 대규모 자금을 조달한 뒤 기업금융과 모험자본 공급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자산과 부채가 함께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이 안정적일 때는 새로운 수익원과 기업금융 확대라는 효과가 크지만, 금리 급등이나 자산가격 하락, 대규모 환매 등으로 시장 환경이 급변하면 유동성 부담이 증권사로 되돌아올 가능성도 있다.
금융당국도 NCR 개선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NCR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어서 연구용역을 발주하고 논의 중인 단계"라며 "건전성 강화 방안 측면에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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