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인수 당시 '결사 반대' 입장
SK실트론 지분도 결별 상태서 확보

[더팩트 | 박성호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9440억원 규모 이혼 재산분할 소송이 다시 대법원으로 향했다. 표면적으로는 노 관장이 전액 현금 지급을 원했던 게 재상고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다만, 최 회장 측이 막판까지 재상고를 신중히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 회장 측은 지난 14일 재산분할 소송 파기환송심 재판부인 서울고법 가사1부(이상주 부장판사)에 재상고장을 냈다.
앞서 대법원은 노소영 관장에게 9440억원을 재산분할하라고 파기환송식 판결했다. 이후 최 회장 측은 노 관장 측과 지급방식에 대한 논의를 이어갔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 측이 주식 시장 충격 최소화 등을 이유로 현금과 함께 일부 주식 지급을 제안했지만, 노 관장 측이 전액 현금 지급을 원하자 재상고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업계는 이번 재상고가 재산분할 비율의 적절성을 재차 다투기 위한 결정이라고 보고 있다.
대법원은 1, 2심과 달리 사실 인정에 관한 문제를 들여다보지 않는다. 법리 오해나 심리 미진 등을 판단하는 법률심이라는 점에서, 재산 분할 비율이나 규모 산정 과정의 법리 적용 문제를 다시 다투기 위해 재상고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노 관장이 그룹 핵심인 반도체 사업의 성장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노 관장의 기여도가 마이너스에 가깝다는 정황이 나오고 있어서다.
지난 2011년 SK그룹이 하이닉스반도체를 3조4267억원에 인수할 당시, 당시 법적 배우자였던 노 관장은 어떠한 경영적 조력이나 심리적 지지를 제공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사내에 임직원이나 등기이사 등 아무런 공식 직책조차 없는 비 경영인의 신분임에도 불구하고, 그룹 주요 최고경영진들에게 "하이닉스를 인수하지 말라", "인수하면 다 같이 죽는다"는 내용의 압박성 문자메시지를 집요하게 발송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이 그룹 내부의 반대를 무릅쓰고 인수를 진행할 당시, 배우자가 반대 여론을 형성한 것이다.
게다가 최 회장이 개별적으로 보유한 SK실트론 지분 29.4%도 다시 살펴봐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SK실트론 지분은 2017년 확보된 자산이다. 두 사람이 사실상 완전한 결별 상태에 접어든 2011년으로부터 6년이 지난 시기에 형성된 지분이며, 최 회장이 법원에 정식으로 이혼 조정을 신청한 시점이라는 지적이다.
재계 관계자는 "부부로서의 어떠한 유대나 협력도 존재할 수 없었던 완전한 단절 기간에, 개인이 홀로 전적인 재무적 위험을 감당하며 이뤄낸 투자 성과마저 분할 대상 재산에 포함시키는 것은 상식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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