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2Q 적자는 예고된 수순…관건은 '9~10% 성장' 약속
  • 유연석 기자
  • 입력: 2026.08.04 11:09 / 수정: 2026.08.04 11:09
개보위 과징금 6200억…1Q 이어 적자 유력
1Q 매출성장률 8%…2Q 성장세가 회복 가늠자
'탈팡' 진정세…카드결제·이용자 반등
쿠팡의 모회사 쿠팡Inc는 미국 현지시각으로 4일 뉴욕증시 마감 직후 2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한국시으로는 5일 새벽이다. 지난 6월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6000억원대 과징금을 부과하면서 적자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과징금 규모는 지난해 쿠팡의 연간 영업이익과 맞먹는다. /쿠팡
쿠팡의 모회사 쿠팡Inc는 미국 현지시각으로 4일 뉴욕증시 마감 직후 2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한국시으로는 5일 새벽이다. 지난 6월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6000억원대 과징금을 부과하면서 적자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과징금 규모는 지난해 쿠팡의 연간 영업이익과 맞먹는다. /쿠팡

[더팩트ㅣ유연석 기자] 쿠팡의 올해 2분기 성적표 공개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6000억원대 과징금이 반영되면서 적자는 피하기 어려워졌다. 다만 손실 규모는 이미 예견된 만큼, 시장의 관심은 다른 데로 옮겨가 있다.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꺾였던 쿠팡의 성장세가 얼마나 되살아났는지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쿠팡 모회사 쿠팡Inc는 미국 현지시각으로 이날 뉴욕증시 마감 직후 2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한국시각으로는 5일 새벽이다.

적자 자체는 놀랄 일이 아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지난 6월 개인정보 유출을 이유로 쿠팡에 과징금 6246억8100만원과 과태료 1680만원을 부과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시행 이후 최대 규모로, 지난해 쿠팡Inc의 연간 영업이익(약 6790억원)과 맞먹는다.

쿠팡은 행정소송으로 맞서겠다는 입장이지만, 과징금은 소송 결과와 무관하게 회계상 비용으로 먼저 잡힌다. 앞서 2024년 2분기에도 공정거래위원회 과징금 추정치 1630억원을 미리 반영했다가 8개 분기 만에 적자 전환했다. 이번 과징금은 그때의 네 배에 가깝다.

문제는 1분기부터 이어진 후폭풍이다. 쿠팡은 1분기에 이미 3545억원(2억4200만달러)의 영업손실을 냈다. 2021년 4분기 이후 가장 큰 분기 손실이다. 수익성 지표는 더 빠르게 무너졌다. 상각 전 영업이익 성격의 조정 EBITDA는 2900만달러에 그쳐, 마진이 1년 전 4.8%에서 0.3%로 주저앉았다.

매출총이익률도 27.0%로 2.3%포인트 낮아졌다. 주된 원인은 보상용 쿠폰이었다. 쿠팡은 유출 피해 보상으로 1조6850억원어치 쿠폰을 뿌렸는데, 고객이 이를 쓰면 그만큼 매출이 깎이는 구조다. 쿠폰 사용이 4월 중순까지 이어졌던 만큼 여파는 2분기 매출로도 번진다.

여기에 과징금까지 겹치면서 2분기 적자가 1조원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증권가는 2분기 매출이 13조원 안팎으로 늘겠지만, 주당순이익(EPS)은 적자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

관전 포인트는 손실의 크기가 아니라 성장의 속도다. 쿠팡의 1분기 전체 매출은 12조4597억원으로 전년보다 8% 늘었다. 뉴욕증시 상장 이후 처음으로 분기 성장률이 한 자릿수로 내려앉았다. 성장 둔화가 그만큼 뚜렷했다.

쿠팡은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2분기 매출이 '고정환율 기준 9~10%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1분기(8%)를 웃도는 목표로, 유출 충격에서 벗어나 성장 궤도로 복귀하겠다는 자신감이 담겼다. 실제 성장률이 이 눈높이에 닿느냐가 쿠팡의 회복을 가늠하는 잣대가 될 전망이다.

쿠팡은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2분기 매출이 고정환율 기준 9~10%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성장률이 이 눈높이에 닿느냐가 쿠팡의 회복을 가늠하는 잣대가 될 전망이다. /더팩트DB
쿠팡은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2분기 매출이 '고정환율 기준 9~10%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성장률이 이 눈높이에 닿느냐가 쿠팡의 회복을 가늠하는 잣대가 될 전망이다. /더팩트DB

아직 갈 길은 멀다. 핵심 사업인 프로덕트 커머스 매출은 1분기 4%(고정환율 5%) 늘어나는 데 그쳤고, 이 부문 활성 고객도 2390만명으로 2% 증가에 머물렀다. 사고 이전의 두 자릿수 성장세와 비교하면 사실상 제자리다. 수익성 회복은 더 더디다. 쿠팡은 2분기 조정 EBITDA 마진이 전년 동기(5.0%)보다 3~4%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회복 신호가 아예 없는 건 아니다. 지난해 11월 유출 사태 직후엔 이용자가 쿠팡을 등지는 이른바 '탈팡'이 번졌지만, 최근 지표는 방향을 틀었다. 빅데이터 기업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 기준 6월 신용·체크카드 추정 결제액은 4조8337억원으로, 유출 직후인 11월보다 3601억원 늘었다.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도 3509만명대를 회복했다. 적어도 이탈은 멈춘 셈이다.

쿠팡이 1분기에 3억9100만달러어치 자사주를 사들이고 이사회가 10억달러 규모 추가 매입을 승인한 것도, 지금의 손실을 일시적으로 본다는 신호로 읽힌다. 다만 주가는 과징금 발표 후 낙폭을 일부 만회하고도 여전히 52주 최고가(34.08달러)의 절반 수준에 머물러 있다.

악재는 하반기로도 이어진다. 지난달 18일 인천 서해구 석남동 32물류센터에서 불이 나 109시간여 만에 잡혔다. 발화 지점인 6층 냉동창고는 축구장 4개 크기여서 재고·설비 피해가 작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복구비와 재고 폐기 손실, 대체 물류비는 하반기 실적에 순차 반영될 전망이다. 쿠팡은 2021년 덕평 물류센터 화재 때 이듬해 보험금으로 손실을 일부 만회했지만, 이번엔 보험금 지급 시기와 규모가 불투명해 부담을 가늠하기 이르다.

결국 시장에서 바라보는 이번 실적의 핵심은 하나다. 쿠팡이 불어난 비용 속에서도 성장세를 지키며 스스로 내건 약속을 지킬 수 있느냐다. 업계 관계자는 "적자는 예고된 결과인 만큼, 유출 사태로 둔화된 성장 엔진이 얼마나 회복됐는지가 관건"이라며 "그 속도가 하반기 반등 여부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ccbb@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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