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비 둔화·에너지 하락에 인상 경계 완화
유가·8월 지표는 변수

[더팩트|윤정원 기자] 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에 부합하면서 9월 금리 동결 기대가 커지고 있다. 물가 둔화 속도는 완만했지만, 추가 인상을 압박할 만한 서프라이즈가 없었다는 점에서 시장은 안도하는 모습이다.
미 노동부 노동통계국(BLS)은 12일(현지시간) 7월 CPI가 전월 대비 0.1% 상승했다고 밝혔다. 지난 6월 0.4% 하락에서 반등했지만 다우존스 등 시장 컨센서스와 같은 수준이다.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3.4%로 6월 3.5%보다 낮아졌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도 예상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다.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2%, 전년 대비 2.5% 올랐다. 전년 대비 상승률은 6월 2.6%에서 둔화했다. 헤드라인과 근원 지표가 모두 전월비·전년비 기준 컨센서스에 부합한 셈이다.
세부 항목에서는 주거비 둔화가 안도 요인으로 꼽혔다. 주거비는 전월 대비 0.1% 상승하는 데 그쳤다. 그동안 미국 물가의 하방 경직성을 키운 핵심 항목으로 꼽혀온 만큼 상승폭 둔화는 시장에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졌다. 자동차보험료도 0.3% 내리며 2개월 연속 하락했다.
물가 부담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항공료는 전월 대비 2.2% 오르며 다시 반등했고, 의료비와 통신, 교육, 레저 관련 지수도 상승했다. 에너지 가격은 전월 대비 1.5% 내려 전체 물가 상승률을 낮췄지만 전년 대비로는 14.7% 뛰었다. 휘발유 가격도 1년 전보다 24.6% 올라 유가 변수는 여전히 남아 있다.
금리선물 시장은 CPI 발표 이후 동결 가능성을 더 높게 반영했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발표 전까지 9월 FOMC에서 금리 동결과 0.25%포인트 인상 전망은 팽팽하게 맞섰지만, 발표 직후 동결 확률은 58% 수준으로 올라섰다. 앞서 7월 비농업 고용이 예상보다 부진했던 데 이어 CPI도 인상 명분을 키우지 못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시장 반응도 비교적 안정적이었다. CPI 발표 직후 뉴욕증시 선물은 일제히 상승했고, 미국 10년물 국채금리와 달러는 소폭 약세를 나타냈다. 물가 부담이 추가로 커지지 않았다는 안도감이 위험자산 선호를 일부 되살린 것으로 보인다.
모하메드 엘-에리언 알리안츠그룹 고문은 "오늘 CPI는 전 부문에 걸쳐 시장 컨센서스와 정확히 부합하는 결과를 보였다"며 "시장 반응은 다소 완만하지만 우호적인 편"이라고 평가했다. 블룸버그도 "이 정도 수치만으로는 인플레이션 경고음이 울리지 않는다"며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이 일단 한숨 돌리게 됐다고 전했다.
다만 9월 FOMC에서 동결이 확정됐다고 보기는 이르다. 연준은 다음 달 15~16일 회의 전까지 8월 고용지표와 CPI를 추가로 확인해야 한다. 미국과 이란을 둘러싼 지정학적 불확실성, 호르무즈 해협 관련 우려가 유가를 다시 자극할 경우 물가 경로도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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