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정부, 부동산 종합대책 예고했지만…시장 "집값 더 오른다"
  • 이중삼 기자
  • 입력: 2026.08.03 09:20 / 수정: 2026.08.03 09:20
56% '하반기 집값 상승'…전·월세 불안도 가속화
서울 상반기 월세 거래 비중 70% 육박
공급 해결 안 되면 집값 안정 어렵다
이재명 정부가 서울·수도권 집값 안정을 위해 이달 세제 개편안을 포함한 부동산 종합 대책을 발표하겠다고 예고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랭하다. 사진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3일 서울 여의도 KBS 별관에서 열린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고심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뉴시스
이재명 정부가 서울·수도권 집값 안정을 위해 이달 세제 개편안을 포함한 부동산 종합 대책을 발표하겠다고 예고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랭하다. 사진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3일 서울 여의도 KBS 별관에서 열린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고심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뉴시스

[더팩트|이중삼 기자] 이재명 정부가 서울·수도권 집값 안정을 위해 이달 세제 개편안을 포함한 부동산 종합 대책을 발표하겠다고 예고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랭하다. 집값 상승 기대감은 커지는 반면 정책 신뢰도는 떨어지고 있어서다. 공급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상승 흐름은 이어진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부동산 민심은 정부를 향해 등을 돌리고 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달 27~29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잘못하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56%로 집계됐다. '잘하고 있다(33%)'는 응답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특히 인천·경기 61%·서울 60% 등 수도권 부정 평가가 높았다. 연령별로는 20대(72%)와 30대(61%) 청년층에서 부정적인 인식이 두드러졌다.

◆ 하반기 집값 더 오른다…청년층 기대심리 최고치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와 부동산 시장 안정 대책에도 서울 핵심 지역 초고가 아파트 시장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2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대표 고가 주택 밀집지역인 강남·서초·여의도 일대 주요 대장주 단지에서 신고가 경신이 잇따르고 있다. /뉴시스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와 부동산 시장 안정 대책에도 서울 핵심 지역 초고가 아파트 시장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2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대표 고가 주택 밀집지역인 강남·서초·여의도 일대 주요 대장주 단지에서 신고가 경신이 잇따르고 있다. /뉴시스

정책에 대한 기대감보다는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부동산R114가 실시한 '2026년 하반기 주택시장 전망' 조사에서 응답자의 56%는 하반기 집값 상승을 예상했다. 이는 상반기 조사보다 4%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서울 핵심지의 강세가 중저가 지역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도심 공급 부족 우려가 맞물린 결과다.

실제로 최근 서울에서는 핵심지뿐만 아니라 중저가 지역에서도 과거 전고점을 넘어서는 거래 사례가 늘고 있다. 집값 상승을 전망한 응답자들은 서울 핵심 지역 아파트 가격 강세와 주요 도심의 공급 부족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매매시장 불안은 임대차 시장으로도 전이되고 있다. 전세가격 상승 전망은 상반기 57.75%에서 하반기 61.86%로, 월세가격 상승 전망도 60.91%에서 65.04%로 각각 높아졌다. 이는 매수심리 위축으로 전세 수요가 늘어나는 가운데 전세의 월세 전환이 이어지면서 임대차 시장 전반의 가격 상승 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보는 인식이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국토교통부 '6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상반기 서울 월세 거래량 비중은 69.8%로 전년 동기(63.7%) 대비 6.1%포인트 올랐다.

이 같은 기대감은 2030세대의 매수 욕구를 자극하고 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에 따르면 지난달 40세 미만의 주택가격전망 소비자동향지수(CSI)는 131을 기록하며 2021년 9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주택가격전망 CSI는 100을 넘으면 앞으로 1년간 집값이 오를 것으로 예상하는 사람이 더 많다는 의미다. 40세 미만의 7월 지수는 전체 평균(127)은 물론 40대(123)·50대(121)·60대(128)보다 높았고 70세 이상(134)에만 미치지 못했다.

한국은행은 서울·수도권을 중심으로 아파트 매매가격과 전셋값이 오르면서 집값 상승 기대도 함께 커졌다고 분석했다. 수도권 집값과 전셋값이 동시에 뛰자 "지금 아니면 못 산다"는 청년층의 불안감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 세제 개편만으론 한계…공급 해소가 관건

업계에 따르면 이재명 정부는 조만간 실거주 1주택자의 세 부담은 낮추고 다주택자와 초고가 주택의 부담은 높이는 내용의 부동산 세제 개편안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뉴시스
업계에 따르면 이재명 정부는 조만간 실거주 1주택자의 세 부담은 낮추고 다주택자와 초고가 주택의 부담은 높이는 내용의 부동산 세제 개편안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뉴시스

전문가들은 정부가 준비 중인 세제 개편안만으로는 이 같은 시장의 불안 심리를 꺾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정부는 조만간 실거주 1주택자의 세 부담은 낮추고 다주택자와 초고가 주택의 부담은 높이는 내용의 부동산 세제 개편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다만 공급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한계가 명확하다는 지적이다.

김지연 부동산R114 책임연구원은 "대외 경제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국내 경기 회복 속도에 대한 기대가 공존하고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가 시장의 주요 이슈로 부상하면서 자금 조달 여건과 매수심리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특히 "정부가 공공택지 개발 등 주택 공급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실제 공급이 시장에 반영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한 만큼 정책 효과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며 "전·월세시장 불안과 물가 상승이 이어질 경우 실수요자의 주거비 부담과 소비 여력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주요 변수로 인식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 역시 "세제 개편이 시장에 다소 신호를 줄 수는 있겠지만, 결국 시장은 세금보다 공급 물량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실질적인 공급 물량이 눈에 보이지 않는 한 서울과 수도권의 상승 흐름을 꺾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j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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