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창사 첫 파업 가능성…제조업 전반 긴장 고조

[더팩트ㅣ송다영 기자] 철강·조선업계를 중심으로 올해 하반기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교섭이 장기화하면서 여름 휴가철 이후 '하투(夏鬪)'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수퍼사이클을 맞은 조선업은 실적 개선에 따른 성과급 배분을 둘러싼 갈등이 장기화되고 있다. 반면 철강업은 업황 부진 속 임금 협상과 원·하청 교섭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며 노사 간 입장 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모습이다.
최근 반도체 업계에서 시작된 '영업이익의 N% 성과급 지급' 요구가 제조업 전반으로 확산되고,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원청의 하청 노동자 사용자성을 둘러싼 논란까지 더해지면서 기업들의 교섭 부담도 커지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노조는 지난달 27일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한 상태다. 조정 절차는 오는 6일까지 진행된다. 조정이 중지될 경우 노조는 합법적인 파업권을 확보하게 되는데, 실제 파업으로 이어질 경우 1968년 창사 이후 첫 파업을 맞이하게 된다.
앞서 포스코 노조는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92.2%의 찬성률로 쟁의행위를 가결했다. 노조는 기본급 7.1% 인상과 격려금 600%, 우리사주 50주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회사 측은 기본급 1.2% 인상과 격려금 지급안을 제시한 상태다.
철강업계는 업황 부진 속에서도 노사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산 저가 철강재 유입과 건설 경기 침체로 수익성이 악화된 상황에서 임금 인상 폭을 둘러싼 노사의 시각 차는 좁혀지지 않고 있다.
조선업계 역시 임단협 장기화 국면에 들어섰다. 상선 수주 쇄도 등 초호황에 따른 실적 개선이 이어지면서 노조는 성과 공유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회사는 업황 변동성이 큰 산업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HD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 6월 상견례 이후 14차례 교섭을 진행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과 영업이익의 30%를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는 방안 등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달 말 울산과 군산 사업장에서 잇따라 발생한 사망 사고까지 발생하며 협상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여름 휴가 이후인 오는 14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할 이다. 노조는 성과급 요구와 함께 중대재해 재발 방지를 위한 안전 대책 마련도 요구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 측은 2주 휴가기간 동안 설비와 작업 환경을 살피며 안전 점검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한화오션 역시 교섭에 난항을 겪고 있다. 노조는 성과급 기준 개선과 기본급 정액 인상, 정년 연장 등을 요구하고 있으며 하청 노조 문제도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특히 최근 중앙노동위원회가 급식·청소 협력업체인 웰리브 노동자들에 대해 한화오션의 사용자성을 인정하면서 원청과 하청 간 교섭 범위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와 웰리브 노조는 원청과의 교섭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이달 중 파업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화오션은 오는 7일까지 여름휴가가 끝난 이후 다시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하투가 과거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조선업 호황에 따른 성과 배분 요구와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원·하청 교섭 구조 변화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2분기 1조645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냈다. 한화오션도 같은 기간 7361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노조는 실적에 상응하는 보상을 요구하는 반면, 회사는 호황기 기준의 성과 체계가 고착화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노동계는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5개월이 지났음에도 원청의 교섭 거부가 이어지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관계자는 "개정 노조법에 따라 한화오션·포스코·현대중공업 등 25개 원청 기업에 2026년 단체교섭을 요구했음에도 단 한 곳도 교섭장에 나오지 않았다"라며 "원청 사용자는 법에 따라 그 의무를 하면 된다. 원청 교섭을 이제는 열어야 한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임금 협상 결렬로 노사 갈등이 파업으로 이어질 경우 생산 차질이 벌어질 수 있다"라며 "여름 휴가가 끝난 이후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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