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현대차 전면 파업…그룹사 연쇄 셧다운 위기
  • 박성호 기자
  • 입력: 2026.08.19 11:18 / 수정: 2026.08.19 11:18
21일 현대차 본사 상경…"전면 파업"
기아 노조 특근 거부…"요구안 부족"
현대모비스 계열사까지 파업 예고
현대차 노조가 전면 파업을 결정했다. 사진은 금속노조 조합원들이 서울 서초구 현대차그룹 본사 인근에서 열린 현대차그룹 원청교섭 쟁취 금속노조 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는 모습 / 뉴시스
현대차 노조가 전면 파업을 결정했다. 사진은 금속노조 조합원들이 서울 서초구 현대차그룹 본사 인근에서 열린 현대차그룹 원청교섭 쟁취 금속노조 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는 모습 / 뉴시스

[더팩트 | 박성호 기자] 여름 휴가를 마친 현대자동차그룹 소속 노동조합(노조)이 일제히 파업 수위를 높인다. 현대차 노조가 10년 만에 전면 파업을 예고한 데 이어, 현대차그룹 계열사 노조들도 부분 파업을 재개할 예정이다. 이에 현대차그룹의 국내 생산 공장 라인이 모두 가동을 중단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주요 완성차 노조는 상급 단체인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의 지침에 따라 오는 20일부터 21일까지 공동 파업을 전개한다.

오는 20일은 올해 임금 협상 등 의견 접근이 불발된 주요 완성차 노조 및 부품사가 4시간씩 파업을 전개한다. 또한 21일은 현대차그룹 양재동 본사에서 진행하는 금속노조의 '자동차업종 공동파업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전면 파업을 실시한다.

이에 금속노조 맏형인 현대차 노조는 20일에 4시간 부분 파업을 진행하며, 21일에 전면 파업한다. 현대차 노조가 전면 파업을 벌이는 건 10년 만이다.

기아 노조는 회사와 협상을 이어가고 있어 공동 파업엔 동참하지 않는다. 다만 사 측이 내놓은 2차 제시안이 노조 기대에 못 미친다고 판단, 교섭 종료 시까지 생산 특근을 중단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전국에 흩어진 현대모비스 소속 노조들이 이르면 20일부터 공동 파업 행렬에 동참한다. 또 현대모비스 모듈·부품사 연대의 결정에 따라 26일과 28일에 주야 각 4시간 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 소속 노조의 연쇄 파업으로 현대차·기아의 완성차 공장은 20일부터 공장 가동이 중단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비용 절감 및 품질 관리를 위해 '적시 생산 방식'을 유지하고 있다. 완성차 부품 재고를 최소화하기 때문에, 부품 계열사가 파업해도 완성차 생산이 타격받는 구조다.

◆실적 매년 우하향인데…노조 "임금 인상·정년연장·해고자 복직"

올해 임금 및 단체 협상이 난항을 겪는 이유는 복잡하다.

우선 현대차·기아 노조는 현재 임금 협상 타결 가능성이 요원하다. 미국발 관세 여파 등으로 현대차·기아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0% 가량 줄어들었다. 그러나 양측 노조는 매출이 성장했다며 지난해보다 큰 규모의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게다가 현대차 노조는 올해 △상여금 750%→800% 인상 △정년연장 법제화 전 사전합의 △해고자 복귀 등 세 가지 요구안을 관철시키겠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상여금은 매년 고정으로 지급하는 임금 형식의 급여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 2023년부터 750% 수준인 상여금을 50% 더 올리자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회사는 상여금 인상 시 고정비 증가 부담이 크다며 성과급 등을 인상하겠다고 설득하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회사는 정년 연장과 해고자 복귀는 법적 문제로 논의 사항이 아니라고 선긋고 있다.

휴가 이후 본격적인 협상에 돌입한 기아 노조도 회사의 제시안에 점점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최근 기아는 기본급 9만5000원 인상, 성과급 350%+1150만원 등을 담은 2차 제시안을 내놨다. 노조는 사측이 조합을 우롱하고 있다며 차주부터 파업을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현대모비스 소속 계열사의 갈등도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현대모비스가 램프사업부 매각에 나서자 노조가 '협의 없는 매각'이라며 반발하고 있어서다.

심지어 상급 단체인 금속노조는 올해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에도 원청이 하청기업과 교섭에 응하고 있지 않다며 현대차 노조 등의 파업을 부추기고 있다. 금속노조의 80%는 현대차그룹 소속이라 금속노조의 파업 지침이 곧 현대차그룹의 파업으로 이어진다.

완성차 업계는 노조의 잦은 투쟁은 현대차그룹 등 주요 기업이 국내 생산 기반을 줄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우려한다. 특히, 국내 자동차 산업 연관 직종에 근무 중인 종사자는 150만~200만명에 달한다. 현대차그룹 소속 노조의 파업은 이들의 생계를 위협할 것이란 지적이다.

노동계 관계자는 "노란봉투법이 원청의 교섭의무를 인정한 건 맞지만, 범위 등은 확정되지 않았다"면서 "과도한 파업은 노사 모두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psh@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 이메일: jebo@tf.co.kr
· 뉴스 홈페이지: https://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