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재산분할 재상고…노소영 관장 측 협의 끝내 거부
  • 이성락 기자
  • 입력: 2026.08.15 01:14 / 수정: 2026.08.15 01:14
최태원 회장 측 14일 늦은 오후 재상고장 접수
노소영 관장 측에 '일부 주식 지급' 제안…합의 불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지난 6월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재산분할 파기환송심 2차 변론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배정한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지난 6월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재산분할 파기환송심 2차 변론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배정한 기자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게 9440억원을 재산분할하라는 파기환송심 판결에 대해 재상고를 결정했다. 최 회장 측은 SK 경영 안정성 유지와 주식 시장 충격 최소화를 위해 현금과 함께 일부 주식 지급을 제안했으나, 노 관장 측이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 측 법률대리인은 지난 14일 오후 파기환송심 판결을 다시 판단해 달라며 서울고등법원에 상고장을 냈다. 이로써 최 회장과 노 관장의 9년에 걸친 재산분할 소송은 다시 대법원으로 향하게 됐다.

재산분할을 둘러싼 법적 판단은 지난 2017년 최 회장의 이혼 조정 신청 이후 시작됐다. 당시 두 사람은 견해차를 좁히지 못해 조정 결렬을 알렸고, 노 관장은 2019년 12월 최 회장을 상대로 반소를 제기하며 위자료와 최 회장 보유 SK 주식에 대한 분할을 청구했다.

재산분할 소송 1심은 SK 주식을 '특유재산'이라고 보고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 1억원과 재산분할로 현금 665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반대로 2심은 '노태우 비자금 300억원이 SK 성장에 기여했다'는 노 관장 측 주장을 인정하며 재산분할액을 1조3808억원까지 대폭 늘렸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대법원은 '노태우 비자금'을 인정하지 않았고, 재산분할에 관한 2심 판단을 파기,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지난달 24일 SK 주식을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하며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현금으로 재산분할금 9440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산 가액 산정 시점을 주가 급등 전인 2024년 항소심 변론 종결 당시로 정하긴 했으나, 재산분할 비율을 35%에서 33.3%로 소폭만 낮춰 1조원에 가까운 재산분할액이 정해졌다.

당초 법조계에서는 최대 25% 정도의 비율이 지정될 것이란 시각이 주를 이뤘다. 대법원을 통해 비자금 300억원 등이 노 관장의 재산 기여 요소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분할 비율이 거의 줄지 않았다. 파기환송심은 이혼 확정 후 주식 가치 상승분을 분할 비율에 참작했다.

최 회장 측이 재상고를 결심한 것은 재산분할 비율의 적정성을 재차 다퉈볼 필요성이 있어서다. 최 회장 측은 변동성이 큰 주가를 분할 비율에 반영한 것이 적정한지 여부에 대해 판단을 구할 것으로 점쳐진다. 파기환송심 변론 종결일 당시 80만원대인 SK㈜ 주식은 현재 50만원대로 하락한 상태다.

또한, 최 회장 측은 SK그룹의 경영 안정성 및 주식 시장에 미칠 충격 등을 고려해 재상고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1조원에 달하는 재산분할 현금을 마련하기 위해 SK 주식을 매각할 경우, 그룹 경영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단기간 내 대규모 물량 매도 시, 주식 시장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최 회장이 주식을 매각하는 것도 쉽지 않다. SK㈜ 주식을 일부 매각할 경우 '내부자 거래 사전 공시 제도'에 의거 최소 거래일 30일 전에 계획을 공시해야 한다. 지분 1% 혹은 50억원 이상 중 하나라도 해당한다면 공시 의무가 발생한다.

이에 최 회장 측은 일부 주식 지급을 제안했으나 합의를 이루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노 관장 측은 '현금과 주식을 적정하게 섞어 지불할 테니 협의하자'는 제안을 끝내 거절하고, 전액 현금 지급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 측은 주식이 하락하는 것에 대해서도 보장을 약속했으나, 끝내 거부된 것으로 전해졌다.

추후 SK실트론의 재산분할 대상 여부도 쟁점이 될 전망이다. SK실트론 주식 취득(TRS 계약)은 혼인 관계가 이미 파탄된 2017년 이뤄진 것으로, 최 회장 측은 노 관장이 계약에 관여하거나 해당 재산 유지에 기여한 바 없음을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SK실트론 지분 가치를 7500억원으로 평가한 것도 문제가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 측 지분은 경영권 프리미엄이 없는 만큼 실제 가치가 더 낮을 수 있고, 매각 과정에서 세금 등을 부담하면 실제 확보할 수 있는 현금 역시 평가액에 크게 미치지 못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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