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김정산 기자] 롯데카드가 개인정보 유출 사태의 후폭풍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개인과 법인카드 시장 모두에서 점유율이 하락한 데 이어 핵심 고객까지 이탈하면서 영업 기반이 흔들리는 모습이다. 금융당국의 제재 결과도 임박하면서 하반기 영업 전략에도 먹구름이 드리웠다.
29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세·지방세를 제외한 롯데카드의 개인 신용카드 승인잔액은 34조401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51%(8410억원) 증가했다. 승인 규모는 늘었지만 업계 평균 증가율이 6.12%임을 고려하면 실질적으로 실적이 후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개인카드 시장점유율도 지난해 상반기보다 0.35%포인트 하락한 9.88%를 기록하며 경쟁사 대비 존재감이 약해졌다.
법인카드 시장에서는 부진이 더욱 두드러졌다. 상반기 국내 승인잔액은 10조595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17% 감소했다. 시장점유율도 같은 기간 2.36%포인트 하락한 14.25%를 기록했다. 법인회원 서비스를 강화하며 공을 들였지만 시장 경쟁력 확대에는 실패했다는 평가다.
해외 결제 시장에서도 성장세는 경쟁사에 미치지 못했다. 상반기 신용카드 해외 승인잔액은 9369억원으로 8.18% 증가했지만, 전업 카드사 8곳(신한·삼성·KB국민·현대·하나·우리·롯데·비씨카드)의 평균 증가율(13.95%)을 크게 밑돌았다. 해외 승인 시장점유율 역시 지난해 상반기 9.26%에서 올해 8.79%로 0.47%포인트 하락했다.
회원 기반도 약화되는 모습이다. 상반기 말 전체 회원 수는 962만1000명으로 전년보다 0.04% 증가하는 데 그쳤다. 업계 평균 증가율(2.60%)과 비교하면 크게 뒤처진 수치다. 특히 실제 카드를 사용하는 '사용가능회원'은 855만7000명으로 1년 새 15만7000명 감소했다.
업계는 이 같은 부진의 배경으로 지난해 8월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꼽는다. 개인정보 보호는 카드사의 신뢰와 직결되는 사안인 만큼 기존 고객 이탈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특히 사용가능회원 감소는 단순한 회원 수 감소가 아니라 충성고객 이탈을 의미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회원 확보를 위해 투입한 마케팅 비용도 상당 부분 회수하기 어려워졌다는 지적이다.
롯데카드는 그동안 디지털 경쟁력 강화에 적잖은 투자를 이어왔다. 약 10년 전부터 레드햇과 협업해 플랫폼을 고도화했고, 2018년 웹 시스템의 클라우드 전환에 이어 최근에는 고객심사·신용·회계·청구 등 핵심 계정계 시스템까지 클라우드 기반으로 전환했다. 자체 플랫폼인 '디지로카'를 중심으로 법인회원 서비스를 통합하고 여행 예약 기능도 확대하는 등 서비스 경쟁력 강화에도 힘써왔다.
다만 이 같은 투자에도 시장점유율 하락을 막지는 못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롯데카드는 중하위권 카드사지만 서비스 경쟁력이 경쟁사보다 크게 뒤처진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다만 현재 카드업은 혁신 서비스 하나만으로 시장 판도를 뒤집기 어려운 구조인 데다 개인정보 유출 여파가 영업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제는 하반기다. 아직 금융당국의 제재 수위가 확정되지 않으면서 영업 전략을 본격적으로 수립하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제재 결과에 따라 신규 회원 모집은 물론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등 일부 영업에도 제약이 생길 가능성을 거론한다. 2014년 카드 3사의 개인정보 유출 당시 신규 영업정지 조치가 내려졌던 만큼, 이번에도 시장점유율 회복이 상당 기간 지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롯데카드에 대한 제재심의 결과는 이달 중 마무리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4.5개월 영업정지와 과징금 부과가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는 2014년 개인정보 유출 사태 당시 내려졌던 약 3개월 신규 영업정지보다 높아진 수위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제재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만큼 하반기 전략을 선제적으로 수립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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