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팩트ㅣ이준영 기자] 윤재승 대웅제약 최고비전책임자(CVO)가 지배하는 이지메디컴이 국공립병원인 서울대병원 입찰대행을 하는 것에 대해 불공정 논란이 일고 있다. 의약품 유통기업들은 서울대병원 입찰 품목에 대웅제약 의약품도 납품되는 상황에서 윤 대웅제약 CVO가 지배중인 이지메디컴의 입찰대행은 부적절하다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반면 서울대병원과 대웅제약 측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24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국의약품유통협회는 지난달 4일 서울대병원에 이지메디컴과 입찰 위탁구매계약 해지를 요구했다. 의약품유통협회는 의약품 입찰구매를 대행하는 이지메디컴이 사실상 윤 대웅제약 CVO가 지배하는 회사라며 입찰구매 대행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이다. 협회는 서울대병원에 이지메디컴과 계약 해지 요구 이유로 "대웅제약과 대웅바이오 의약품들이 서울대병원 입찰품목에 포함된다"며 "대웅제약 특수관계사로 볼수 있는 이지메디컴의 입찰대행은 정보 유출 우려 등 불공정하다고 판단한다"고 언급했다.
협회는 분당서울대병원 등 다른 국공립병원들은 이지메디컴과 계약을 해지한 상황에서 우리나라 대표 국공립병원인 서울대병원 본원이 이지메디컴과 입찰계약을 진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이다. 분당서울대병원은 2016년, 제주대병원은 2014년 이지메디컴과 계약을 해지했다. 서울대병원 본원은 이지메디컴과 20여년 입찰구매 대행 계약을 하고 있다.
협회는 이지메디컴이 의약품 도매업체에 부과하는 입찰수수료도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입찰수수료는 0.81%로, 올 한해 의약품 도매 업체들이 부담하는 수수료가 27억원에 달한다며 서울대병원 입찰에 참여하는 도매업체 순이익율이 최대 0.5%인 상황에서 수수료 수준이 과도하다는 주장이다.
의약품유통협회는 "다수 국공립병원들이 자체 조달시스템을 구축하거나 수수료가 낮은 조달청 나라장터를 이용해 수수료를 줄이고 있다"며 "서울대병원은 이지메디컴과 입찰 구매계약을 해지하고 자체 입찰을 진행하거나 조달청 나라장터를 이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운영하는 공공기관 조달 시스템인 나라장터 이용 시 조달수수료는 조달 규모 100억원 초과 시 0.38%로 이지메디컴이 부과하는 수수료 0.81% 절반 이하다.
앞서 2012년 당시 기획재정부는 서울대병원이 구매계약 사무를 민간업체에 위탁하는 것과 관련해 시스템 구출과 구매전문성 확보에 필요한 기간을 감안해 3년만 한시적으로 허용한다고 검토 의견을 밝혔다.

이종훈 서울대 의과대학 과학과 연구센터 연구원은 "이지메디컴에 도매업체가 지급하는 수수료가 조달청에 비해 과도하고, 서울대병원 입찰에 대웅제약 품목도 들어가 있다면 윤재승 대웅제약 최고비전책임자가 지배하는 이지메디컴이 입찰 대행을 하는 것은 불공정하다"며 "서울대병원 약사위원회가 의약품을 최정 선정하지만 입찰 정보를 이지메디컴이 다 알고 있어 공정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국공립대병원 물류·구매·조달 인센티브를 관리할 새로운 구매조달 운영조직을 보건복지부나 건강보험공단에 신설해야 한다"며 "조달청의 지정 구매조달 장치 역할을 하는 구매조달물류 회사를 세워 시장 도매상들과 공정하게 협력하고 적정 구매에 대한 병원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에 서울대병원은 이지메디컴과 입찰구매대행 계약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서울대병원 측은 "조달청에서 경쟁입찰을 했지만 유찰돼 이지메디컴과 수의계약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위탁구매 계약특례에 대한 정부 연장 승인도 완료했다고 의약품유통협회에 전했다"고 말했다.
이지메디컴 관계자는 "서울대병원 약사위원회에서 입찰 품목을 선정하고 이지메디컴은 선정에 관여하지 않아 불공정 문제가 없다"며 "물가와 운영비 상승에도 불구하고 창립 이후 입찰료 인상을 하지 않았다. 의약품유통협회에 상생 방안을 찾아볼 용의가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언급했다. 대웅제약 측도 이지메디컴이 입찰구매대행을 진행하면서 대웅제약에 정보 유출 우려가 있어 불공정하다는 것은 가정에 의한 문제제기라며 불공정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 3월말 이지메디컴이 대웅제약 온라인 쇼핑몰 더편한샵을 흡수합병하면서 윤재승 CVO 측의 이지메디컴 지분율이 53%대로 늘었다. 합병 당시 이지메디컴이 신주 723만3687주를 더편한샵의 100% 주주인 하나누리(엠서클 전신)에 교부하면서, 하나누리는 이지메디컴 지분율이 23.87%로 늘어 최대주주가 됐다. 하나누리는 윤 CVO의 가족회사인 인성TSS가 지분 65%를 보유한 곳이다. 의약품유통협회에 따르면 윤 CVO는 인성TSS 지분 60%를, 나머지 지분 40%는 아들 윤석민이 보유하고 있다. 인성TSS는 이지메디컴 지분 11.6%도 별도로 가지고 있어 하나누리와 인성TSS의 이지메디컴 지분은 35.47%로 늘었다. 여기에 윤 CVO의 이지메디컴 직접 보유분 18.11%까지 더하면 윤 CVO 측 지배력은 53.58%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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