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 4896억원…농협은행 충당금 부담 속 실적 방어

[더팩트 | 김태환 기자] 우리금융그룹과 NH농협금융지주가 올해 2분기 나란히 1조원 안팎의 당기순이익을 거뒀지만 실적을 이끈 핵심 계열사는 엇갈렸다. 우리금융은 1분기 비용 부담으로 주춤했던 우리은행이 큰 폭으로 반등하며 그룹 순이익 1조원 회복을 주도한 반면 NH농협금융은 농협은행의 대손비용이 늘어난 가운데 NH투자증권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그룹 실적을 떠받쳤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의 올해 2분기 당기순이익은 1조46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66.2%, 전년 동기보다 약 7.5% 증가했다. 1분기 해외법인 관련 충당금과 희망퇴직비용 등 일회성 비용으로 순이익이 6043억원까지 감소했지만 한 분기 만에 분기 순이익 1조원대를 회복했다.
실적 반등은 핵심 계열사인 우리은행이 이끌었다. 우리은행의 2분기 당기순이익은 8421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58% 이상 증가했다.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자산을 확대하고 자산관리(WM) 부문의 영업수익을 늘린 데다 1분기에 집중됐던 판매관리비와 대손비용 부담이 완화된 영향이다.
우리금융의 2분기 대손비용은 4392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16.7% 줄었다. 판매관리비도 희망퇴직비용을 제외한 1분기 실적과 비교해 2.4% 감소한 1조2100억원을 기록했다. 1분기 일회성 비용이 사라지고 대손비용이 줄면서 우리은행의 이익 체력이 그룹 실적에 본격적으로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은행의 자체 순이익은 우리금융 전체 분기 순이익의 약 84%에 해당한다. 계열사 자체 실적과 지주 연결 순이익은 내부거래와 연결조정 등의 영향으로 단순 비교하기 어렵지만, 우리금융이 1분기 부진을 딛고 반등하는 과정에서 은행이 핵심 역할을 했다는 점은 분명하다.
NH농협금융의 2분기 실적은 증권 부문이 방어했다. 농협금융의 2분기 당기순이익은 9104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4.8% 증가했지만 전년 동기보다는 소폭 감소했다. 우리금융과의 순이익 격차는 942억원이었다.
핵심 계열사인 농협은행의 2분기 당기순이익은 6052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8.5% 증가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8765억원으로 3.3% 감소했다. 신용손실충당금 전입액이 1분기 948억원에서 2분기 2024억원으로 두 배 이상 늘면서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 증가 효과를 상당 부분 상쇄했다.
그룹 차원의 대손 부담도 확대됐다. 농협금융의 2분기 신용손실충당금 전입액은 2534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63.0% 증가했다. 총영업이익이 전 분기보다 4.5%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조5905억원으로 1.3% 감소한 것도 충당금 부담이 커진 영향이다.
은행의 부담을 메운 곳은 NH투자증권이었다. NH투자증권의 2분기 지배주주 기준 당기순이익은 489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90.7%, 전 분기보다 2.9% 증가했다. 농협은행의 분기 순이익 6052억원과 비교해도 격차가 1156억원에 불과했다.
국내외 주식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위탁매매 수익이 크게 늘었다. NH투자증권의 2분기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지는 4456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27.5% 증가했다. 국내주식 수수료 수익은 26.2%, 해외주식 수수료 수익은 55.1% 늘었다.
금융상품 판매와 투자은행(IB) 부문도 성장했다. 금융상품 판매 수수료 수지는 768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56.3% 증가했고, IB 수수료 수지는 1083억원으로 11.3% 확대됐다. 증시 거래 활성화에 따른 브로커리지 호조뿐 아니라 WM과 IB 부문까지 고르게 성장하며 농협금융의 실적을 방어했다.
이 같은 실적 견인차의 차이는 지난해에도 나타났다. 우리금융은 2025년 연간 당기순이익 3조1413억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1.8% 성장했지만, 우리은행의 순이익은 2조6066억원으로 14.2% 감소했다. 은행 실적이 부진했지만 비이자이익 증가와 보험사 편입 효과가 이를 보완하면서 그룹 순이익은 증가세를 유지했다.
지난해에는 비은행 부문이 은행의 역성장을 만회했다면 올해 2분기에는 우리은행이 다시 그룹 실적 회복의 중심에 섰다. 우리금융의 상반기 비은행 이익 비중은 지난해 같은 기간 6.9%에서 올해 22.3%로 높아졌지만, 2분기 순이익이 전 분기보다 66% 이상 증가한 배경에는 우리은행의 비용 정상화와 이익 회복이 자리 잡고 있다.
