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국내 4대 금융그룹이 올해 상반기 실적을 모두 발표한 가운데 '리딩금융' 자리는 KB금융그룹이 '리딩뱅크'는 신한은행이 각각 차지했다. 은행의 안정적인 이자이익에 증권과 자산관리(WM), 투자은행(IB) 등 비이자 부문의 성장이 더해지면서 4대 금융그룹의 합산 순이익은 전년보다 10% 가까이 늘었다.
24일 각 금융그룹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그룹의 당기순이익 합계는 11조3392억원으로, 전년 동기 10조3254억원보다 1조138억원(9.8%) 증가했다. KB금융이 3조8846억원으로 가장 많은 순이익을 거뒀고, 신한금융 3조4427억원, 하나금융 2조4029억원, 우리금융 1조6090억원 순으로 뒤를 이었다.
상반기 '리딩금융' 타이틀은 KB금융이 차지했다. KB금융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3.1% 증가한 3조8846억원으로 집계됐다. 안정적인 이자이익 기반을 유지한 가운데 순수수료이익이 2조9612억원으로 전년보다 50.6% 늘며 실적을 끌어올렸다. 증권을 비롯한 비은행 계열사의 그룹 이익 기여도는 44%까지 확대됐다.
특히 KB증권의 상반기 순이익은 796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35.0% 급증했다. 자본시장 호조 속에서 자산관리와 세일즈앤드트레이딩(S&T) 등 주요 부문의 수익이 확대된 영향이다. 반면 KB손해보험은 자동차보험과 장기보험 손해율 상승의 영향으로 순이익이 14.2% 감소한 4788억원을 기록했다.
신한금융은 상반기 당기순이익 3조442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3% 증가했다.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이 함께 성장한 가운데 증권을 중심으로 자본시장 부문의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 상반기 비이자이익은 2조6381억원으로 전년보다 19.7% 늘었고, 전체 이익에서 비이자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30.0%를 기록했다.
비은행 부문 손익은 1조3277억원으로 전년보다 38.3% 증가했다. 신한투자증권의 상반기 순이익은 5777억원으로 123.1% 늘었고, 자산운용을 포함한 자본시장 부문 손익은 652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6.5% 성장했다. 신한금융의 상반기 이자이익도 6조1585억원으로 7.7% 증가했다.
하나금융은 상반기 연결당기순이익 2조4029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보다 4.4% 증가했다. 보험계리 가정 변경에 따른 보험손익 감소와 기업회생 관련 충당금, 환율 상승에 따른 외화환산손실 등 일회성 비용이 발생했지만 수수료이익 증가가 이를 상쇄했다.
하나금융의 상반기 수수료이익은 1조4874억원으로 전년보다 37.7% 증가했다. 신탁과 증권중개, 투자일임·운용, 인수주선 및 자문 수수료가 고르게 늘었다. 이자이익과 수수료이익을 합친 핵심이익은 6조295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0% 증가했다. 하나증권도 상반기 순이익 2731억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155.7% 늘었다.
우리금융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조60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했다. 1분기 6043억원에 그쳤던 분기 순이익이 2분기 1조46억원으로 회복되며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상반기 순영업수익은 5조7227억원으로 전년보다 6.0% 증가했고,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 모두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우리금융의 상반기 비이자이익은 1조6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0% 증가했다. 동양생명 편입 효과와 카드·캐피탈·증권 등 비은행 계열사의 성장에 힘입어 비은행 이익 기여도는 지난해 상반기 6.9%에서 올해 22.3%로 확대됐다. 우리투자증권의 순이익은 247억원으로 전년보다 44% 증가했다.
은행별 실적에서는 신한은행이 선두를 지켰다. 신한은행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2조45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5% 증가했다. 이어 KB국민은행이 2조2254억원, 하나은행이 2조1211억원으로 각각 1.7% 증가했다. 우리은행은 1조37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9% 감소하며 4대 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역성장했다.
그룹 기준으로는 비은행 계열사의 경쟁력이 순위를 갈랐다. 은행 순이익에서는 신한은행이 KB국민은행을 2331억원 앞섰지만, 그룹 전체 순이익은 KB금융이 신한금융보다 4419억원 많았다. KB증권을 비롯한 비은행 계열사의 이익 기여도가 확대되면서 KB금융이 리딩금융 자리를 유지한 것이다.
하반기에도 금융그룹들은 이자이익보다 비이자이익과 자본 효율성 강화에 무게를 둘 전망이다. KB금융은 올해 총주주환원 규모를 3조7000억원 수준으로 예상했고, 신한금융은 2조8000억원 이상의 주주환원 계획을 제시했다. 하나금융은 자기자본이익률(ROE) 목표를 12%로 상향하고 주주환원율 50% 이상을 제시했으며, 우리금융은 연간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를 3500억원으로 확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