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호 대표, 영업 재개 후 반등 시나리오 '주목'

[더팩트ㅣ김정산 기자] "롯데마트를 자주 이용하시는 고객님들이 많이 가입하는 상품인데, 지금은 전환 발급만 가능하고 신규 가입은 어렵습니다. 다음 달 15일 이후에 오시면 가입을 도와드리겠습니다."
지난 2일 서울 강서구 롯데몰 김포공항점에서 만난 롯데카드 고객센터 직원 A씨의 설명이다. 평소라면 쇼핑을 마친 고객들이 신규 카드 발급이나 각종 상담을 위해 찾았을 창구였지만 이날은 한산했다. 지난달 31일 금융위원회가 롯데카드에 1.5개월간 일부 업무정지 처분을 내리면서 신규 회원 모집과 카드 발급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주말을 맞은 롯데몰은 여느 때처럼 붐볐다. 연면적 31만3611㎡, 지하 5층~지상 9층 규모의 롯데몰 김포공항점에는 롯데마트와 롯데백화점, 롯데시네마 등을 찾은 가족 단위 방문객과 쇼핑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그러나 롯데카드 고객센터 앞에서는 분위기가 달랐다. 입구에는 '금융당국의 영업 일부정지 조치에 따라 신규 발급이 한시적으로 제한됩니다'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고객센터 키오스크에 표시된 대기 인원은 '0명'. 평소 신규 가입과 재발급, 카드 이용 관련 상담을 위해 고객들이 줄을 서던 공간이었지만 이날은 기다리는 고객조차 찾아보기 어려웠다.
잎서 금융위는 지난해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일으킨 롯데카드에 일부 업무정지와 과징금 50억원을 부과했다. 금융감독원 조사에서 온라인 결제 시스템 운영 과정에서 보안 패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주민등록번호·비밀번호 암호화와 백신 프로그램 설치 등 정보보호 조치도 미흡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업무정지의 핵심은 신규 회원 모집과 카드 발급 제한이다. 기존 고객은 카드 이용은 물론 교체 발급과 카드론·현금서비스 신청 등 대부분의 금융서비스를 정상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영업은 다음 달 16일부터 전면 재개된다. 영업일 기준 총 31일간 신규 영업이 멈추는 셈이다.
영업정지의 여파는 온라인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롯데카드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신규 발급 제한 안내가 전면에 노출됐고, 포털에서 신용카드를 검색해도 추천 상품에서 롯데카드는 빠져 있었다. 신용카드 비교 플랫폼인 카드고릴라에서도 롯데카드 상품의 신청 버튼은 사라지고 상품 정보만 남아 있었다.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신규 고객을 만날 수 있는 통로가 사실상 모두 닫힌 셈이다.
특히 현장에서는 우회 영업의 흔적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과거 카드업계 대면 모집 과정에서 이른바 '꺾기' 등 편법 영업이 문제로 떠오르면서 금융당국이 모집 질서와 내부통제를 꾸준히 강화해 온 영역이다. 하지만 이날 롯데카드 현장에서는 신규 가입을 유도하거나 고객 정보를 확보하려는 움직임조차 보이지 않았다. 영업정지 조치가 실제 영업 현장에서 그대로 작동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금융위원회는 2021년 카드모집 질서 개선 방안을 발표하고 모집인의 불법·부당 영업행위를 집중 점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금융감독원도 매년 카드사 현장검사를 통해 대면 모집 과정의 내부통제와 소비자 보호 실태를 들여다보고 있다.
이날 고객센터 앞에서 만난 심영자(여·가명)씨는 롯데카드를 계속 이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심씨는 "인근에 거주해 평소 롯데카드를 자주 사용한다"며 "개인정보가 유출됐다는 소식은 들었지만 개인적으로 큰 문제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한 번 크게 사고가 난 만큼 반성하고 앞으로는 더 신경 쓰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들어 당장 카드를 해지할 계획은 없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롯데카드의 신규회원 모집에 제동이 걸린 가운데 반등 시나리오를 향해 이목이 쏠린다. 이제 관심은 영업정지가 끝난 뒤 얼마나 빠르게 고객을 되찾고 성장 동력을 회복하느냐로 옮겨간다.
이 기간 롯데카드가 풀어야 할 첫 번째 과제는 기존 고객의 이탈을 막는 일이다. 개인정보 유출 사고로 소비자 불신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신규 고객을 확보할 수 없는 만큼 기존 고객의 이용을 유지하고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카드는 일단 고객의 지갑에 들어가면 쉽게 빠지지 않는 상품이다. 카드별 혜택과 결제 패턴에 익숙해진 고객에게는 이른바 '록인 효과'가 작동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한 번 이탈한 고객을 다시 확보하려면 상당한 시간과 마케팅 비용이 필요하다.
롯데카드가 기존의 플랫폼 중심 전략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디지로카'를 중심으로 여행·쇼핑 등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강화해 고객 접점을 넓히고, 신규 회원 모집이 막힌 기간에는 기존 고객의 이용 빈도와 플랫폼 체류 시간을 높이는 데 역량을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
영업 재개 이후에는 지난 2월 취임한 정상호 롯데카드 대표의 경영 역량도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른다. 그동안 제재 결과를 기다리며 공격적인 영업과 대규모 마케팅에 제약이 있었던 만큼, 영업 정상화 이후에는 이탈 고객을 얼마나 붙잡고 신규 회원을 얼마나 빠르게 회복하느냐가 주요 과제가 될 전망이다.
정 대표는 카드업계에서 30년 이상 경험을 쌓은 마케팅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롯데카드는 개인정보 유출 사고 이후 가전·렌탈 등 생활 영역의 혜택을 확대하고, 앞서 '로카(LOCA)' 시리즈를 흥행시키며 상품 경쟁력을 보여준 만큼 정 대표의 마케팅 역량과 기존 사업 기반의 시너지가 반등의 열쇠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신규 모집 제한에 따른 미래 매출 일부 감소가 예상된다"라면서도 "기존 고객들에게 다양한 혜택 제공 방안을 지속적으로 검토·운영하여 고객관리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kimsam11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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