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KB증권이 올해 자본확충을 위한 종합투자계좌(IMA)와 발행어음 등 신사업 진출을 앞두고 제동에 걸렸다. 금융당국으로부터 신용정보 누락 등 무더기 제재를 받으며 직격탄을 맞아서다. 특히 5년이나 내부통제에 호솔했다는 점이 도마 위에 오르면서, 강력히 추진 중인 신사업 라이선스 심사 문턱을 넘기가 어려워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지난 달 금융감독원(금감원)의 기관주의 제재와 2억156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받았다. 전·현직 임직원 13명의 감봉, 견책 등 신분 제재도 함께 조치됐다.
제재 배경은 KB증권이 금융사의 기초적인 의무인 신용정보 누락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KB증권은 지난 2021년부터 5년간 한국신용정보에 반드시 등록해야 하는 기업대출 243건, 채무보증·인수 181건 등 총 424건의 기업신용공여 정보와 14건의 기업 연체정보를 누락했다.
뿐만 아니라 2168건에 달하는 주식스왑 등 장외파생상품 거래를 진행하면서 책임자의 사전 승인을 받지 않았고, 외화증권 투자현황 보고를 18차례나 누락하는 등 자본시장법령 위반도 함께 적발됐다. 신용 관련 제재를 받은 것에 더해 법률 위반까지 겹친 결과다.
금감원 측은 "지난 5년 간 회사의 '내부통제와 준법감시 체계가 부실하게 운영되고 있었다"며 "회사의 내부통제 및 준법감시 운영 체계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KB증권 기관 제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KB증권은 2024년 1월 내부통제 기준 마련 의무 위반으로 기관 경고와 과태료 5000만원 처분을, 2025년 2월에는 채권형 랩·신탁 돌려막기와 관련 다시 경고 조치를 받았다. 2년 연속 당국으로부터 제재를 받은 와중에 수위가 가장 큰 기관주의까지 받은 상태다.
금융기관 검사와 제재 규정 등에 따르면 2년 내에 기관주의 이상 제재를 2회 이상 받을 경우 위법행위 반복으로 판단해 제재 수위 역시 가중될 수 있다. 임직원 개인의 일탈로 치부할 수 있으나, 5년이나 지속된 고질적인 내부통제 불감증과 시스템 부실이 당국의 집중 감시 타깃으로 이어진 만큼 자업자득이라는 견해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번 제재가 KB증권이 공들여온 발행어음 인가와 IMA 라이선스 확보 전략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자본시장법상 신규 사업 인가를 받기 위해서는 내부통제 체계 구축 여부가 금융사의 대주주 적격성, 기관 채무불이행 가능성 등과 함께 엄격히 평가받기 때문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발행어음이나 IMA는 초대형 투자은행(IB) 중에서도 소수 회사에만 허가되는 핵심 라이선스인 만큼 도덕성과 고도의 리스크 관리 능력이 필수 조건"이라며 "신용정보 관리와 파생상품 승인 누락처럼 뼈아픈 컴플라이언스 공백이 장기간 지속된 점은 향후 신사업 인가 심사에서 치명적인 감점 요인으로 작용할 여지가 높다"고 내다봤다.
KB증권도 신사업 진출을 위해 올해 모회사인 KB금융지주로부터 1조7000억원을 유상증자 받아 자기자본 요건인 8조원을 달성한 상태다. IMA 사업자가 되려면 2년 연속 8조원 이상의 자기자본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이르면 2028년 인가 신청이 유력하다. 영업이익은 올해 상반기에만 전년 동기 대비 138% 급증한 1조537억원을 기록하면서 일찌감치 '1조클럽'(연간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했다.
다만 외형 성장 속도를 리스크 관리 역량이 따라가지 못한다면 신사업 추진 동력도 꺾일 위기라는 관측도 나온다. 금융당국이 최근 금융권 전반에 책무구조도 도입을 압박하는 등 내부통제 잣대를 사상 최고 수준으로 끌러올린 시점에서 5년간 누적된 컴플라이언스(준법감시) 공백은 뼈아플 수 있다는 지적이다.
KB증권 관계자는 "이번 검사는 2021년부터 약 5년간의 업무 전반을 대상으로 실시된 정기검사"라며 "검사 결과와 감독당국의 지적사항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으며, 관련 업무 절차와 시스템에 대한 보완을 진행할 예정이다. 아울러 내부통제 체계와 점검 프로세스를 재정비하고, 임직원 교육을 강화하는 등 재발 방지 방안을 마련해 순차적으로 이행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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