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 최태원·정기선 만나 SMR 사업 협력 논의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국내 주요 기업과 글로벌 거물 간 회동이 이어지고 있다. 거듭된 만남을 통해 핵심 사업 분야의 동맹 관계를 더욱 구체화하는 모습이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장녀인 매디슨 황 엔비디아 옴니버스·로보틱스 제품 마케팅 수석 이사가 이날 서울 서초구 양재 연구개발(R&D) 캠퍼스 내 LG전자 데이터 팩토리를 찾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휴머노이드 로봇 지능화 R&D의 핵심 거점에서 LG 측 고위 관계자와 만나 로보틱스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매디슨 황 수석 이사는 올해 들어서만 수차례에 걸쳐 LG 측과 파트너십 회동을 가졌다. 지난 4월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류재철 LG전자 사장과 만났고, 6월 젠슨 황 CEO 방한 때도 함께했다.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로보틱스 분야 핵심 인사가 잇달아 LG 측과 만남을 갖는 것은 두 회사 간 협력이 빠르게 구체화되고 있다는 의미라는 게 재계 평가다.
특히 이날 방문은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 엔비디아 본사에서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젠슨 황 CEO가 전략적 사업 협력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직후 이뤄졌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양측은 로보틱스와 AI 팩토리, 미래 모빌리티를 3대 협력 축으로 삼고 피지컬 AI 시장을 함께 공략하기로 했다. 협력의 핵심은 로봇으로, LG전자는 내년 1분기 공개를 목표로 엔비디아 플랫폼 기반 이족보행 휴머노이드 로봇을 개발 중이다.
국내 기업과 엔비디아 간 협력 범위는 지속해서 확대되는 추세다. 앞서 젠슨 황 CEO 방한 당시 LG뿐만 아니라 여러 기업이 발 빠르게 움직였고, 그 이후에도 접촉면을 늘리고 있다.

대표적으로 삼성과 SK, 현대차, 네이버가 AI 인프라, AI 반도체 공급망, 로보틱스 개발 등에서 협력 관계를 고도화하고 있다. 구 회장 외 올해 엔비디아 본사를 방문한 국내 주요 기업인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 등이다.
동맹 강화 움직임은 엔비디아에 국한된 풍경은 아니다. 챗GPT의 아버지로 알려진 샘 올트먼 오픈AI CEO와 국내 기업인 간 만남도 잦은 편이다. 비록 올해 6월 방한은 개인 사정으로 불발됐으나, AI 사업 최적의 파트너인 국내 기업에 지속해서 손을 내밀고 있다. 올트먼 CEO는 지난달 오픈AI 본사에서 이 회장과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빌 게이츠 테라파워 이사회 의장도 최근 방한했다. 이를 계기로 SK 측과 나트륨 소형모듈원전(SMR) 사업 협력 및 차세대 SMR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합의서를 체결하며 협력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SK는 지난 2022년 테라파워에 총 2억5000만달러를 투자한 2대 주주다. 게이츠 의장과 최 회장은 지난 14일 서울 종로구 선혜원에서 만찬을 갖고 협력 확대 가능성을 논의했다.
게이츠 의장은 정기선 HD현대 회장과도 만났다. 지난 1월 스위스 다보스포럼 이후 약 7개월 만의 재회다. 앞서 HD현대, 테라파워, 현대건설은 지난 5월 차세대 나트륨 원자로 사업 협력을 위한 3자 MOU를 체결한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과 글로벌 거물들의 만남이 잦은 것은 그만큼 주요 사업 영역에서 한국 기업들이 앞장서고 있다는 증거"라며 "추후에도 협력의 집합점은 'AI'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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