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멕시코·일본·EU도 명단 올라

[더팩트|우지수 기자] 미국 백악관은 중국이 제3국을 경유하는 방식으로 관세를 회피하면서 해마다 최대 260억달러(약 36조8640억원)에 이르는 관세 수입이 빠져나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13일(현지시간) AP통신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백악관이 펴낸 '대규모 환적 사기(The Great Transshipment Scam)' 보고서 내용을 전했다.
보고서가 겨냥한 대목은 원산지 세탁이다. 중국 업체가 관세 부담이 덜한 멕시코나 말레이시아로 물량을 넘긴 뒤 현지에서 조립과 포장만 다시 해 해당국 생산품으로 신고하는 사례가 불어났다는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 오가는 물량은 연 342억~3030억달러(약 48조4956억~429조6540억원)어치로 잡혔다. 백악관은 이 가운데 중간값 750억달러를 놓고 따지면 거둬들이지 못한 관세가 한 해 190억~260억달러(약 26조9390억~36조8640억원)에 이른다고 봤다.
위험국으로 이름이 오른 40개국에는 한국과 일본, 유럽연합(EU), 이스라엘 같은 우방국이 다수 들어갔다. 인접 교역 상대인 캐나다와 멕시코도 명단에서 빠지지 않았다. 백악관은 이런 흐름 탓에 대중 수입이 줄어든 것처럼 비쳤을 뿐 중국 제조업 기반은 오히려 탄탄해졌다고 진단했다. 현재 중국산에 붙는 관세율은 평균 50% 수준이다.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 국장은 "중국은 수년간 이 환적 사기 수법으로 40개국 이상에서 수출품을 세탁하고 미국 국고에서 수백억 달러를 빼돌렸으며 미국 노동자 임금을 가로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할 새로운 무역 체계에는 이런 관행에 가담한 국가에 불이익을 주는 조항이 담길 것"이라고 예고했다.
적발 장치도 함께 공개됐다. 나바로 국장은 미국 세관국경보호국이 인공지능(AI)으로 원산지 표기를 걸러내는 '디텍티브 보더'를 가동했다고 전했다. 수입업자가 원산지를 속인 정황이 드러나면 1년가량 지난 통관 물량까지 되짚어 관세를 매길 수 있다는 것이 나바로 국장 설명이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는 "무역 협정 혜택은 협정에 동의한 국가에 돌아가야 한다"며 "환적은 트럼프 대통령이 맺은 협정에 무임승차하는 형태이자, 악의적인 수출업자들이 조장해 관세 부과를 부른 원인"이라고 꼬집었다.
보고서는 9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워싱턴 방문이 점쳐지는 가운데 나왔다. 앞서 미중 정상은 5월 베이징에서 회담했다. 두 나라는 지난해 10월 부산에서 1년짜리 무역 휴전에 합의했으나 통상 갈등은 가라앉지 않은 상태다.
한편 미국 무역수지는 적자 기조를 벗어나지 못했다. 다만 올해 누적 적자는 3710억달러(약 526조778억원)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890억달러(약 268조802억원) 줄었다.
index@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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