NH농협금융에서는 지난해부터 NH투자증권의 존재감이 확대됐다. 농협금융의 2025년 당기순이익은 2조5112억원으로 전년보다 2.3% 증가했다. 농협은행의 순이익은 1조8140억원으로 0.4%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NH투자증권은 1조316억원으로 50.2% 급증하며 처음으로 연간 순이익 1조원을 넘어섰다.
농협금융의 지난해 이자이익은 순이자마진 하락 등의 영향으로 1.0% 감소한 반면 비이자이익은 수수료와 유가증권·외환파생손익 증가에 힘입어 26.4% 늘었다. 은행의 이익 성장세가 정체된 상황에서 NH투자증권이 그룹의 새로운 성장축으로 부상한 것이다.
올해 들어 이러한 흐름은 더욱 뚜렷해졌다. NH투자증권의 상반기 순이익은 965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07.6% 증가해 반년 만에 지난해 연간 순이익의 약 94%를 벌어들였다. 반면 농협은행의 상반기 순이익은 1조1629억원으로 2.1% 감소했다. 증권의 이익 증가가 은행의 부진을 상쇄하면서 농협금융의 상반기 순이익도 전년 동기보다 9.2% 늘었다.
결국 올해 2분기 양사의 성적표는 '은행 중심의 반등'과 '증권 중심의 방어'로 요약된다. 우리금융은 우리은행이 비용 부담을 덜고 수익성을 회복하면서 그룹의 실적 반등을 이끌었다. NH농협금융은 농협은행의 이익 규모가 여전히 가장 크지만 NH투자증권이 은행에 근접한 분기 순이익을 거두며 그룹 실적을 지탱했다.
따라서 하반기 과제는 서로 다르다. 우리금융은 우리은행이 회복한 분기 이익 체력을 유지하면서 동양생명과 우리투자증권 등 비은행 계열사의 실적 기여도를 높여야 한다. NH농협금융은 농협은행의 대손비용과 건전성 부담을 관리하는 동시에 NH투자증권의 높은 수익성을 증시 거래대금 증가에 따른 일시적 효과가 아닌 장기적인 성장 동력으로 정착시켜야 한다.
양사는 이 같은 과제에 대응하기 위한 사업구조 재편과 자본 확충에도 나섰다. 우리금융은 동양생명 완전자회사화를 추진하며 비은행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리금융과 동양생명은 포괄적 주식교환에 대한 이사회와 주주총회 승인을 마쳤다. 예정대로 오는 11일 주식교환이 이뤄지면 동양생명은 우리금융의 완전자회사로 편입되며, 우리금융이 교부하는 신주는 오는 31일 상장될 예정이다.
완전자회사 편입 이후 우리금융은 동양생명의 이익을 전부 그룹 실적에 반영할 수 있게 된다. 신속한 의사결정과 효율적인 자본 배분은 물론 은행·증권 등 계열사와의 영업 및 자산운용 시너지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비은행 계열사가 우리은행의 부진을 보완한 데 이어 보험 부문의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강화해 은행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전략이다.
농협금융도 대규모 증자를 통해 핵심 계열사의 성장 기반을 보강했다. 농협금융은 지난 6월 농협중앙회로부터 약 1조2000억원을 출자받아 농협은행에 5000억원, NH투자증권에 4000억원, NH농협캐피탈에 1000억원 등 총 1조원을 투입했다. 농협금융은 하반기부터 증자 효과가 본격화하면서 계열사의 사업 경쟁력과 그룹 수익성이 함께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NH투자증권은 농협금융을 대상으로 실시한 400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종합투자계좌(IMA)와 기업금융, 모험자본 투자를 확대할 재원을 확보했다. 올해 실적을 견인한 증권 부문에 성장 자본을 추가로 배치한 만큼 농협금융은 NH투자증권을 은행 실적의 완충 장치를 넘어 그룹의 핵심 성장축으로 육성하려는 모습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우리금융은 동양생명 완전자회사화를 통해 은행 중심의 수익구조를 보완하고 있으며, 농협금융은 대규모 증자로 이미 두드러진 NH투자증권의 성장세에 힘을 싣고 있다"면서 "다만 우리금융은 포괄적 주식교환에 따른 신주 발행 부담을 넘어 보험 계열사 편입을 실질적인 이익 확대와 시너지로 연결해야 하며, 농협금융은 증자로 늘어난 자본이 지속적인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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